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관계자들과 팬들이 보지 말았으면 하는 끔찍한 부상이 나오고야 말았다.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고든 헤이워드의 시즌을 앗아가 버렸던 장면과도 비슷한 상황이 젊은 선수에게 또 닥쳤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경기 중 도약 후 오른쪽 다리 아래 부분이 꺾인 캐리스 르버트(24·브루클린 넷츠)의 부상은 헤이워드 때와 마찬가지로 동료들은 물론 상대 선수들까지 기도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브루클린의 케니 앳킨스 감독의 말마따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치르던 그 경기의 승부는 아무 상관이 없어진 시점이었다.

다리가 부러진 부상은 그 장면 자체의 끔찍함은 물론 그 선수가 코트에 나설 시간을 한참이나 뺏어버리는 잔인한 사고다. 때문에 그 어느 선수를 막론하고 이런 부상을 당한다면 구단 차원을 넘어선 온 리그와 농구 관계자들의 위로 및 회복 염원을 불러일으킨다.

르버트와 브루클린 모두에게 이번의 큰 부상은 앞으로의 시간에 있어 타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다 르버트의 현 상황을 감안한다면 더욱 안타까운 사고다. 도약의 시즌을 예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년차를 맞이한 시즌에서 르버트는 앞선 13경기 동안 올시즌 가장 향상된 선수(MIP)에 선정될 강력한 후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르버트가 그동안 보여주던 모습을 재조명하며 그와 브루클린이 얼마나 큰 시련을 당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드래프트 전에도 다리 부상이 말썽

2016년 NBA 드래프트 하루 전, 르버트는 각 NBA 팀의 선수단장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부상 전력에 대한 의심을 거둬달라는 내용이었다.

미시건 대학에서 4학년까지 모두 채운 르버트는 3학년과 4학년 때 발쪽 부상들로 꽤 오랜 기간 코트에 나서지 못했었다. 특히 4학년 시즌을 멈추게 했던 발 피로골절은 오랜 재활 기간을 요하는 수술로 이어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나 뽑힐 것이란 전망도 나왔었다.

그래도 트리플더블도 기록해 보는 등 여러 방면에 걸쳐 활약했던 르버트의 대학 이력은 그가 20순위로 뽑히도록 만들었다. 대학 4학년 시즌 때는 평균 16.5득점 5.3리바운드 4.9어시스트의 풍성한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원래 인디애나가 뽑은 르버트는 2016년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브루클린으로 소속을 옮겼다. 한동안 변변한 드래프트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던 브루클린에게 모처럼 젊은 유망주가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가능성을 보여줬던 지난 두 시즌

지난 두 시즌 동안 브루클린은 각각 20승과 28승에 그치며 계속해서 리그 바닥권 성적을 냈다. 과거 방만했던 선수단 샐러리 운영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르버트는 젊은 피가 끊길 것이라 예상됐던 브루클린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다른 베테랑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신인 르버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2점 야투율 57.1%를 뽑아냈었다. 다만 3점 야투율은 32.1%에 그치며 전체 45.0% 야투율로 이어졌다.

2년차 르버트는 팀의 공격 흐름에서 자신의 힘으로 득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결국 이는 2점 야투율이 48.0%로 뚝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제대로 활약하는 몇몇 경기들로도 이어졌다. 기복이 안정된다면 충분히 기여할 가능성이 보였다.

올시즌 르버트가 보여준 바스켓 근처 마무리는 단순한 기록의 향상을 넘어선 진정한 기량 향상이다. ⓒAFPBBNews = News1
▶페인트 구역에서 선보인 멋진 승부 능력

올시즌 현재까지 르버트는 두 번의 막판 결승 득점들을 뽑아냈다. 두 번 모두 경기 종료 몇 초를 남기지 않은 동점 상황에서 나온 장면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두 번 모두 페인트 구역에서 던진 야투 성공이었다는 점이다. 한 번은 제한구역 경계선 바로 바깥에서, 한 번은 자유투 라인에서 한 발짝 안에 들어온 지점에서 나왔다.

이 지점들에서 르버트는 상대 수비의 저항 너머로 슛해 성공시켰다. 10월20일 뉴욕 닉스전의 107-105 승리, 11월10일 덴버 너겟츠전의 112-110승리가 이런 르버트의 활약들을 통해 나왔다. 즉 현재까지 브루클린의 6승 중 2승이 이런 짜릿한 클러치 활약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승부사 활약들은 우연이 아니다. 전 시즌 야투율 43.5%로 평균 12.1득점을 올리던 르버트가 올시즌 47.3% 야투율로 18.4득점을 올리고 있는 이유가 페인트 구역 마무리 향상 덕분이다.

올시즌 페인트 구역 중 제한구역 밖 야투율에서 르버트는 48.1%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 평균 39.0%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전 시즌의 33.3% 적중률에서 비약적인 향상을 이뤘다. 윙 포지션으로서 201cm 신장의 이점을 확실하게 살리는 경지에 달했다는 신호다.

대신 페인트 구역 바깥에선 신통치 못했다. 미드레인지에서는 18.2% 정확도에 그쳤고 3점 구역에서도 리그 평균(35.2%)에 못 미치는 31.1% 성공률이다.

그래도 드리블 돌파할 수 있는 르버트의 능력을 생각해 본다면 페인트 구역 안에서 57.1%의 정확도는 크나큰 자산이다. 전 시즌 르버트의 페인트 구역 평균 득점이 5.9득점이었다면 올시즌엔 10.9득점이다.

▶가능성을 보고 있던 브루클린의 타격

올시즌 르버트는 브루클린에서 가장 많은 평균 29.7분 출전, 18.4득점, 1.2스틸을 기록 중이었다. 그만큼 현재까지 브루클린에게 있어 르버트는 의미가 컸다.

2년차 센터 자렛 앨런(20)과 함께 미래를 볼 수 있는 선수였기에 르버트의 부상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올시즌 성적을 떠나 르버트가 앞으로 기해야 할 성장 측면에서 오랫동안 코트를 떠나야 한다면 타격이 크다. 현재 브루클린은 승패보다 보유한 재능의 크기가 얼마인지 아는 것이 중요한 국면이다.

때문에 비교적 늦은 나이에 NBA 커리어를 시작한 르버트에게 긴 공백 기간은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돌아왔을 때 르버트가 얼마나 현재까지 보여줬던 기량을 되찾을지의 여부다. 가급적 현재의 성장세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르버트가 돌아와 활약하는 것이 NBA 동료들과 팬들 모두가 바라는 스토리일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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