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즌을 24승58패(승률 29.3%)로 마감했던 댈러스 매버릭스의 최근 10경기 약진이 심상치 않다. 8승2패를 통해 리그에서 최근 10경기 전적이 가장 좋은 5개 팀 중 하나다.

특히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에는 서부 컨퍼런스 1위에 있던 LA 클리퍼스를 114-110으로 꺾으며 2위로 끌어내리는 기세도 보여줬다. 3연승을 달리다 1패를 당하며 9위로 내려가 있던 댈러스는 이 승리를 통해 11승10패(승률 52.4%)로 다시 8위로 오르게 됐다.

이번 클리퍼스전에서는 센터 디안드레 조던(30)에게 가장 큰 초점이 맞춰졌다. 첫 10시즌 커리어를 클리퍼스 소속으로 뛰며 49시즌 구단 역사에서 개인 통산 리바운드 1위(7988리바운드), 블록 1위(1277블록), 야투율 1위(67.3%)에 오른 이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이다.

조던은 클리퍼스를 상대하며 16득점 23리바운드를 통해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올시즌 현재까지 본인의 가장 많은 리바운드, 커리어 중 공동 7번째로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211cm 신장 센터로서 댈러스가 높이의 우위를 가지도록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작은 라인업을 쓴 클리퍼스에게 댈러스의 조던은 특효약이 됐다. ⓒAFPBBNews = News1
댈러스가 최근 8승2패를 이루기 전까지 첫 11경기 성적은 사실 매우 우울했다. 6연패에도 빠지는 등 3승8패(승률 27.3%)에 그치며 전 시즌의 약체 성적을 그대로 반복하는 듯 보였었다. 하지만 어느덧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진지하게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반등을 이뤄낸 힘은 어디에서 나오고 있을까. 현재 댈러스가 맞춰놓고 있는 방향성과 맞는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앞으로 어떤 힘들이 필요할까.

▶반스와 바레아의 기록 약진

아직 한참 젊지만 7년차 베테랑으로 접어든 해리슨 반스(26), 그리고 13년차 베테랑 JJ 바레아(34)는 현재 댈러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반스는 주전 인원들 중 볼을 가졌을 때 홀로 해결할 책임이 가장 큰 에이스 공격수로서, 바레아는 벤치 에이스로서 댈러스 팀을 이끌어야 한다.

마침 이런 구도가 이번 클리퍼스전에서 딱 맞게 나왔다. 반스가 팀 내 최고 30득점을 올렸고 벤치에서 나온 바레아가 그 다음의 24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자주 지던 때에는 이런 그림이 잘 나오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거의 매번 부진한 모습들을 보이며 팀의 부진에 큰 몫을 했었다. 반대로 최근 10경기 동안 댈러스가 자주 이기고 있는 데에는 이들의 회복이 크게 작용했다.

3승8패를 기록했던 11월8일까지 반스는 7경기 동안 야투율 36.0%로 평균 15득점을 올렸다. 반면 11월11일부터 10경기 동안에는 야투율 45.4%로 평균 20.6득점을 올리며 확실한 에이스로서의 위치를 보여줬다. 개막 전부터 당했던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첫 4경기를 빠졌었는데 부상의 여파가 사라진 것일 수 있다.

반스가 포워드로서 자신의 신체적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는 법을 터득할 때 큰 성장의 기점이 열릴 것이다. ⓒAFPBBNews = News1
한편 바레아는 첫 11경기 동안 야투율 31.6%로 평균 7.7득점에 그쳤었다. 반면 최근 10경기 동안에는 54.1% 야투율로 평균 16.1득점을 올리면서 상대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

이번 클리퍼스전은 신인 루카 돈치치(19)가 부상 때문에 처음으로 빠진 경기였다. 돈치치는 평균 출전시간(33.1분)에서도, 득점(18.5득점)에서도 팀 내 1위에 올라있는 맹활약 중의 신인이다. 이런 돈치치 없이도 반스와 바레아가 큰 득점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 컸다.

