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서운 아이들이었다.

버거&치킨 전문브랜드 맘스터치 후원 아래 대한민국을 길거리 농구로 색칠하는 프로젝트 '대농여지도'가 클라이맥스까지 왔다. 각 지역 우승팀이 한 자리에 모여 서울에서 격돌하는 '왕중왕전'이 열린 것이다. 농구의 중심 연세대 앞에서 대규모 관중을 모은 뒤 진행된 대회는 10월 가을 밤을 뜨거운 열기로 채웠다.

[대농여지도] 득점 후 세레모니 하는 이천수
그런 가운데 중.고등부 우승팀이 나와 대농여지도와 끝판을 치렀다. 지난 안양 대회에서 대농여지도의 여대생 3점 슈터 우승혜의 장거리포를 3번이나 허용하고 패했던 안양 대표 DOD가 광주와 서울의 쟁쟁한 맞수들을 제치고 중.고등부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앞서 광주 대회에서 대농여지도를 처음 꺾은 광주 대표를 누르면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DOD와 대농여지도의 승부는 살얼음판 같았다. 대농여지도에선 우지원과 이승준 외에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가 등장했다. DOD는 조한상 정성조, 그리고 형제인 김명성과 김명호로 한 팀을 이뤄 작전상 교체하는 전술 등으로 끝판 승부에 나섰다.

지역 대회에서 초반 0-15로 끌려갔던 DOD의 모습은 없었다. 중.고등부 다른 도시 라이벌과 대결을 연속 소화하느라 힘들 수 있었으나 정성조가 국내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이승준 앞에서 골밑 돌파를 성공시키는 등 추격전을 끊임 없이 펼쳤다. 정성조는 이날 DOD 멤버 중 유일한 중학생이었다. 어린 선수의 분전에 우지원과 이승준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 눈을 사로잡았다. 이천수도 모처럼 활동량을 과시하며 다부지게 뛰었다.

DOD 에이스 정성조가 긴 3점포를 터트리며 중반까지 10-12로 추격하는 등 대농여지도는 고전했다. 이 때 승부의 방향타를 확실하게 잡은 것이 이천수의 두 차례 득점이었다. 이천수는 우지원의 패스 때 골밑을 침착하게 파고 들어 대농여지도에 17-10 리드를 안겼다. DOD의 추격을 확실히 뿌리친 골이 됐다. 월드컵에서 한 골 넣은 것 같은 세리머니가 그의 몸에서 터져나왔다. 이후 DOD는 정성조의 골밑슛에 이은 보너스 자유투, 김명호의 3점포로 다시 턱밑까지 대농여지도를 쫓아갔으나, DOD의 3점슛이 빗나갈 때 리바운드한 이천수의 2점슛에 다시 기운 빠지는 순간을 맞았다. 대농여지도는 우지원의 초장거리 3점슛이 골망을 출렁이면서 22-16으로 격전을 이겼다.

대농여지도가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긴 적은 없었으나 고교생들의 혼신을 다한 플레이에 힘든 경기를 펼쳤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으론 3대3 길거리 농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DOD 멤버들은 "친구 한 명이 입시 준비로 오지 못했다"며 "3대3 농구는 일대일 대결의 매력이 있어 재미있다. 몸싸움과 빠른 진행도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이어 "대농여지도와 경기는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우리도 3대3 농구를 알리기 위해 많은 것을 하고 싶다"며 우승 및 대농여지도와 최종전 경기 소감을 전했다.

대농여지도와 DOD의 긴장감 넘치는 승부, 그 속에서 터지는 웃음 넘치는 순간은 '뽈인러브' 유튜브 채널 및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lR--s_woxs

[대농여지도] 파이널 우승팀 DOD와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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