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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팀 킴’의 신화를 이끌었다고 알려진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의 갑질 파문이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대표팀(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최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에게 팀 지도자들에게 받아온 부당한 처우에 대한 호소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방송된 SBS 뉴스8을 통해 팀 킴 선수들이 밝힌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먼저 팀 킴의 주장 김은정은 “김경두 교수님께서 선발전이 임박했는데도 선발전 준비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루 전날 신청서를 내야하는데 지금껏 힘들었으니 올해는 쉬어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며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인해 훈련은 물론 대회 출전 역시 저지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미의 입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김영미는 선수들이 김경두 전 부회장에게 훈련 불참과 관련된 문제를 제기했을 때 “개 뭐같은X 이라고 분명 말씀하셨다. 내 앞에서 같은 선수를 욕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 밖에 사생활 및 인터뷰 통제는 물론 선수들을 이간질 시키고 팀워크를 위해 합숙했던 선수들의 숙소를 분리시키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김경두 부회장의 딸 김민정 감독에 대한 발언들도 이어졌다. 팀 킴 선수들은 김민정 감독이 출근을 하지 않은 날을 세기가 더 쉬울 정도로 평소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국가대표 선발전조차 출장을 이유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훈련장에 나온 날 역시 어떠한 지시나 코칭이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발언.

이 밖에 올림픽 이후 김민정 감독의 아들 어린이 집 행사에 소집돼 사인 지시를 받는 등 사적으로 이용되며 받은 고통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팀 킴이 평창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그동안 이들을 이끌어온 인물들에게도 많은 찬사가 쏟아졌지만 사실 김경두, 김민정 부녀는 과거에도 논란의 중심에 한 차례 선 바 있다.

김민정 감독은 지난해 3월 평창올림픽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가 징계를 받았다. 심판이 상대팀에 더 많은 연습 기회를 제공한 점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는데 대한컬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항의 표현의 수위가 지나치게 거칠었다고 판단했다.

6월 연맹 관리위는 당초 1년 자격 정지를 내리려다가 김민정 감독의 올림픽 성과를 고려해 경고로 징계를 감경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징계 경중을 떠나 스포츠 공정성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는 입장과 함께 재심을 청구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6월 연맹 회장 공석 사태가 발생한 당시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하지만 60일 이내 새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고, 8월 대한체육회의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김 전 부회장도 연맹 회장 선거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컬링연맹 관리위원회로부터 1년 6개월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김 전 부회장 역시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지난달 컬링연맹을 상대로 징계처분의 위법·무효를 이유로 하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이처럼 징계 논란이 법정 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이번에는 팀 킴 선수들에 대한 갑질 논란까지 세상에 공개되면서 김경두, 김민정 부녀는 더욱 깊은 벼랑 끝에 몰린 상태다. 김경두 전 부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수들에게 폭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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