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대기록 작성과 함께 LA 레이커스가 4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최근 7경기로 보자면 6승1패 쾌조의 행진이다.

레이커스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전에서 126-117로 승리했다. 여기에서 르브론 제임스(34)가 본인의 시즌 최고 44득점을 올림과 함께 역대 통산 득점 5위로 올라섰다.

경기 전까지 통산 3만1381득점에 있던 제임스는 3만1425득점을 채우며 종전 5위였던 윌트 체임벌린(3만1419득점)을 넘어섰다. 이제 4위 마이클 조던(3만2292득점)과는 867득점 차이가 됐다.

44득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 3블록 맹활약으로 제임스가 개인의 역사적인 기록과 팀의 시즌 첫 4연승 기쁨을 동시에 누렸다. ⓒAFPBBNews = News1
이런 개인의 영예와 별개로 레이커스는 시즌 초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 3연패로 시작해 첫 7경기 동안에는 2승5패에 그쳤던 레이커스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개막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팀이자 맞상대 16연패를 기록하고 있던 팀인 포틀랜드를 그 뒤로 두 번 만나 모두 이겼다는 점이다. 1패를 당했음에도 포틀랜드는 15일 현재 10승4패(승률 71.4%)로 서부 컨퍼런스 2위에 있는 팀이다.

한편 레이커스는 이번 4연승을 통해 8승6패(승률 57.1%)로 컨퍼런스 7위에 올랐다.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팀이 제임스의 합류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리란 예상에 맞아 들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레이커스는 그런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아직 크게 꺼지지 않은 르브론의 위력

16년차 제임스는 이제 기량 하락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때다. 생후 33년319일이 지난 시점은 대개의 NBA 선수들에게 제법 하락세가 보이곤 하는 때다. 하지만 기록 측면에서 아직 제임스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30대 나이에 접어드는 무렵부터 수비 진영 쪽 제임스의 활동량은 크게 줄었다. 특히 정규 시즌 동안에는 수비에 큰 에너지를 쏟지 않는 경향이다. 최근 소속팀들의 시즌 수비 실적이 안 좋은 데에는 제임스 본인의 탓도 일정 부분 있다.

그래도 공격 진영에서만큼은 여전히 상대에게 위력적인 존재다. 현재 평균 27.6득점은 커리어 중 5번째로 높은 득점에 해당한다.

다만 경기 장면들에서 제임스의 위력이 어딘가 전에 비해 떨어져 보이는 측면은 있다. 골밑 마무리에서 전보다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제한구역에서 제임스의 65.5% 정확도는 리그 평균(62.3%)보다 높지만 지난 시즌(75.2%) 포함 70%를 훌쩍 넘겼던 전 시즌들에 비해 덜하다.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서의 위력이 덜해진 점도 있다. 경기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상황일 때 전 시즌 제임스는 55.8% 야투율로 평균 4.4득점을 올렸다. 이는 리그 2위의 개인 클러치 득점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현재는 40.0% 야투율로 리그 37위의 평균 2.8득점이다.

이렇게 경기 장면에서 제임스의 위력이 덜해진 감은 있지만 전체적인 득점 효율성은 커리어 중 높은 편에 든다. 야투 및 자유투를 통괄해 측정하는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에서 올시즌 현재 61.3%는 커리어 중 5번째로 좋은 숫자다.

▶제법 올라온 3점슛 정확도

제임스가 6회 시도 중 5개(83.3%) 3점슛을 성공시킨 것을 포함해 레이커스는 이번 포틀랜드전에서 46.9%의 높은 3점슛 정확도를 선보였다. 최근 4연승 동안에는 최소 12개 이상의 3점슛을 경기마다 꽂고 있다.

시즌 첫 두 경기에서는 각각 23.3%와 25.0% 적중률로 채 10개가 안 되는 3점슛을 성공시켰던 형편에서 아주 개선된 국면이다. 현재 레이커스의 3점슛 적중률 36.0%는 리그 13위의 괜찮은 편에 속한다.

