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동부 컨퍼런스 최강 팀들끼리의 대결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토론토 랩터스-밀워키 벅스 경기에서 또 토론토가 승리를 내줘야 했다.

토론토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홈경기에서 밀워키에게 99-104, 접전 패배를 당했다.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다시 1분여를 남기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로써 2연패에 빠지기도 한 1위 토론토는 아직 여유는 있지만 2위 밀워키와 2.5경기 차로 좁혀지게 됐다.

10월30일에 있던 시즌 첫 대결에서는 109-124의 토론토 쪽 완패였다. 다만 그 당시에는 양 팀의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27)와 야니스 아데토쿤보(24)가 동시에 빠졌기 때문에 분석 차원에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려웠다.

대신 이번 10일 경기는 양 팀의 핵심 전력이 모두 참여한 경우다. 이런 경기에서 한 명의 스타 선수가 유독 소극적이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카일 라우리(32)가 33분이나 코트에 나섰음에도 0득점에 그쳤다. 득점 시도는 3점슛 5회가 전부였고 모두 실패했다.

라우리에게 30분 이상 출전에 0득점은 이번이 커리어 중 처음이며 출전시간에 상관없이 가장 마지막은 2012~13시즌이었다. ⓒAFPBBNews = News1
마침 이는 바로 전날 9일 워싱턴 위저즈의 스타 포인트 가드 존 월이 5회 야투 모두 실패하고 3쿼터 중반에 가서야 자유투 1구 성공으로 겨우 1득점을 건진 부진 직후라 눈길을 더 끈다. 더욱이 라우리는 월과 다르게 최근 몇 경기 연속 부진이라 문제다.

그렇다면 라우리는 현재 얼마나 큰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어떤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일까.

▶커리어 최악의 5경기 구간

현재까지 시즌 동안 42.4% 야투율로 평균 13.7득점을 기록 중인 라우리는 최근 4경기 연속 10득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4일 경기부터 5,7,3,0득점에 그쳤다. 마침 7연승을 올리고 있던 토론토는 최근 4경기 동안 1승3패에 빠져 있기도 하다.

사실 현재의 부진은 그 전인 11월30일 경기부터 시작됐다 봐야 한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상대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이지만 딱 10득점이었고 야투율은 28.6%였다. 이것이 최근 5경기 중 라우리의 가장 높은 야투율이자 득점이었다.

최근 5경기 동안 라우리는 총 42회의 야투를 시도해 8개(19.0%)만을 성공시켰다. 3점슛은 32회 시도 중 5개(15.6%) 성공이다. 최근 4경기로 보자면 총 28회 시도 중 4개(14.3%) 성공인 극악의 야투 정확도다.

13년차 라우리의 커리어 중 5경기 연속 야투율 30% 미만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5~16시즌의 3월말 4경기 연속이 최다였다. 그리고 그때는 현재와 달리 매번 두 자릿수 득점은 기록했다.

즉 커리어 중 최악의 5경기 구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대해 라우리 본인도, 토론토 동료들도 인터뷰를 통해 한때 지나가는 슈팅 슬럼프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꽤 심각한 과정이 들어 있다.

▶소극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숫자들

앞서 언급한 3점슛 시도 숫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최근 경기들에서 라우리의 슈팅은 3점 라인 밖에서 대부분 나왔다. 5경기 동안 전체 야투 42회 중 32회, 76.2%의 비중이다. 당장 올시즌 전체 27경기 동안 3점슛 시도 비중 58.2%보다 크다.

대신 바스켓과 바로 인접한 제한구역에는 단 5회의 시도만 가졌다. 전체 야투 시도 중 11.9%의 비중이다. 그나마 그 중에서도 2개만 성공시켰다. 이에 비해 올시즌 라우리는 전체 야투 시도 중 22.9%를 제한구역에서 가지고 있다.

올시즌 라우리는 상당히 높은 레이업 적중률 62.9%를 기록 중이다. 반면 최근 5경기에서는 4회 시도 중 1개(25%)만 성공시켰다. 즉 전체적으로 라우리의 컨디션이 좋지 못함을 보여주는 신호다.

그래도 결국 라우리가 바스켓 근처에서 공략하는 세팅을 토론토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 외곽 슈팅과 별개로 라우리가 올시즌 커리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숫자인 평균 10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돌파 움직임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크다.

슈팅 슬럼프는 특정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커리어 3점슛 적중률 36.8%의 라우리에게 때가 되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 뜨거운 원거리포를 선보일 수도 있다. 다만 적극적인 골밑 공략은 팀 차원에서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본인과 동료들의 득점 기회 창출 측면에서 제1 볼핸들러 라우리의 적극적인 돌파 활용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AFPBBNews = News1
▶3점슛으로 갈린 토론토-밀워키 대결

한편 플레이오프에서도 맞붙을 가능성이 제법 있는 토론토-밀워키 사이의 대결은 레너드와 아데토쿤보 사이의 대결에도 초점이 맞춰졌지만 결국 양 팀의 원거리 슈팅이 관건이었다. 3점슛을 더 잘 넣은 밀워키의 승리였다.

토론토는 전체 야투 시도 94회 중 44회를 3점 라인 밖에서 던졌다. 밀워키는 야투 시도 87회 시도 중 39회가 3점슛이었다. 이럴 수밖에 없던 것이 양 팀이 바스켓과 가까운 거리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토론토는 페인트 구역 안에서 45.7% 야투율을, 밀워키는 47.5% 야투율을 기록했다. 각자 시즌 동안 현재까지 기록한 실적 59.2% 및 61.9%에 비하면 크게 모자라는 페인트 구역 효율성이다.

그만큼 양 팀은 페인트 구역 수비에 공을 들였다. 토론토에서는 파스칼 시아캄(24)이, 밀워키에서는 아데토쿤보가 강력한 골밑 마무리를 보여주긴 했지만 팀 전체적으로는 상대의 골밑 수비 때문에 마무리가 시원찮았다.

이런 조건이라면 평소에도 3점슛 활용도가 높은 양 팀의 3점슛 정확도가 앞으로의 승부에 큰 열쇠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까지 2경기에서는 밀워키가 계속해서 3점슛 정확도에서 우위를 잡았다. 마침 바로 전 경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에서 17.9% 3점슛 적중률에 그치며 패했던 밀워키는 토론토에게 38.5%-34.1%의 우위를 잡았다.

이런 경기에서 라우리의 3점슛 부진은 정말 크게 작용했다. 종료 1분29초를 남기고 3점차로 앞서고 있었을 때 던진 라우리의 코너 3점슛이 들어갔더라면 승부는 토론토 쪽으로 크게 기울었을지 모른다.

높은 무대에서 만날수록 시즌 맞대결 내용은 꽤 상관관계가 높은 편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앞으로 두 번 더 남아있는 맞대결에서는 어떤 양상을 보일지 중요하다. 라우리를 포함한 토론토가 이번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내년 1월6일 다음 맞대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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