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동안 11승3패, 이런 높은 성적을 이룬 팀에 리그의 간판스타라 칭할 만한 선수는 없다. 하지만 이달의 선수에 뽑힌 선수는 있다. 또한 이달의 감독도 이 팀에 있다.

LA 클리퍼스의 3일(이하 현지시각) 현재 성적은 16승7패(승률 69.6%), 리그 공동 2위이자 서부 컨퍼런스 2위이다. 컨퍼런스 1위 덴버 너겟츠와 동률이지만 상대전적에서 1패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일단 2위에 놓였다.

클리퍼스가 이런 높은 위치까지 오른 데에는 앞서 언급한 11월의 11승3패 약진이 컸다. 10월은 4승3패로 시작했던 클리퍼스다. 그리고 12월은 2일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일격을 맞으며 시작했지만 바로 다음 3일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129-126 짜릿한 접전 승리를 따내며 현재의 높은 성적을 유지했다.

어쩌면 3일 경기의 승리는 같은 날 들은 2개의 좋은 소식 때문에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경기를 치르기 전 오후에 팀의 에이스 토바이어스 해리스(26)가 11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동시에 닥 리버스 감독도 이달의 감독에 선정됐다.

아마 여기엔 시즌 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클리퍼스의 높은 성적이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시즌을 42승40패이라는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으로 마감했지만 결국 컨퍼런스 10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던 팀이 현재는 정상의 자리를 다투고 있다.

올시즌 현재까지 클리퍼스에서 가장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들이라면 해리스와 몬트레즐 해럴일 것이다. ⓒAFPBBNews = News1
최근 몇 시즌 동안 클리퍼스를 지켜본 NBA 팬들이라면 현재 이 팀의 구성에 대해 꽤 낯설어 할 수 있다. 팀의 중심을 맡아 왔던 크리스 폴과 블레이크 그리핀이 떠났고 디안드레 조던도 여름에 떠났다. 하지만 새로 바뀐 편대는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좋은 성적을 이루고 있다.

현재 클리퍼스 선수들 중 올스타 경력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다. 주요 출전인원들이 제법 년차가 쌓인 베테랑들로 구성됐지만 올스타에 선정된 적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쾌속선의 분위기를 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스타에 어울리는 활약의 해리스

현재까지 7시즌을 마감한 해리스에게 평균 20득점 이상의 시즌은 없었다. 때문에 해리스가 올스타에 선정되기엔 득점 성과가 양적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비해 올시즌은 3일 현재 52.0% 야투율로 평균 21.6득점을 올리며 20득점이란 문턱을 넘어섰다. 특히 11월 14경기 동안에는 54.4% 야투율로 평균 22.1득점을 올리면서 확연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해리스는 다양한 경로로 득점을 해낼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한 바 있다. 동료들과의 세팅 플레이 속에서 뛰어난 마무리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본인의 드리블 과정 속에서도 득점해낼 수 있는 공격수다.

특히 상대 수비수에 의해 본인의 드리블을 멈춰야 할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스타 득점원의 능력이다. 전부터 이런 능력을 보여줘 왔던 해리스지만 올시즌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 시즌의 41.1%로 시작해 올시즌 해리스의 42.2% 3점슛 정확도는 분명 눈여겨볼 높은 숫자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주목할 숫자는 현재 해리스의 2점 야투율 56.2%다. 커리어 중 가장 높은 현재의 2점 야투율은 해리스가 드리블 중에 얼마나 해결을 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다.

3점슛과 달리 해리스의 2점슛 대부분은 본인의 드리블이 멈춘 직후에 나오고 있다. 특히 제한구역 밖 페인트 구역, 그리고 미드레인지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이 경로를 통해 나오고 있다. 여기에서 해리스는 각각 54.5% 및 48.5%의 적중률을 기록 중인데 각 구역의 리그 평균 39.7% 및 40.8%를 훌쩍 넘어서는 정확도다.

