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울며 겨자 먹기 식 트레이드 상대 찾기에서 결국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응했다. 이로써 필라델피아는 한 시즌이지만 진지한 우승후보로서의 위력을 갖추게 됐다.

구단주들 급 사이의 협상이 오간 가운데 11일(이하 한국시각) 트레이드 협의 뉴스가 나왔다. 우선 미네소타는 필라델피아로부터 로버트 카빙턴, 다리오 샤리치, 제러드 베일러스와 2022년 2라운드 픽을 받는다. 그리고 이에 맞춰 필라델피아는 지미 버틀러(29)와 저스턴 패튼(21)을 받는다.

버틀러가 3번째 소속팀 필라델피아에서는 잡음 없이 정상에 오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여기에서 지난 시즌 단 1경기 출전에 그쳤고 오른발 수술로 복귀 일자도 불투명한 2년차 패튼은 현재 실질적으로 전력에 크게 도움 되긴 어렵다. 즉 필라델피아 쪽에서 보자면 버틀러가 얼마나 팀과 궁합이 맞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초점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현 선수단 속에서 이번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는 버틀러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버틀러는 그간의 소란들을 과거에 묻고 팀에 확실한 플러스가 될 수 있느냐다. 이런 중점들에 맞춰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엠비드에게 쏠렸던 득점 양상의 필라델피아

전 시즌 득점 부문에서 큰 상승을 기한 필라델피아였지만 이번 시즌 초에는 그렇게 썩 잘 돌아가지는 않는 모양새다.

NBA닷컴에 따르면 2016~17시즌 공격지표 리그 30위(102.7)였던 필라델피아는 지난 시즌 14위(108.3)로 도약했다. 리그 최하위에서 중위권으로 격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런데 아직 초반이지만 올시즌에는 11일 현재 22위(105.4)로 다시 하위권에 속해 있다.

에이스 센터 조엘 엠비드(24)는 더욱 매서운 공격수가 돼 나타났다. 늘어난 공격 가담에도 효율성이 줄기는커녕 늘어난 가운데 전 시즌 평균 22.9득점에서 현재 27.7득점으로 상승했다. 이는 개인 평균 득점 순위 리그 전체 3위에 오른 숫자다.

하지만 에이스의 이런 기여도 상승에도 필라델피아의 공격은 그렇게 매섭지 않다. 13년차 베테랑 JJ 레딕(34)이 전 시즌과 비슷한 평균 17.4득점을 올리고 있지만 전의 46.0% 야투율에서 떨어진 40.3% 야투율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2년차 벤 시먼스(22)도 올해의 신인에 빛났던 지난 시즌보다 덜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외의 선수들도 아직 발동이 걸리지 않으며 엠비드가 더욱 큰 짐을 맡아야 하는 상황으로 보일 수 있다. 즉 확실한 조력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엠비드도 결국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가 풀리지 않을 때 상쇄해줄 누군가가 필요해 보인다. ⓒAFPBBNews = News1
▶외곽 승부사 버틀러의 의미

경력이 쌓이면서 버틀러는 스스로 볼을 가지고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선수로서 발전을 기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받기 시작했던 2년차 2012~13시즌 당시 버틀러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69.5%였다. 그리고 2015~16시즌 47.9%로 크게 줄은 변화를 거쳐 올시즌은 37.8% 비중을 기록 중이다.

현재 버틀러의 슈팅은 대체적으로 볼을 다루는 과정에서 나오고 있다. 스크린의 도움을 받든 받지 않든 결국 공격의 시발점부터 버틀러가 해결하는 비중이 크다.

이는 필라델피아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는 보스턴 셀틱스 상대로 막판 승부처에서 곤경을 겪었다. 공격 전술을 수행하다 삐끗하며 턴오버로 끝나는 장면들도 나왔다. 이럴 때 전적으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외곽 승부사의 존재는 크다.

시즌을 넘어 플레이오프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보스턴과 토론토 랩터스를 올시즌 들어 각각 한 번씩 만나 필라델피아는 모두 패했다. 여기에서 엠비드에 더해 득점 위협을 줄 가드나 포워드의 존재가 크게 필요해 보였다.

특히 토론토전 때 카와이 레너드의 수비에 고전했던 시먼스를 생각한다면 더욱 필요해 보였다. 당시 시먼스는 10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많은 11턴오버를 기록했다. 당시 레너드의 4스틸이 모두 시먼스의 드리블 과정에서 나왔었다.

한편 턴오버는 여전히 필라델피아의 문제로 존재하고 있다. 리그 하위권 시절부터 지긋지긋하게 따라온 이 문제에서 버틀러의 가세는 개선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버틀러는 개인 공격 가담도가 가장 높았던 2016~17시즌에도 단 2.1턴오버만을 기록했을 정도로 안정성이 있는 선수다.

뛰어난 재능은 보유했지만 진지한 우승후보의 볼 핸들러로서 마켈 펄츠와 시먼스는 아직 부족한 점들을 보이고 있다. ⓒAFPBBNews = News1
▶필라델피아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라면

이렇게 보면 버틀러의 가세는 필라델피아에게 큰 힘이 돼 보인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인 미래를 보기에는 걸리는 부분들도 없지 않다.

우선 이번 트레이도 인해 팀에서 2번째로 많은 평균 33.8분과 5번째의 30.5분 출전시간을 받았던 카빙턴 및 샤리치가 빠졌다. 스몰 포워드 카빙턴의 자리에는 버틀러가 들어왔지만 파워 포워드 샤리치의 자리는 벤치에서 누군가 올라와 채워야 한다. 마이크 머스칼라(27)가 부상 중인 현재 풀어야 할 문제다.

긴 시즌 동안의 선수 깊이 측면에서는 분명 지난 시즌보다 덜해진 부분이 있다. 전 시즌 막판에 필라델피아는 엠비드가 부상으로 8경기 연속 빠졌음에도 16연승을 달렸었다. 시즌 중 합류한 마르코 벨리넬리와 에르산 일리야소바의 힘이 꽤 컸다.

벨리넬리와 일리야소바 모두 없는 현재 필라델피아는 핵심 인원 누군가의 부상에 치명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한편 버틀러가 기량을 제대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거쳤던 팀들 안에서 보였던 갈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미네소타와 마찬가지로 자신보다 한참 젊은 선수들이 주도권을 가져왔던 필라델피아 라커룸 안에서 버틀러가 어떤 자세를 보여줄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바꿔 말하자면 필라델피아는 앞으로의 시즌 과정 동안 선수들 출전 시간 분배에 도움이 될 추가 인원을 영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팀원 간의 분위기에 신경 쓸 필요도 있어 보인다. 어쩌면 2019년 여름 프리 에이전트가 될 수 있는 버틀러를 붙잡고 싶다면 계속해서 신경 쓸 부분이기도 하다.

버틀러의 계약에 있는 버드 예외조항을 받은 필라델피아는 버틀러와의 2019년 여름 계약에 있어 금액 및 기간 규모의 우선권을 가진다. 이제 곧 30대 나이가 되는 버틀러이기 때문에 이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미래에 대한 전망은 현재로써 꽤 불투명하다.

그래도 어쨌든 이번 시즌을 노려본다면 꽤 할 만한 시도다. 토론토의 레너드와 함께 한 시즌짜리 스타 영입 선수로서 버틀러에 대한 시선이 뜨거워졌다. 레너드는 전 소속팀과의 갈등 시절 모습은 어디 갔냐는 듯 맹렬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버틀러도 그와 같다면 필라델피아의 동부 컨퍼런스 제패 또는 우승 가능성이 꽤 올라갈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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