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에도 거칠 것 없어 보이던 골든스테이트에게 한 번의 고비가 왔다. 최근의 3연패, 5경기 중 1승4패가 그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마침 3연속 원정길에 올랐던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그 마지막 일정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에서도 92-104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얼마 전까지 리그 1위에 올라 있던 이들의 성적은 서부 컨퍼런스 4위까지 내려왔다.

최근 5경기 중 4패도 모두 원정에서 당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골든스테이트는 올시즌 원정에서 약한 것일까. 그보다는 에이스 스테픈 커리(30)와 수비의 중심 드레이먼드 그린(28)의 공백을 원인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커리는 허벅지 안쪽 부상으로 6경기 연속 결장 중이며 , 그린은 징계와 발가락 부상 등으로 최근 7경기 중 5경기를 결장하고 있다. 두 명 모두 2014~15시즌부터 골든스테이트가 리그 정상에 등극하도록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선수들이다.

그래도 케빈 듀란트(30)와 클레이 탐슨(28)이라는 스타들이 남아 있는 골든스테이트가 이렇게 연이어 패하는 것은 그렇게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어떤 문제들이 있던 것일까.

종료 3분38초전 골든스테이트가 1점차까지 좁혔지만 승부처에서 더욱 벌어지며 샌안토니오에게 12점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달라진 환경 속에서 떨어진 스타 2인의 활약

계속된 결장에도 커리는 19일 현재 개인 평균 득점 리그 1위(29.5득점)에 올라 있다. 여기에다 51.5%의 야투율에 49.2%의 3점슛 적중률까지 갖추며 강력한 MVP 후보로서 나설 기세였다.

이랬던 커리가 빠진 뒤로 골든스테이트는 득점력에 있어 큰 타격을 입었다. NBA닷컴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는 커리가 결장하기 전까지 12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118.8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1위에 올라 있었다. 공격지표 2위(115.3)와도 제법 차이나는 막강한 득점력이었다.

반면 그 뒤의 6경기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06.3득점에 그쳤다. 이는 19일 현재 리그 21위 공격지표에 해당한다. 승리를 거뒀던 11일 브루클린 넷츠전의 100포제션 당 124.7득점을 제외하면 최소 94.8득점에서 최대 107.9득점 사이 낮은 대역의 성과들을 냈다.

커리와 함께 팀의 주포를 맡았던 듀란트와 탐슨이 이 기간 동안 평소보다 낮은 성과를 냈던 것이 컸다. 올시즌 야투율 50.0%에 평균 27.2득점 기록의 듀란트는 커리가 빠진 최근 6경기 동안 평균 28득점을 42.1% 야투율로 올리는 중이다. 시즌 야투율 44.8%에 평균 21.4득점인 탐슨은 22.7득점을 41.9% 야투율로 올리고 있다.

두 명 모두 볼을 가졌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한 득점원들이지만 자신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높아진 탓에 효율성이 떨어졌다. 특히 탐슨이 자신의 평소 주특기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크다.

탐슨은 시즌 초 극심한 3점슛 부진을 보이다가 10월30일 NBA 신기록인 1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뒤로 안정세를 찾아갔다. 하지만 커리가 빠진 뒤로 다시 저조한 대역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는 총 27회의 시도 중 5개(18.5%)만 성공시켰다.

탐슨은 볼 없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동료의 패스를 받아 던질 때 매우 정확한 적중률을 보여준다. 하지만 커리가 빠진 최근에는 대부분 자신이 볼을 다루며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3점 라인 안에서는 제법 통하고 있지만 3점 라인 밖에서는 신통치 못하다.

탐슨이 쉬운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커리와 그린 등 수비의 눈길을 뺏는 동료들이 필요하다. ⓒAFPBBNews = News1
▶골든스테이트의 정체성 속공의 실종

4연속 NBA 파이널 진출을 이뤘던 2014~15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속공 득점 순위에서 매번 1위에 올랐다. 골든스테이트가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보여줬던 데에는 커리와 탐슨의 3점슛도 컸지만 매섭게 몰아치는 속공의 위력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골든스테이트에게서는 휘몰아치는 속공의 위력을 크게 느낄 수 없다. 경기 장면에서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물론 경기 당 속공 득점에서도 낮은 대역을 형성 중이다. 9일 밀워키 벅스전에서는 속공으로 단 4득점만을 올리기도 했다.

9일 전까지 골든스테이트는 경기 당 속공 22.2득점으로 LA 레이커스(23.5득점) 다음 2위에 올라 있었다. 순위는 내려왔지만 전 시즌의 평균 19.3득점보다 높은 숫자다. 하지만 그 뒤의 7경기 동안에는 속공으로 경기 당 9.9득점만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같은 기간 상대방들의 속공 평균 13.3득점보다도 낮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에는 우선 커리의 공백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 속공 3점슛 등 빠른 역습 때 커리가 벌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 속공은 무엇보다 수비가 받쳐줘야 한다. 그 점에 있어 그린이 빠진 최근 골든스테이트가 고전하는 면이 클 수 있다.

▶수비에서 그린을 대체할 수 없는 여건

그린이 11경기 연속 출전을 기록하던 6일까지 골든스테이트는 100포제션 당 106.3실점으로 수비지표 리그 10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 뒤의 7경기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12.7실점을 내주고 있다. 이는 19일 현재 리그 29위에 해당하는 수비지표다.

최근 시즌들 동안 골든스테이트에서 그린의 수비 진영 활약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2016~17시즌 올해의 수비수 이력을 필두로 골든스테이트가 스몰 라인업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열쇠다.

더욱이 현재는 그린이 빠졌을 경우 마땅히 대체할 인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센터 인원들 중 듬직한 수비 실적을 내고 있는 선수가 없다. 3연패에 빠져 있던 샌안토니오가 19일 승리를 거둔 데에는 최근 부진을 보였던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62.5% 야투율로 24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한 활약이 컸다.

유능한 선수지만 댈러스 매버릭스전에서 신인 루카 돈치치에게 24득점을 허용했던 장면들은 골든스테이트의 헐거워진 수비력을 체감하게 했다. ⓒAFPBBNews = News1
▶스타 외에 얕은 선수층을 감내해야 하는 시즌

아킬레스 부상의 위험부담이 있긴 하지만 4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돼 왔던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28)를 올여름 영입함으로써 골든스테이트는 스타의 깊이를 더욱 깊게 했다.

하지만 강력한 스타 조합 외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환경에도 처해 있다. 2014~15시즌부터 핵심 벤치 요원으로서 임해 왔던 안드레 이궈달라(34)와 숀 리빙스턴(33)은 연령상 기여도가 떨어지는 일이 이상하지 않다. 젊은 선수들 중 크게 발전한 이들도 없다.

즉 모두가 건강하다면 리그 최강의 위력을 뿜어낼 준비가 돼 있지만 부상 등으로 스타 중 결원이 생긴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빠지고 있는 커리와 그린은 공격과 수비 각 상황에 있어 정말 의미가 크다.

커리의 복귀일자가 불투명한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홈으로 돌아와 최근 3연승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22일 맞붙는다. 그 뒤의 24일에는 현재 컨퍼런스 1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도 상대한다.

2013~14시즌 이후 4연패 이상은 한 번도 없던 골든스테이트에게 시즌 초지만 꽤 큰 고비가 왔다. 듀란트 또는 탐슨이 평소 이상의 대활약을 해줘야 하는 시기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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