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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논현=박대웅 기자] 전창진 전 감독의 농구계 복귀가 무산됐다.

KBL은 3일 논현동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개최해 전창진 전 감독의 KCC 농구단 코치 등록에 대한 자격 심의를 했다.

재정위원회는 “법리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KBL 제반 규정을 기준으로 심층 심의했으며 향후 리그의 안정성과 발전성, 팬들의 기대와 정서도 고려하며 격론을 벌여 논의했다”며 “오랜 시간 찬반 격론을 거치며 심의한 결과 등록을 불허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KBL 조승연 재정위원장은 “전창진 전 감독이 (승부조작, 불법 인터넷 도박과 관련해) 무혐의 부분이 있다할지라도 (단순) 도박 건으로 대법원에 상고 중인 점을 고려했고, 지금의 판단은 리그 구성원으로서 아직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고 코치 등록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전창진 전 감독은 승부 조작 및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에 대해 2016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KT 감독 시절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여전히 많은 농구 팬들이 전 전 감독을 둘러싼 심증들 때문에 불신을 지우지 못했다.

특히 2014년 12월 수백만원의 판돈을 걸고 지인들과 이른바 ‘바둑이 도박’을 한 혐의에 대해서는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대법원 상고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KBL 입장에서도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전 전 감독이 상고 중인 점 역시 이번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승연 재정위원장은 대법원 판단 이후 KBL의 판단 역시 바뀔 수도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대법원 판단이 나오고 본인이나 구단에서 재심 요청을 하면 그 때 다시 심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전창진 전 감독이 소명한 부분에 대해 “재정위원들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동안 3년 4~5개월 동안 자숙을 했고, 반성한다는 말을 하더라. 본인이 자필로 쓴 탄원서 형식의 글도 재정위원에게 전달이 됐다. 본인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는 것은 재정위원회에서도 알고 있지만 그것이 판단의 기준이 되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창진 전 감독의 농구계 복귀를 찬성하는 의견도 재정위원회에서 나왔다. 조 재정위원장은 “전창진 전 감독의 자숙 기간이 길었고,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혐의가 무혐의로 처리됐으니 복귀시켜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있었다. KCC에서 코치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니 구단에 도움을 줘야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조 재정위원장은 “역시 가장 큰 불허 이유는 대법원 판결이 남았기 때문이고, 2015년 KBL 재정위원회에서 이미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아는데 그 때와 크게 상태가 호전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무혐의라고 해서 완전히 무죄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무혐의로 이미 인정된 부분도 심증적인 부분, 농구 팬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이번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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