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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양=박대웅 기자] 현대모비스가 파죽의 10연승을 내달렸다.

현대모비스는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80-66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11일 DB전부터 시작된 승리 행진을 10경기까지 늘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시즌 18승3패를 기록하며 2위 전자랜드와의 승차 역시 4.5경기로 벌렸다.

반면 오리온은 3연승 도전이 무산된 채 8승14패가 돼 중위권 도약의 길이 조금 더 험난해졌다.

이날 섀넌 쇼터는 21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현대모비스 승리의 중심에 섰다. 또한 라건아가 18점 15리바운드 3블록으로 골밑을 지배했고, 이종현 역시 13점 5리바운드 2스틸로 제 몫을 다했다.

오리온은 대릴 먼로가 23점 14리바운드 4스틸 3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활약이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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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감독 출사표

오리온 추일승 감독 : 모비스를 잡겠다는 생각보다 지난 경기에서 풀리지 않았던 부분을 우리 색으로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 상대에 대한 특화된 디펜스보단 내실을 다지는 쪽이 필요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심리적으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최근 상승세도 대릴 먼로가 들어온 뒤 포지션별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본인들의 역할을 분담하면서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 이대성은 종아리 쪽이 올라와서 출전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느낌보다는 (양)동근이, (박)경상이 등 다른 선수들의 출전시간이 늘어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다른 팀들과 승차가 많이 벌어져 있지만) 중위권 팀들과 3쿼터까지 시소 게임을 하는 등 시원하게 이기지 못하고 있다. 연패 한 번이면 금방 따라잡히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

▶전반전(1·2쿼터) : ‘막하막하’ 1쿼터, ‘극과 극’ 2쿼터

1쿼터 양 팀 모두 경기력이 매끄럽지 못했다. 오리온은 총 16번의 2점슛 시도 중 단 4차례만 림을 통과할 만큼 선수들의 야투 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적극적인 공격 리바운드 가담으로 아쉬움을 만회했지만 1쿼터 종료 2초를 남기고 시거스의 득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겨우 채웠다.

현대모비스 역시 경기 시작 약 2분40초 만에 8-0까지 격차를 벌렸지만 이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지 못했다. 특히 초반 10분 동안 무려 7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결국 추격의 빌미를 허용,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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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로 현대모비스가 1쿼터를 앞선 가운데 2쿼터 시작과 함께 오리온이 최진수의 3점슛으로 1점 차까지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도 주도권을 넘겨주진 않았다. 라건아의 연속 득점에 이어 이종현까지 공격을 순조롭게 풀어가면서 다시 한 번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종현은 2쿼터에만 8점을 기록하며 오리온의 골밑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쇼터와 라건아도 무려 20점을 합작할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이 급격히 올라왔다. 반면 오리온은 시거스의 슈팅이 계속해서 림을 벗어났고, 먼로, 최진수 외에는 공격을 풀어주는 선수가 없었다. 46-23, 결국 전반은 현대모비스가 더블 스코어로 앞서나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전(3·4쿼터) : 현대모비스, 완승에도 양동근 부상으로 침울

전반에 워낙 압도적인 차이가 나타난 만큼 사실 후반 20분 승부는 양 팀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오리온은 먼로, 최진수와 함께 허일영도 지원 사격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골밑 또는 중거리 야투 적중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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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모비스도 3쿼터에는 내상이 있었다. 양동근이 3분10초를 남기고 리바운드 경합 후 넘어진 쇼터에게 다가가는 과정에서 미끄러지며 오른쪽 발목을 다친 것. 양동근이 빠진 시점에 62-37까지 앞서 있었기 때문에 당장의 비상 사태는 아니었지만 쇼터와 라건아가 3연속 실책을 범하는 등 나사가 빠진 듯한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에게 10연승의 걸림돌은 없었다. 이미 25점 차로 앞선 채 4쿼터를 시작한 현대모비스는 이후에도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경기력을 이어가며 최종 승리를 품에 안았다. 오리온은 한호빈이 경기 막판 좋은 활약을 펼치며 홈 팬들 앞에서 14점까지 따라붙은 것에 의미를 둬야 했다.

▶현대모비스의 10연승 역사

현대모비스가 이뤄낸 10연승은 올시즌 10개 구단 중 최초의 기록이다. 동시에 현대모비스 구단 자체로는 통산 4번째 기록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프로농구 역대 최다인 17연승 기록을 보유한 팀이기도 하다. 2013년 2월16일부터 같은해 10월19일까지 두 시즌에 걸쳐 이 기록을 완성시켰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에 해당되긴 하지만 올해 2월4일부터 3월4일까지 9연승을 질주한 경험이 있다. 당시 10연승 도전이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지만 결국 2018년 동안 10연승을 만들어내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10일부터 올해 1월1일까지 10연승을 기록한 뒤 단 346일 만에 다시 한 번 이 고지를 정복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물론 현대모비스가 구단 최다이자 KBL 최다인 17연승까지 넘어설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2014년 10월22일부터 11월17일까지 기록한 구단 역대 두 번째로 긴 11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올시즌 18승3패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현재의 연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홈에서도 10연승을 달리고 있는데 2006년 구단 최다 기록인 홈 12연승까지도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왔던 오리온마저 현대모비스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향후 현대모비스는 삼성, DB, SK, KCC까지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가 이어지는 일정이다. 과연 현재의 연승 행진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승·패장 인터뷰

패장 추일승 감독 : 선수들이 모비스라는 팀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모습이다. 블록을 당하거나 슛이 안 들어가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 매치업상으로 불리했기 때문에 인사이드 공격과 리바운드 싸움에서 주도권을 뺏겼다. 그런 부분만 해소된다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최근 볼에 대한 강한 압박이 이뤄지고 있어서 유지된다면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승률이 나올 것 같다.

승장 유재학 감독 : 연승은 좋은 데 선수들이 많이 다쳐서 가드가 없다. 걱정이다. 양동근 다치는 장면은 못봤는데 그나마 체중이 실리진 않은 것 같다. 토요일에 연속 경기라서 앞선이 걱정이다. 내일 일어나서 병원에 가본 뒤 출전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 2군에서 두 명 올라왔는데 그 선수들로 해봐야 할 것 같다.

▶경기 결과

현대모비스 80(15-11 31-12, 20-18, 14-25)66 오리온

현대모비스
섀넌 쇼터 21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
라건아 18점 15리바운드 3블록
이종현 15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오리온
대릴 먼로 23점 14리바운드 4스틸 3어시스트
최진수 13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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