경기 당 1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는 선수들 중 조쉬 하트(23)가 42.7% 적중률로 2.3개를 성공시키며 가장 큰 원거리 화력을 보태고 있다. 론조 볼(21)도 38.1% 적중률로 경기 당 1.7개 3점슛을 넣고 있다. 다만 전 시즌 36.6% 성공률로 경기 당 2.1개 3점슛을 넣던 카일 쿠즈마(23)는 올시즌 현재 29.7% 정확도에 그치고 있다.

제임스와 루크 월튼 감독과의 갈등 루머도 있었지만 현재 레이커스의 팀 분위기는 좋은 성적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좋다. ⓒAFPBBNews = News1
▶수비가 되면 이긴다

126득점을 올렸지만 포틀랜드에게 117실점을 내준 15일 경기를 두고 선뜻 수비가 좋았다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포틀랜드의 평소 실적에 비하면 나름 잘 막아낸 경기로 평할 수 있다.

포틀랜드의 평균 115.9득점에 비하면 높지만 100포제션 당 득점 기준에서는 낮았기 때문이다. 14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113.5득점을 기록 중인 포틀랜드는 15일 경기에서 112.5득점을 기록했다.

득점 및 실점 실적으로 나눴을 때 레이커스가 이겼을 때와 졌을 때 크게 갈리는 쪽은 실점 쪽이다. 공격지표는 이겼을 때 111.0, 졌을 때 109.1이다. 반면 수비지표는 이겼을 때 103.7, 졌을 때 115.0의 큰 차이를 보여준다.

15일 현재 레이커스의 수비지표는 여전히 리그 20위(108.7)에 그쳐 있다. 하지만 최근 피닉스 선즈에서 방출된 타이슨 챈들러를 들인 뒤로 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12일 애틀란타 호크스전에서 상대의 결승 득점을 차단한 블록 등 챈들러의 활약 덕분이다.

챈들러가 합류한 이후 최근 4경기 레이커스의 수비지표는 101.2다. 이는 15일 현재 리그 1위(101.0) 보스턴 셀틱스 바로 뒤에 해당하는 숫자다. 비교적 빠른 경기 페이스를 택하고 있는 레이커스에게 수비 성과 지속력은 중대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재능 측면에서 기대가 큰 브랜든 잉그램이 기량을 제대로 펼치는 모습이 필요하다. ⓒAFPBBNews = News1
▶젊은 선수들이 제 궤도에 올라야

레이커스는 브랜든 잉그램(21), 쿠즈마, 볼, 하트 등 젊은 선수들의 발전이 중요하다. 당장 올시즌 우승을 노리기보다는 이후를 노리는 전략을 가지는 입장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신호가 다음 시즌 성과에 크게 연결될 수 있다.

그에 맞춰 팀 내 평균 출전 시간에 있어 1위 제임스(35분) 다음으로 쿠즈마(31.3분), 잉그램(30.6분), 하트(26.6분), 볼(26.1분)이 상위 5인을 구성한다.

이 중 잉그램이 전 시즌의 가능성을 잇지 못해 아쉬움을 사고 있다. 현재 44.7% 야투율로 평균 15.2득점을 올리고 있는데 경기별 기복이 큰 편이다. 특히 206cm 신장에 221cm 양팔너비의 이점을 지녔지만 골밑 마무리에서 고전하고 있어 아쉽다. 제한 구역 적중률 리그 평균(62.3%)에 크기 못 미치는 51.0%를 기록 중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시즌 기록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기복이 있는 편이다. 물론 워낙 제임스의 지분이 큰 팀이기 때문에 이들의 부진이 그대로 팀 승패와 연결되지 않는 경향도 있다.

그래도 결국 레이커스가 좋은 팀으로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이 젊은 선수들의 좋은 성과와 발전이 따라야 한다. 그리고 당장 베테랑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32)의 2주 이상 공백이 예고됐기 때문에 더욱 분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레이커스는 미 대륙 반대편 올랜도 매직에서 시작하는 3연속 동부 원정길에 오른다. 18일-19일 연일 경기가 있기도 한 반갑지 않은 일정이지만 상대방들이 모두 현재 5할 승률 아래인 이점도 있다. 이 일정에서 좋은 성과를 뽑아낸다면 더욱 좋은 팀 분위기를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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