▶클러치 약세에서 강세로

시즌 개막전에서 피닉스 선즈에게 21점차 대패를 당하며 매우 우울한 예상을 품게 했었지만 그 뒤로 댈러스가 두 자릿수 점수 차로 패한 적은 그렇게 많지 않다. 현재까지 댈러스의 10패 중 10점차 이상 패배는 5패이며 20점차 이상 대패는 개막전이 유일했다.

시즌 초 댈러스가 6연패에 빠졌던 당시에도 매번 경기가 일방적이진 않았다. 경기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언제 승부가 뒤집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클러치 상황들이 3경기 있었다. 하지만 그 3경기 모두 패하며 6연패라는 큰 수렁에 빠졌다.

11월8일까지 댈러스는 이런 클러치 상황을 6경기 동안 거치며 2승4패를 기록했다. 반면 그 뒤로는 클러치 상황 5경기를 겪으며 4승1패를 거뒀다. 현재까지 댈러스의 클러치 전적 6승5패(승률 54.5%)는 리그 공동 8위에 오른 상위권 성적이다.

지난 시즌 댈러스는 유독 클러치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클러치 상황에 총 50경기라는 많은 빈도수를 기록하고 했거니와 그럴 때의 12승38패(승률 24.0%)는 리그 최하위의 클러치 전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댈러스는 막판 승부처에서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있다. 특히 클러치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쉽게 득점을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이 크다. NBA닷컴에 따르면 댈러스는 클러치 상황 동안 100포제션 당 102.5실점 페이스의 수비지표를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9위의 좋은 기록이다.

▶벤치의 힘

댈러스의 벤치에서는 바레아와 15년차 데빈 해리스(35)의 노장 가드들이, 3년차 도리안 핀리스미스(25), 2년차 막시 클레버(26), 5년차 드와이트 파월(27) 등의 젊은 포워드들과 빅맨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이 댈러스의 벤치 유닛은 매우 좋은 경기력을 통해 상대방과의 벤치 싸움에서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높은 벤치 득점 마진이 댈러스의 차지다.

3일 현재 댈러스는 경기 당 2점차로 리그 12위에 올라 있다. 그런데 주전들이 나온 시간에는 경기 당 -1.9점차로 리그 23위에 그친다. 이를 상쇄해내고 있는 것이 벤치 인원들의 경기 당 3.8점차 마진이다. 이는 리그 1위의 숫자다.

댈러스의 벤치에 특별히 날카로운 창은 없지만 경기 중 일어나는 갖가지 궂은일들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분위기를 끌어내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주전들과 섞인 시간에 보여주는 궁합은 특히 좋다.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의 경기력 성장은 댈러스에게 가장 기다려지는 한편으로 조바심이 나는 목표다. ⓒAFPBBNews = News1
▶세대교체를 향한 과정

2000~01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 1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과 2010~11시즌 우승을 달성하던 시절의 댈러스는 1980~81시즌 창단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주역이 NBA 역사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 칭해도 무리가 아닌 덕 노비츠키(40)다.

하지만 현재의 노비츠키는 커리어 황혼기에 있고 몸 상태가 돌아오지 않아 아직 시즌 경기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제 댈러스는 젊은 선수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때에 있다.

이런 점에서 돈치치와 함께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21)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스미스의 경기력은 승리와 크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댈러스는 스미스가 많은 득점을 올린 경기들에서 더 많이 졌고 적은 득점을 올린 경기들에서 많이 이기는 편이다.

또한 팀에서 가장 볼을 많이 다루는 두 명으로서 스미스와 돈치치의 경기력에서 불안한 구석들이 많은 것도 아쉬운 점이다. 평균 3.8턴오버의 돈치치와 3.2턴오버의 스미스 둘 모두 본인 플레이들 중 많은 비중을 턴오버로 소진하고 있다. 실제 댈러스는 100플레이 당 턴오버에서 리그 28위(16.2)에 그친 팀이다.

결국 이들의 경기력이 성숙돼 가는 과정을 현재 기다릴 필요가 있다. 조던과 바레아 등의 베테랑들이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장차 앞으로 팀의 성장에 있어 의미가 작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재 반스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 회복과 함께 부상으로 잠깐 빠졌지만 신인들 중 평균득점 1위(18.5득점)에 있는 돈치치의 활약은 반가울 따름이다. 승패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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