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올림픽파크텔=박대웅 기자] “저는 팀 킴을 100% 지지합니다.”

여자컬링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의 폭로와 장반석 경북체육회 감독의 반박이 진실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외국인 코치 피터 제임스 갈란트 역시 팀 킴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로 구성된 팀 킴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등에게 받아온 부당한 처우에 대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팀 킴은 김경두 부회장의 사위이자 김민정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 경북체육회 감독이 본인들의 주장을 반박한 부분에 대해 사실과 다른 점이 있음을 밝히면서 이를 재반박하거나 추가적인 폭로를 통해 그동안의 부조리가 모두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팀 킴의 평창올림픽 은메달을 함께 이뤄낸 피터 갈란트 코치가 그동안 팀 킴에 합류한 이후 겪어온 경험을 직접 작성한 글이 소개되기도 했다.

갈란트 코치는 2015년 스페인 세계 유니버시아드 게임 당시 김은정 팀을 처음 만났고, 이후 2016년 1월 팀 킴 코치로 합류했음을 밝힌 뒤 “아이스에서 훈련하고 팀 킴의 기술과 전략 향상을 위해 일하는 것은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팀 킴은 매우 헌신적인 선수들이었고, 이들이 팀으로서 홈 관중 앞에서 메달을 딴 것이 매우 뿌듯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갈란트 코치는 “그 과정에 많은 고난이 있었다”면서 “이는 팀의 지도부로부터 야기된 매우 불필요한 난관이었고, 주로 팀의 지도부와 대한컬링경기연맹 사이의 갈등이었다. 나는 팀 킴과 그 지도부(김경두 부회장,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의 사이가 악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 킴으로부터 3년 간 코치로 재직하는 동안 팀의 지도부와 겪었던 어려웠던 점들을 문서로 요청받았음을 밝힌 뒤 이슈사항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나갔다.

먼저 갈란트 코치는 소통적인 측면에서 “매우 형편없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메일은 팀 지도부를 통해 아주 가끔 답장을 받았을 뿐이며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수없이 보내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또한 급여 역시 제 시기에 지급을 받지 못했으며, 요청을 했을 때 비로소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갈란트 코치의 설명이다. 결국 모든 급여를 다 받을 순 있었지만 2017년 4월 급여를 9개월 뒤 받은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아무 문제없이 정시에 급여를 지급했지만 팀 킴 지도부와 관련해서만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연습 시간, 투어 일정으로 인한 출국 시기, 어떤 대회에 참가하는지의 여부 등 일정에 대한 소통은 늘 막판이 됐을 때 공유 받았으며 숙박 문제도 불편함이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갈란트 코치는 본인이 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과 관계없이 김민정 감독으로부터 연습 아젠다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김민정 감독이 헤드코치로 대우받기를 원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컬링에 대한 전문성은 선수들보다 훨씬 떨어졌음을 지적한 뒤 연습 시간의 10%만 링크장에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훈련들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민정 감독이 대한컬링경기연맹 혹은 다른 팀과 연관된 그 누구와도 대화하지 못하도록 집착했으며, 연맹 이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에 화를 내거나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같이 일을 할 수 없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 인터뷰에서 김경두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의 컬링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강요받았고, 2017년 올림픽 선발전 1차전 최종 경기 패배 후 모든 기회를 잃은 것처럼 취급돼 압박감을 받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17 베이징 세계선수권 대회 참가 직전 연습시간을 요청했지만 중요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았고, 결국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사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 외에도 외국인 코치라는 이유로 받아야 했던 수많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폭로 역시 계속해서 이어졌다.

특히 평창올림픽 은메달을 딴 뒤 김민정 감독으로부터 팀의 축하자리에 초대받은 적도 없었으며, 라커룸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캐나다로 떠난 뒤 멤버들에게 요청했지만 선수들의 휴대폰을 관리한 김민정 감독에 의해 사진마저 사라진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갈란트 코치는 지난 7월 김은정의 결혼식에서 팀 킴과 재회해 함께 올림픽 은메달을 축하할 수 있었다.

갈란트 코치는 “팀 킴이 그랜드슬램 대회에 출전할 것을 기대했지만 단 1개의 국제대회도 출전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팀 킴이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며 “세계랭킹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출전하지 않을수록 최상위 티어로 돌아오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울 것이다. 진정 부끄러운 일이다”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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