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동부 컨퍼런스 최고의 가드들 두 명이 맞붙는 경기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펼쳐졌다. 카이리 어빙(26)의 보스턴 셀틱스, 켐바 워커(28)의 샬럿 호넷츠 사이의 대결이었다.

이 대결의 결과는 팀 측면에서도 개인 측면에서도 워커의 완승이었다. 우선 샬럿이 접전 끝에 117-112로 보스턴을 눌렀다. 그리고 어빙이 48.0% 야투율로 27득점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면 워커는 7개 3점슛 포함 56.0% 야투율로 43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초 구멍 난 경기들을 몇 번 가진 어빙은 11월에 접어들며 큰 활약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워커는 개막전 51.7% 야투율 41득점으로 시작해 16경기 중 7경기에서 30득점을 넘겼다. 이렇게 지속적인 대활약들을 거치면서 마침내 20일 현재 개인 득점 리그 1위(29.6득점)에 올라섰다.

올시즌 짜릿한 득점 장면들로 웃을 순간들이 많았던 워커에게 리그 득점왕 자리가 열렸다. ⓒAFPBBNews = News1
여기엔 18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에서 팀은 연장 끝에 패했지만 61.8% 야투율로 60득점을 올렸던 것이 크다. 14일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전에서 12.5% 야투율 7득점에 그친 워커였지만 다음의 두 경기에서 합산 103득점을 올렸다.

같은 2011년 NBA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혔던 어빙과 9순위로 뽑혔던 워커 사이엔 지난 시즌까지 분명 어빙 쪽에 우위가 있었다. 둘 모두 7년차였던 전 시즌까지 기준으로 5시즌 올스타 어빙의 커리어 기록은 평균 22득점 5.5어시스트 1.3스틸, 2시즌 올스타 워커의 커리어 기록은 18.9득점 5.4어시스트 1.3스틸이었다.

2015~16시즌 NBA 파이널 7차전 결승득점의 주인공 등 이전까지의 이력을 모두 통해 본다면 여전히 동부 컨퍼런스 최고의 가드로서 어빙을 꼽을 근거는 충분하다. 하지만 순수 현재 보여주고 있는 기량을 통해 본다면 20일 경기에서 홈 관중들로부터 MVP 환호를 받은 워커의 손을 들어줄 근거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워커가 개인 득점 리그 1위를 포함 현재 보여주고 있는 맹활약 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 여기에 더 채워나갈 구석들은 있을까.

▶3점슛의 적극적 활용

NBA 역사에서 경기 당 3점슛 시도 10회 이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선수들은 둘뿐이다. 2015~16시즌 스테픈 커리(11.2회), 2017~18시즌 제임스 하든(10회)이다.

그리고 만약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시즌 세 명이 나올 수도 있다. 우선 하든(11.3회)과 커리(10.5회)가 있고 워커(10.4회)가 합류할 수 있다. 이전 두 시즌 동안 워커는 각각 경기 당 7.6회와 7.5회의 3점슛을 시도했던 바 있다.

38.9%의 괜찮은 3점 야투율을 기록 중인 워커는 경기 당 3점슛 성공 개수에서 20일 현재 2위(4.1개)에 올라 있다. 1위로는 현재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인 커리가 49.2%의 성공률로 평균 5.2개의 3점슛을 12경기 동안 넣었다.

이렇게 다수의 3점슛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드리블을 치는 중에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자신감과 손끝 감각이 필요하다. 3점슛을 패스 받은 직후 던지는 경우보다 드리블 중 던지는 경우가 1.5배가량 많은 워커에게 현재의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현재 43.8%에 달하는 점프슛 온도를 워커가 앞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FPBBNews = News1
▶리그 7위 공격지표 팀의 에이스이자 인솔자

NBA닷컴에 따르면 샬럿은 100포제션 당 112.1득점으로 리그 7위 공격지표를 기록 중이다. 이는 2016~17시즌 14위(108.4)였을 때보다도, 2017~18시즌 9위(108.9)였을 때보다도 상승한 숫자다.

이런 샬럿의 공격은 다름 아닌 워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가장 좋다. 워커가 코트 위에 있던 564분 동안 샬럿은 100포제션 당 111.5득점을 올렸는데 정규 인원 중 가장 좋은 개인 공격지표다.

사실 이런 그림은 최근 3시즌 동안 계속 있어 왔다. 워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샬럿의 득점이 가장 잘 풀렸다. 다만 이번 시즌 달라진 점이라면 워커에게 더욱 집중된 구도라는 사실이다.

