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기대에 비해 가장 실망스런 팀이 휴스턴 로켓츠일 것이다. 13경기를 치른 현재 아직도 5할 승률에 닿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최근 2연승은 제법 좋은 신호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인디애나 페이서스전 115-103 승리에 이어 14일 덴버 너겟츠전도 109-99, 넉넉한 승리로 이어졌다. 올시즌 들어 유이한 두 자릿수 승리들이기도 하다.

물론 14일 현재 6승7패(승률 46.2%), 서부 컨퍼런스 12위 성적은 매체와 팬들이 올시즌 휴스턴에 대해 점친 성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65승17패(승률 79.3%)의 리그 1위 성적으로 마감했던 전 시즌을 토대로 한 기대치가 있었다.

하지만 어쨌든 최근 보여주고 있는 2연승 동안의 내용만큼은 휴스턴이 다른 팀들에게 있어 쉽게 이길 상대는 아님을 보여줬다. 인디애나전은 최대 24점차, 덴버전은 15점차까지 리드를 가지며 경기 당 8.5점차로 앞섰던 지난 시즌의 냄새를 느끼게 만들었다.

되살아난 크리스 폴의 활약에 힘입어 휴스턴은 2연승을 거둔 동시에 덴버를 4연패에 빠트렸다. ⓒAFPBBNews = News1
공교롭게도 16년차 베테랑 카멜로 앤써니가 경기를 빠진 이후 2승1패를 거두고 있는 휴스턴이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말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4승6패를 본 앤써니 때문에 휴스턴은 가라앉고 있었던 것일까. 이제는 나아질 일밖에 없는 것일까.

▶전적인 패인은 아니었던 멜로

전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상대했던 9일 경기에서 앤써니는 11회 야투 중 1개(9.1%)만 성공시키며 2득점에 그쳤고 팀의 22점차 대패를 봐야 했다. 그리고 그 뒤로 앤써니는 팀의 경기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그 오클라호마시티전이 앤써니의 마지막 휴스턴 소속 경기란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다.

10경기 야투율 40.5%에 평균 13.4득점의 앤써니 기록은 실망에 그쳤던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시절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엔 40.4% 야투율 평균 16.2득점으로 마감했다. 앤써니의 커리어 기록은 44.9% 야투율 평균 24득점이다.

여기에 더해 휴스턴은 앤써니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많은 실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휴스턴은 9일까지 10경기 480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9.9실점을 허용했다. 이 중 앤써니가 뛴 294분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11.0실점이었다.

이는 휴스턴 인원 중 마이클 카터윌리엄스(116.3) 다음으로 가장 안 좋은 개인 수비지표였다. 커리어 동안에도 수비 진영 활약에 대해 좋은 평판이 아니었던 앤써니였고 이런 그를 포함시킨 라인업 조합에 있어 휴스턴이 숙제를 풀지 못했음이 밝혀진 셈이다.

그래도 주전 출전은 2경기에다 팀 내 평균 출전시간 6위(29.4분)였던 앤써니에게 팀 부진의 모든 탓을 돌리기엔 무리다. 팀 내 시즌 샐러리 10위 앤써니보다 중대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 중 부진을 보인 이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주요 윙 자원들이 여름에 나간 타격을 PJ 터커가 분전하며 메워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바닥에 가라앉았던 득점력의 회복

앤써니가 처음 빠진 11일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에서도 휴스턴은 89-96의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팀 전체 야투율 33.3%에 그치는 저조한 득점력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런 큰 부진의 경기를 포함해 11일 리그 공격지표 순위에서 휴스턴은 리그 27위(103.1)에 있었다. 리그 30팀 모두가 100포제션 당 100득점 이상을 기록 중인 가운데 휴스턴에겐 100포제션 당 100득점 미만 경기가 5경기 있었다. 이 중 승리는 시카고 불스전 한 번뿐이었다.

리그 19위(109.1)에 있던 수비지표도 휴스턴의 패배들에 영향을 미쳤지만 주요 공격수들의 부진이 맞물린 팀 공격 부진이 컸다. 그리고 최근 2연승은 그동안 나왔던 공격진영 성과들과 확연히 달라진 결과를 보여줬다.

