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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마치 재수를 보는데 노량진 고시원 단칸방과 새벽부터 학원을 나가는, 고단한 재수가 아닌 집에서 시간에 맞춰 전과목 과외선생이 오는 ‘황제 재수’를 하는 느낌이다.

FA재수를 택했지만 굴욕적인 재수가 아닌 203억원(1790만달러)을 연봉으로 받게된 류현진(31)이다. LA다저스와 1년 더 함께하게 된 류현진의 FA재수 배경과 내년 FA대박 가능성을 알아본다.

  • ⓒAFPBBNews = News1
▶다소 놀라웠던 QO제시, 다저스의 류현진 가치 인정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LA다저스는 6년 3600만달러 계약이 종료된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 이하 QO)를 제시했다.

퀄리파잉 오퍼란 FA 권리가 있는 선수에게 구단이 메이저리그 상위 연봉 125명의 평균 연봉(올해 1790만달러)을 제시해 선수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1790만달러를 받고 내년에도 뛰게 된다.

거절할 경우 해당 선수를 FA로 영입하는 타구단에 원소속팀은 다음시즌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권과 국제 유망주 계약금 중 일부를 받아낼 수 있다. 기존 소속팀에게 우선 협상권과 보류권을 인정해주는 제도인 셈이다.

류현진은 100여명은 되는 FA 중 QO를 제시받은 단 7명 중 한명이었다. QO를 제시받은 선수들이 4억달러 계약을 노리는 브라이스 하퍼 등이라는 점에서 연봉 1790만달러를 받아도 충분한 혹은 모자란 선수라는 의미이기에 다저스가 류현진의 가치를 인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현지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부상으로 시즌 절반 이상을 날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도 남겼기 때문. 하지만 나올 때만큼은 완벽에 가까웠던 모습(7승 3패 평균자책점 1.97)과 진출 초기 다저스 2~3선발을 도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납득이 가능했다.

▶류현진의 QO 수락 배경

그렇다면 류현진은 왜 QO를 수락하고 FA를 1년 뒤로 미뤘을까.

2017시즌 어깨 부상 후 첫 복귀시즌을 무난하게(5승9패 평균자책점 3.77) 보낸 류현진 입장에서 2018시즌 도중 당한 사타구니 부상만 아니었다면 82.1이닝에서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한 좋은 모습을 더 보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차라리 2019시즌 부상없이 보내며 이런 활약을 이어간다면 내년시즌 종료 후 FA대박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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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6년을 보낸 LA는 미국 내 최고 한인타운을 가진 도시다. 날씨도 따뜻하고 생활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결혼까지 했기에 무리하게 새로운 도시를 찾아 이동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LA에서의 생활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았던 류현진이다.

또한 류현진은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특히 잘 던져왔다. 올시즌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5, 원정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8로 불균형이 컸다.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도 홈에서 평균자책점 2.85, 원정에서 3.56으로 0.7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행여 QO를 거절하고 FA시장에 나갔다가 ‘FA미아’가 될 경우도 생각해봐야했다. 2018시즌을 앞두고 3루수 마이크 무스타커스는 호기롭게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 3루수로 38홈런에 올스타 선정까지 최고의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까지 계약하지 못했고 결국 무스타커스는 원소속팀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1년 550만달러라는 굴욕적인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

QO를 거절하고 나온 무스타커스를 영입하면 신인 상위 지명권과 국제 유망주 계약금 중 일부를 내줘야한다는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인 지명권과 국제 유망주 계약금의 가치는 매우 높다.

류현진이 만약 대가없는 FA라면 매력적일 수 있지만 QO를 거절하고 나온 FA였을 때 류현진에 거액도 안기고 다저스에 대가까지 내주는 것이 타팀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류현진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하필 브라이스 하퍼, 댈러스 카이클, 기쿠치 유세이 등 대어급 고객들이 FA로 나오기에 온전히 류현진 협상에 힘을 쏟기 힘든 사정도 있었다.

▶류현진, 2019시즌 종료 후 진짜 ‘대박’ 노린다

QO는 생애 한번 제시를 받으면 다음엔 받지 않는다. 즉 QO를 받아들인 류현진은 2019시즌 종료 후에는 정말 자유로운 FA가 된다. 대가가 발생하지 않는 FA이며 2020년은 33세 시즌으로 아직 기대해볼 여지가 남아있다.

게다가 2019시즌 종료 후에는 게릿 콜, 저스틴 벌랜더, 매디슨 범가너, 크리스 세일 등 투수 대어들은 나오지만 류현진 정도의 3선발급 선수는 많지 않다는 전망이다. 류현진은 류현진만의 경쟁력을 갖춘다면 FA대어들 사이에서도 대어를 놓칠 경우 1순위 정도의 입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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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류현진에 가장 의심을 가지는 것은 잦은 부상 경력과 이로 인해 한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는지다. 실제로 류현진은 첫 2년을 제외하고 지난 4년간 213.2이닝을 소화한 것에 그쳤고 8번이나 부상자명단에 등록됐다.

류현진 에이전트 측 역시 “퀄리파잉 오퍼를 받고 준비 잘해서 내년 시즌 류현진의 건강과 실력을 다시 확인시켜준다면 더 이상 내구성 관련된 얘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몫했다”고 밝히면서 부상에 대한 우려만 날린다면 FA대박은 충분히 얘기해볼 수 있다.

한국 투수 역대 최고 계약이었던 5년 6500만달러의 박찬호(2001 텍사스 레인저스)의 계약도 뛰어넘을 수 있다. 이미 4년 6000만달러 수준의 계약이 이번 FA시장에서도 언급됐는데 활약도에 따라 3~4년 수준에 연간 2000만달러인 8000만달러의 계약도 노려볼 가능성도 있다.

물론 모든 전제는 류현진이 실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상없이 2019시즌을 났을 때만 가능하다. 좋은 지원을 받는 재수의 결말도 해피엔딩일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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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11/18 0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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