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꼴찌에 있던 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2연승을 통해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까지 단 2승에 그쳐 있었다가 25일 현재 4승14패(승률 22.2%)로 한 계단 올라섰다.

2연승 동안의 상대방들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휴스턴 로켓츠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소식이기도 하다. 24일과 25일 연이틀 각각 9점차로 상대방들을 눌렀다. 특히 24일에는 홈 개막 10연승 중이던 필라델피아 상대로 거둔 원정 승리였기에 더욱 놀랍다.

그 승리들을 이끈 선수들 중 한 명이 신인 가드 콜린 섹스턴(19)이다. 이 어린 포인트 가드가 각각 23득점과 29득점을 올리며 팀의 고득점에 있어 선봉이 됐다.

최근 더욱 공격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된 섹스턴이 훌륭한 성과들로 기대에 응답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117-108로 승리한 25일 휴스턴전에서는 상대방 에이스 가드 제임스 하든이 41.7% 야투율로 40득점을 올렸지만 섹스턴은 66.7% 야투율로 29득점을 올리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나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지는 점프슛을 자주 구사하는 선수이기에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2018년 NBA 드래프트 8순위로서 이미 섹스턴은 큰 기대를 받았었다. 다만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경기력이 프로 무대에서 일찍 꽃피지 않을 가능성도 컸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꽃필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점에서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일까.

▶미드레인지에서 신인답지 않은 경기력

주력 볼 핸들러로서 섹스턴은 본인의 슈팅 기회를 거의 자신이 볼을 다루고 있을 때 가진다. 특히 미드레인지에서 주로 슛하는 섹스턴의 모습을 보면 이 같은 인상을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섹스턴이 시도한 야투 216회 중 104회, 48.1% 비중이 미드레인지에서 나왔다. 이렇게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미드레인지에서 섹스턴은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드리블을 치는 과정에서 슛했다.

이 과정에서 섹스턴은 드리블로 상대의 신체 중심을 옮기거나 자신의 리듬을 잰다. 때문에 상대가 미처 저항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팔을 뻗어 저항할 때도 거침없이 슛하는 경우들이 꽤 된다.

여기에서 돋보이는 것이 섹스턴의 자신감이다. 어느 분야든 자신감이란 때때로 독이 돼 무모함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섹스턴의 미드레인지 야투율 45.2%는 긍정적 자신감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리그 평균 미드레인지 야투율 40.9%를 훌쩍 웃도는 정확도다.

휴스턴전에서 시즌 중 현재까지 가장 많은 21회 야투를 시도한 섹스턴은 그 중 10회를 미드레인지에서 가졌다. 여기에서 8개를 성공시키는 괴력을 보였는데 대개 상대 수비를 앞에 둔 상태에서 던진 것들이다.

즉 19세의 신인 같지 않은 대담함과 정교함을 미드레인지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장차 스타가 될 수 있는 좋은 신호다. 혹여 큰 스타가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한 팀의 벤치 에이스로서 장수할 수 있는 재능이라 볼 수 있다.

▶페인트 구역의 경기력은 향상 필요

현재까지 미드레인지에서 좋은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고 적은 비중이지만 경기 당 1.6회 시도의 3점슛을 46.4%만큼 성공시키고 있는 등 섹스턴의 중장거리 슈팅은 꽤 전망이 좋다.

다만 중장거리 점프슛은 당일 경기 컨디션에 따라 갈리는 정도가 클 수 있다. 이는 기복으로 연결되는데 현재까지 총 18경기 중 5경기에서 30% 아래의 야투율을 기록해본 적이 있다. 물론 미드레인지 슈팅이 말을 안 들었던 것이 크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체적으로 말을 안 듣고 있는 분야가 페인트 구역 야투다. 드리블로 페인트 구역에 침투했을 때 마무리가 썩 잘 되질 않고 있다.

섹스턴이 가지고 있는 재능의 장점 중에는 폭발적인 움직임과 도약력이 있다. 때문에 속공 상황에서 섹스턴의 위력은 크다. 그리고 하프코트 상황에서도 곧잘 자신 앞에 있는 수비수를 따돌리곤 한다.

하지만 188cm 신장 섹스턴이 바스켓 근처에서 수비수를 만났을 때는 불안한 국면을 맞이하곤 한다. 이는 드래프트 전부터 섹스턴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항목이기도 하다.

현재 섹스턴이 기록 중인 레이업 성공률이 49.3%다. 이는 작은 체격의 가드임을 고려해도 매우 낮은 정확도다. 이로 인해 섹스턴의 제한구역 야투율 52.2%는 리그 평균(62.7%)에 크게 못 미친다.

아직 많은 횟수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제한구역 밖 페인트 구역 야투율도 좋지 못하다. 총 15회 중 5개(33.3%)만 성공시켰다. 앞으로 더욱 안정적이고 위력적인 득점원이 되기 위해서는 플로터 등 드리블 돌파 후 승부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대학시절부터 섹스턴은 자신 앞의 수비수가 누가 됐든 상관없이 자신 있게 승부하는 성격을 보여줬다. ⓒAFPBBNews = News1
▶바닥으로 떨어진 클리블랜드의 희망

4시즌 연속 팀을 NBA 파이널로 이끌고 1회 우승까지 안겨줬던 르브론 제임스가 올여름 떠난 후 클리블랜드는 예상보다도 더욱 바닥으로 떨어졌다. 제임스와의 첫 이별을 겪었던 2010년 여름 전후로 61승 팀에서 19승 팀으로 추락했을 때보다도 나쁜 출발이다. 2010~11시즌 당시 18경기 시점엔 7승11패였다.

에이스로 전망 받았던 케빈 러브(30)는 발가락 부상으로 2월에나 복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15년차 베테랑 JR 스미스(33)가 트레이드를 요청하고 팀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더욱 팀 분위기가 술렁이기도 했다.

결국 이럴 때 희망을 볼 대상은 베테랑들이 아닌 성장만이 남겨진 젊은 선수들이다. 선수 운용 방향성에 있어 의견이 갈린 터런 루 전 감독과 헤어졌던 이유도 젊은 선수들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어린 섹스턴의 활약은 충분히 클리블랜드에게 밝은 빛으로 내리 쬘 수 있다. 또한 2년차 세디 오스만(23)의 활약도 좋다. 이제 클리블랜드에게는 성적보다 적은 년차의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섹스턴은 2016~17시즌까지 팀의 에이스 가드로 있었던 카이리 어빙이 트레이드로 떠나며 받았던 드래프트 픽으로 뽑은 선수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의 섹스턴이 앞으로 클리블랜드에게 어떤 의미의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가치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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