12일 인디애나전은 100포제션 당 122.3득점, 덴버전은 122.5득점을 기록했다. 이전 경기들 중 공격지표 120을 넘겼던 경기는 3일 브루클린 넷츠전(129.3)뿐이었다.

4경기 연속 100득점을 넘기지 못하고 11일 경기에선 89득점에 그쳤다가 갑자기 12일 경기에서 115득점을 올렸던 데에는 무슨 힘이 작용한 것일까. 여기엔 팀 내 시즌 샐러리 1위 크리스 폴의 반등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2경기 갑자기 슈팅 컨디션이 올라온 폴

시즌 첫 2경기 연속 야투율 50%를 넘기던 폴은 폭력 행사로 인한 징계로 2경기 결장 후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복귀 후 7경기 동안의 전체 야투율이 34.9%였고 3점슛 성공률은 23.7%였다.

그 7경기 동안 최고 야투율이 48.1%였고 나머지 경기들에선 모두 36.4% 이하였으며 최저가 10개 야투 실패를 통한 23.1%였다. 경기 당 야투 시도 10회를 넘기는 선수가 이렇게 슈팅 난조에 빠지면 팀의 득점력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최근 2경기에서는 각각 61.5% 및 58.3% 야투율을 통해 26득점 및 21득점을 올렸다. 최근 2경기 동안 코트 위 전 구역에 걸쳐 좋은 슈팅을 보여준 가운데 부진했던 때와 결정적 차이는 3점슛과 골밑 마무리다.

앞선 9경기 동안 폴의 레이업 성공률은 47.8%에 그쳤다. 그리고 최근 2경기에서는 50.0%다. 커리어 동안 60%를 넘기곤 했던 정확한 레이업 성공률에 아직 미치진 못했지만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점프슛에서 61.1% 성공률의 놀라운 성과가 더해졌다.

▶고든의 온도는 아직

팀은 회복했지만 평균 32.7분 출전시간을 받고 있는 에릭 고든의 부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 시즌 MVP 제임스 하든의 영향력이 무엇보다 휴스턴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팀에서 2번째로 많은 경기 당 16.1회 야투 시도의 고든이 살아날 필요가 있다.

현재 고든은 32.3% 야투율로 평균 14.8득점에 그쳐 있다. 팀에서 2번째 많은 공격기회를 사용 중인 고든이 야투율 40%를 넘긴 적은 단 2경기뿐이다.

그리고 최근 2경기 동안에도 각각 21.4% 및 33.3% 야투율에 그치고 있다. 각각 7개와 5개의 3점슛 실패도 따랐다. 경기별 온도 차가 큰 선수라는 단점이 있었는데 현재까지는 계속해서 차가운 온도가 지속되고 있다.

결국 하든이 다른 선수들과 다른 슈퍼스타의 활약을 보여줘야 꾸준한 승리가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AFPBBNews = News1
▶중심인 하든이 계속해서 맹활약한다면 낙관적

현재의 스몰 라인업들로 휴스턴이 수비에서 버텨내는 방도를 터득한 듯 보인다. 가드 등이 빅맨들을 막아야 하는 미스매치 상황에서도 실점 없이 공격권을 따내는 장면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격 진영에서는 하든이 다시금 슈퍼스타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0월말 무렵 3경기 연속 결장을 거쳤고 2연패 동안 부진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다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게도 현재 휴스턴은 홈에서 1승4패, 원정에서 5승3패의 성적을 남겼다. 14일 덴버 원정을 다녀온 휴스턴은 16일부터 홈 3연전을 치른다. 과연 홈 약세를 회복할 수 있을까. 일단 그 첫 상대가 컨퍼런스 1위 12승3패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기에 시작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계속해 물러나기엔 휴스턴이 너무 많은 패배를 당한 상태다.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해 치고 나가야 앞으로의 순위 싸움에서 불리한 국면에 처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앤써니와 카터윌리엄스 등의 여름 영입들은 시행착오로 결론이 났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존 핵심 선수들의 완전한 회복, 그리고 새로운 인원의 발견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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