이런 측면에서 해리스는 득점원으로서 확실한 스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만약 현재의 성과를 크게 떨어트리지 않고 유지시켜 나간다면 2월 올스타전 명단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해리스 외에도 각자 좋은 해결 능력의 득점원들

NBA닷컴에 따르면 클리퍼스는 3일 현재 100포제션 당 113.2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이들 앞에 있는 3팀이 밀워키 벅스(115.5),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14.2), 토론토 랩터스(114.0)다.

빼어난 스타가 없이도 클리퍼스가 이렇게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팀의 공격 체계가 좋다는 유추를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패스와 패스를 통해 서로에게 좋은 기회를 풍성하게 마련해주는 그런 유형의 팀은 아니다.

3일 현재 클리퍼스는 경기 당 22.6어시스트로 리그 21위에 있다. 어시스트로 마무리되는 공격 기회 비중에서도 클리퍼스는 리그 26위(53.5%)에 있을 정도로 어시스트와 크게 관련 있는 팀은 아니다.

대신 득점 해결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각자의 공간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경향이다. 이런 식으로 베테랑들인 다닐로 갈리나리(30)와 루 윌리엄스(32)가 각각 평균 19.2득점 및 17.8득점으로 해리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측면에서 재미있는 인원이 신인 셰이 길저스알렉산더(20)다. 2018년 드래프트 11순위 출신 가드로서 46.8% 야투율로 평균 10.6득점 2.9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드리블 치며 동료의 스크린을 통해 공간을 만든 후 슛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클리퍼스가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들 중 하나가 또 자유투다. 리그 1위의 경기 당 29.3회 자유투 시도, 23.6구 자유투 성공을 통해 높은 득점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투 정확도도 리그 5위(80.7%)로 좋다.

자유투 획득에서 높은 숫자를 기록 중인 선수들로서 경기 당 6.6회의 몬트레즐 해럴(24)이 있지만 성공률이 62.9%라 4.1구 성공에 그치고 있다. 대신 갈리나리와 윌리엄스가 각자 5.5회 및 5.3회 기회를 얻어내 5.2구 및 5구씩 성공시키고 있다.

그래도 클리퍼스에서 또 한 명 눈여겨 볼 가치가 있는 선수가 해럴이다.

선수들의 역할 배정과 시간 배분에 있어 올시즌 리버스 감독은 큰 인정을 받을 만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짐승 같은 에너지의 활력소 해럴

클리퍼스의 정규 주전 센터는 현재 마친 고탓(34)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센터는 해럴이라 말할 수 있다.

모든 경기를 벤치에서 출전 중인 해럴이지만 그의 평균 25.8분 출전시간은 고탓(17.5분)보다 많다. 특히 결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4쿼터에서의 출전시간에서 현재까지 고탓은 뛰지 않은 반면 해럴은 평균 9.5분을 기록 중이다.

이렇게 해럴이 실질적인 주력 센터가 된 데에는 엄청난 활동량이 컸다. 팀에서 4번째로 높은 평균 16.5득점을 65.1% 야투율로 성공시키고 있는 비결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다리에 있다. 이를 통해 203cm 신장의 단신 센터로서의 단점을 극복해낸다.

하지만 단신 센터의 한계도 있긴 하다. 2일 댈러스전에서 막판 접전 패배를 당했던 데에는 리바운드 높이 싸움에서 졌던 것이 컸다. 특히 전 시즌까지 10시즌 동안 클리퍼스 구단에서 가장 많은 통산 7988리바운드를 쌓아 올렸던 211cm 신장 디안드레 조던에게 23리바운드를 내줬다.

리바운드는 확실히 현재 클리퍼스의 약점들 중 하나다.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순위에서 클리퍼스는 현재 22위(71.2%)에 그쳐 있다. 클리퍼스가 상대방 야투율 리그 3위(44.2%)에나 올라 있음에도 수비지표는 15위(108.3)에 있는 이유에는 턴오버와 리바운드에서 상대방에게 많은 공격기회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 크다.

그럼에도 클리퍼스가 현재 보여주고 있는 화력은 확실히 눈에 띈다. 경기 당 3점슛 적중 개수에서 리그 27위(9.6개)임에도 이렇게 높은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3점 라인 안쪽에서 확실히 상대방들에게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수비에서 더 실적이 향상된다면 꾸준히 높은 순위도 기대할 만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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