전 시즌 워커는 평균 34.2분 동안 경기 당 야투 시도 17회와 자유투 시도 5.3회를 가졌다. 올시즌에는 평균 35.3분 동안 경기 당 야투 시도 21.6회와 자유투 시도 6.3회를 가지고 있다. 이 공격기회 사용 측면에서 올시즌 워커는 확연히 동료들과 구분되는 집중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높은 공격 참여 지분을 워커는 커리어 최고의 득점 효율성으로 응답하고 있다. 야투율 46.5%와 경기 당 자유투 5.4구 성공 등 전 시즌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최고의 숫자들이다. 이를 통해 전 시즌 평균 22.1득점에서, 2016~17시즌의 23.2득점보다도 훨씬 높은 29.6득점을 기록 중이다.

▶4쿼터의 사나이

워커의 평균 29.6득점 중 가장 많은 득점이 나오는 때가 4쿼터다. 네 쿼터들 중 가장 적은 평균 8.1분을 뜀에도 본인 시즌 야투율 46.5%보다 현격히 높은 52.5% 야투율을 통해 9.7득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선수들 중 4쿼터 득점 1위이기도 하다.

20일 경기 4쿼터 21득점이 2015~16시즌 11월24일 새크라멘토 킹스전과 더불어 워커의 생애 최다 4쿼터 득점이다. 팀의 4쿼터 33득점 중 21득점을 워커 혼자 올렸다.

그런데 이런 워커의 맹렬한 4쿼터 활약에도 샬럿은 승부처에서 썩 성과가 좋지 못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현상은 당장의 결과에는 좋지 못해도 앞으로의 결과에는 좋게 작용할 여지도 있다.

가드로서도 작은 편인 185cm 신장 워커에게 골밑 마무리는 불리한 면이 있긴 하지만 현재 레이업 성공률 53.1%는 더 올릴 필요가 있다. ⓒAFPBBNews = News1
▶막판 승부처 워커의 활약에도 이어지지 않은 승리들

공격지표 리그 7위(112.1), 수비지표 12위(107.6)의 위치를 놓고 보면 현재 샬럿의 8승8패 성적이 의아할 정도로 낮다. 샬럿의 경기 당 4.6점차는 리그 9위에 올라 있지만 승패 성적은 18위다.

이유는 접전 패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두 번의 20점차 이상의 대패들이 있긴 했지만 나머지 여섯 번은 모두 4점차 이내의 패배들이었다. 반면 8승에서는 30점차 이상 두 번을 포함 6경기에서 10점차 이상 낙승을 거뒀다.

하지만 또 이런 와중에도 워커의 승부처 활약은 빛났다. 경기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서 워커의 경기 당 7.3득점은 2경기 이상 클러치 상황을 겪어본 리그 전체 선수들 중 1위다. 총 득점에서도 45분 동안 58득점을 올린 워커가 47분 51득점의 2위 어빙보다 앞선다.

다만 긴장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 접어들수록 워커의 득점 활약은 식어갔다. 종료 1분 안 5점차 이내의 상황에서는 야투율 27.3%로 평균 1.9득점을 올렸는데 동일 조건 리그 선수들 중 13위의 득점이다.

대신 이번 보스턴전에서는 종료 33초를 남기고 3점차를 6점차로 벌린 3점슛이 워커의 손에서 나왔다. 물론 그 3점슛 전에 승부를 샬럿 쪽으로 기울게 만든 것은 18년차 가드 토니 파커(36)의 2연속 중거리 점프슛 성공들이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표정과 몸짓으로 파커의 활약을 반긴 워커는 마지막 3점슛으로 응답했다.

연장에서 패한 18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워커의 4쿼터 막판 분전이 없었더라면 연장도 가보지 못했을 것이다. 즉 클러치 공격지표 리그 24위(105.3)에 그쳐 있는 샬럿이 팀 차원의 전술 모색을 이뤄야 할 과제가 있다. 그래도 이런 클러치 성적 부진은 시즌이 흘러가며 나아질 가능성이 제법 있다.

아직 시즌 초이기 때문에 현재 워커의 맹활약이 지속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이전 시즌들과 꽤 차이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3점슛도 그렇고 미드레인지에서 보여주고 있는 58.0% 적중률은 커리어에서 매우 이례적인 숫자다.

때문에 앞으로 경기들을 치르며 워커의 숫자가 어떻게 변할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만약 현재보다 현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동부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서 진지한 논의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컨퍼런스 8위에 있는 팀이 안정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라도 워커의 계속된 활약은 꼭 필요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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