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원투 펀치가 각자 34득점 및 23득점을 올려도 승리는 따라오지 못했다. 그것도 최근 3연패 수렁에 빠져 있던 하위 팀에게 탈출의 1승 발판이 됐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이야기다. 홈에서 2연승을 거뒀던 포틀랜드는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 로켓츠를 방문한 원정 경기에서 104-111로 패했다. 이로써 15승12패(승률 55.6%)가 된 포틀랜드의 순위는 또 한 계단 내려가 서부 컨퍼런스 8위가 됐다.

55.6% 승률이면 낮지 않은 성적이지만 올시즌 서부 컨퍼런스는 기이할 정도로 중간 대역의 경쟁률이 심하다. 뚜렷한 호성적의 팀도 없고 뚜렷한 약세의 팀도 15위 피닉스 선즈뿐이다. 1위 오클라호마시티가 68.0% 승률, 14위 휴스턴이 46.2% 승률이다.

이런 구도에서는 삐끗하면 미끄러진다. 한 달 전 11월12일 10승3패(승률 76.9%)로 컨퍼런스 2위에 올라 있던 포틀랜드가 8위까지 미끄러진 것이 여기에 딱 맞는 사례다. 최근 10경기 전적 3승7패, 11월15일부터의 최근 한 달여간 전적 5승9패는 분명 현재 포틀랜드가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다.

이번 휴스턴전에는 현재 포틀랜드가 갖고 있는 문제가 꽤 잘 요약돼 있다. 시즌 야투율 44.6%로 평균 27.5득점을 올리고 있는 대미안 릴라드(28)나 야투율 46.5%로 21.3득점을 올리고 있는 CJ 맥컬럼(27)이 앞서 언급했듯 합산 57득점을 올려도 승리하지 못했다.

릴라드가 30득점 이상 올린 10경기에서 포틀랜드는 3승7패에 그쳤다. ⓒAFPBBNews = News1
포틀랜드는 주전들이 모두 흑자의 점수 마진을 냈지만 벤치가 큰 적자를 냈다. 반대로 휴스턴은 주전에서 적자가 났고 벤치에서 흑자가 났다. 7점차로 끝난 경기에서 벤치 득점은 13-37로 포틀랜드의 완패다.

이는 최근 한 달 동안 포틀랜드가 보여주고 있는 문제점의 대표적 단면이다. 전 시즌 활약했던 벤치 인원들이 여름에 나갔던 일이 결국 타격이었다는 결론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1쿼터에만 잘하는 팀

12일 휴스턴전에서 포틀랜드는 29-27로 앞서며 끝냈다. 그리고 2쿼터도 25-24로 앞서며 끝냈다. 하지만 3쿼터와 4쿼터에서 각각 6점차와 4점차로 밀리면서 7점차 패배를 당했다.

최근 한 달 14경기 동안 포틀랜드를 요약하자면 1쿼터에만 간신히 앞서는 팀이다. 쿼터별 점수 마진이 1쿼터 +0.6점, 2쿼터 -3.4점, 3쿼터 -0.5점, 4쿼터 -2.6점이다. 벤치 기용 시간이 많은 2쿼터와 4쿼터에서 큰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각 쿼터별 점수 마진 리그 순위가 1쿼터 13위, 2쿼터 29위, 3쿼터 17위, 4쿼터 27위다. 즉 절대 숫자로든 상대 숫자로든 2쿼터와 4쿼터는 포틀랜드에게 어두운 터널과 같은 시간이다.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는 주전-벤치 점수 마진

12일 현재 승률에서 리그 13위인 포틀랜드는 경기 당 점수 마진에서는 14위(1.6점차)에 있다. 이 정도면 나쁘다고 할 수 없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충분한 자격이 있는 팀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 달 14경기 동안에는 약체의 숫자가 나왔다. 5승9패(승률 35.7%)는 해당 기간 리그 24위이며 경기 당 -5.9점차는 25위의 숫자다.

이런 적자에서 벤치 인원의 시간이 정말 큰 지분을 차지했다. 최근 14경기 동안 주전들이 경기 당 0.4점차 앞섰다면 벤치에서는 -6.4점차로 밀렸다. 각각 리그 17위와 29위에 해당한다.

물론 현재 주전들이 뛰어날 정도의 견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벤치 인원이 나오는 시간 동안 보이는 열세는 앞을 내다 봤을 때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아쉬운 전 시즌 벤치 인원들

전 시즌 포틀랜드는 주전이나 벤치나 각자 동일한 리그 순위의 점수 마진을 기록했다. 전체 동안 경기 당 2.6점차로 앞서며 마감한 포틀랜드는 리그 9위의 흑자를 냈다. 그리고 주전(2.1점차)이나 벤치(0.5점차)나 각각 10위의 동일하게 좋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출전시간 평균 20.7분의 샤바즈 네이피어(1.1점차), 18.9분의 에드 데이비스(1.2점차), 18.1분의 팻 코너턴(1.7점차)의 코트 위 마진이 좋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현재 포틀랜드의 선수단에 없다.

이렇게 되면 새로 들어온 인원들의 성과가 좋지 못했음을 금방 유추할 수 있다. 주요 영입 벤치 인원들로서는 각자 평균 16.6분 출전 중의 가드들인 닉 스타우스커스(25)와 세스 커리(28)가 있다. 이들의 현재 활약이 전 시즌 벤치 위력에 닿지 못하고 있다.

스타우스커스는 최근 14경기 동안 43.3% 야투율로 평균 5.6득점이란 무난한 숫자를 기록하는 듯하다. 하지만 운동량에 있어 수비에서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11월 중순 4경기 결장이 있었던 커리는 최근 9경기 동안 33.% 야투율 평균 3득점의 큰 부진을 보였다.

그리고 기존 인원으로 구성된 프론트코트 벤치 인원들도 전 시즌의 위력에는 크게 닿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에는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터라 더욱 아쉬운 현재다.

공격력보다 수비력에서 더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현재 테리 스타츠 감독의 전술적 고민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AFPBBNews = News1
▶팀 전체적으로 낮아진 에너지

그렇다고 모든 것을 벤치 인원들에게 탓을 돌릴 수는 없다. 주전 인원들도 전 시즌 보여줬던 위용에 비하면 모자란 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출전시간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뛰는 주전들이다.

포틀랜드가 전 시즌에 비해 못하고 있는 양상이 상대방에 대한 수비 압박이다. 안쪽 수비에 대해서는 전 시즌 위력을 어느 정도 잇고 있지만 외곽에서는 상대가 슛할 때 압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페인트 구역 밖에서의 상대 야투율에서 리그 하위권에 있다.

특히 최근 14경기 동안 포틀랜드는 상대방에게 3점슛 성공률 40.3%를 허용하며 해당 기간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드레인지에서도 포틀랜드는 리그 26위(44.9%)의 상대방 야투율 단속을 기록했다.

물론 수비에서 외곽 슈팅은 수비 쪽 선수들의 활동뿐만 아니라 공격 쪽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좌우되는 부분이 크지만 포틀랜드는 포인트 가드나 슈팅 가드에서 상대에게 압박을 주는 선수가 없는 편이다. 다만 이는 전 시즌이나 현재나 인원 측면에선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이다.

현재와 같은 하락세에서는 포틀랜드가 언제 하위권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샐러리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좁은 포틀랜드 입장에서 뾰족한 수가 없긴 했지만 여름 동안 결국 전력에 타격을 입었다는 결론을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선수단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비 전술에 더 공을 들이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팀 최고의 조합이 코트 위에 있을 때 더 우위를 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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