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한국시간) 현재 동부와 서부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지난해 파이널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2017~18 정규시즌 동부 1위 토론토 랩터스다.

서부의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몇 년간 우승 후보 0순위인 팀이었으니 현재 성적이 마냥 놀랍다고는 할 수 없다.

그에 반해 동부의 토론토는 1옵션이 더마 드로잔에서 카와이 레너드, 감독도 드웨인 케이시 대신 닉 너스로 바뀌는 등 시즌 시작 전 변수가 많았던 팀이다. 이를 감안하면 초반의 안정적인 상승세는 다소 놀랍다.

그런데 이런 토론토를 바짝 쫓는 팀이 있다. 토론토보다 경기 수가 적었을 뿐 그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단 한 번의 패배만 기록하고 있으며 심지어 토론토에게 유일하게 패배를 안겼던 팀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밀워키 벅스다.

지난 시즌 중반 제이슨 키드 감독의 해임 이후 조 프런티 대행이 팀을 이끌며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던 밀워키는 올시즌 시작 전 애틀랜타의 시스템 농구를 이끌던 마이크 부덴홀저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그리고 애틀랜타에서의 5년 동안 한 번의 컨퍼런스 우승을 포함해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던 그의 부임은 시즌 초반 눈에 띄는 변화를 밀워키에 불러왔다.

밀워키에 새로이 감독으로 부임한 마이크 부덴홀저. ⓒAFPBBNews = News1
▶ 더 이상의 주전 혹사는 없다

키드와 프런티라는 두 명의 선장이 있던 지난 시즌 밀워키 벅스를 지켜보는 팬들은 에이스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2옵션 크리스 미들턴이 코트 위에 있는 모습을 그 어떤 팀의 팬들보다 많이 볼 수 있었다. 경기당 출전시간에서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36.7분으로 2위, 크리스 미들턴이 36.4분으로 7위였다. 한 팀의 두 선수가 평균 출전 시간 탑 10에 든 유일한 케이스였다.

이는 주전 의존도를 많이 가져가는 감독의 대표주자로 여겨지는 탐 티보도 감독이 속해있던 미네소타의 앤드류 위긴스(9위), 칼-앤서니 타운스(13위) 듀오, 팀 공격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포틀랜드의 데미언 릴라드(5위), C.J. 맥컬럼(12위) 듀오, 뉴올리언스 프론트코트와 백코트의 핵으로 활약했던 앤서니 데이비스(8위), 즈루 홀리데이(11위) 등 쟁쟁한 후보들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었다. 그만큼 밀워키는 특정 선수 의존도가 심한 팀이었다.

하지만 동부 1위를 거뒀던 시즌에도 주전 5명에게 모두 30분 초반대, 2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만을 기준으로 한 벤치 자원 9명에게 10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보장했던 부덴홀저 감독이 오자 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현재까지 밀워키에서 가장 많은 평균 출전시간을 기록한 선수는 역시 아데토쿤보다. 경기 당 31.3분만을 소화하고 있으며 이는 리그 전체 63위다.

NBA의 팀이 30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데토쿤보의 출전 시간이 얼마나 철저히 관리되는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까지 아데토쿤보와 영혼의 혹사 듀오이던 미들턴 역시 30.1분으로 코트 위에 서는 시간이 대폭 줄었다.

이전만큼 코트 위에 많이 등장하지 않게 된 아데토쿤보, ⓒAFPBBNews = News1
이들 뿐만 아니라 30분 이상 소화하던 에릭 블레드소가 코트 위에 서 있는 시간도 평균 27.6분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한 말콤 브록던의 출전시간만이 아주 미세하게 늘었고 나머지 선수들의 출전 시간은 모두 이전에 비해 철저히 관리를 받게 됐다.

▶ 더 많은 3점슛 시도

현재까지 리그에서 평균적으로 3점슛을 가장 많이 시도하는 팀은 예상대로 휴스턴 로케츠다. 41.9개의 3점슛을 던지고 있는 그들은 지난 시즌에도 유일하게 매 경기 40개 이상(42.3개)의 3점슛을 던진 팀이었다.

이런 휴스턴의 뒤를 쫓는 팀은 어디일까.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 케빈 듀란트가 3점을 매일 펑펑 적중시킬 것 같은 골든스테이트, 지난 시즌 휴스턴의 뒤를 이은 3점슛 시도 2위 팀 브루클린 넷츠를 떠올리기 쉽지만 모두 아니다.

현재 3점슛을 휴스턴 다음으로 많이 시도하는 팀은 바로 밀워키 벅스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밀워키 농구를 유심히 지켜본 팬들이라면 믿기 힘든 기록이다. 1옵션인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공격에서 보이는 유일한 약점이 3점슛이고 그 외에도 준수한 옵션은 많지만 폭발력있게 3점슛을 터트리는 자원이 떠오르지 않는 팀이기에 더욱 의외다.

심지어 성공 개수로 따지면 밀워키는 15.6개로 2위 휴스턴보다 평균 1.6개 더 많은 3점슛을 적중시켰을 정도로 현 시점 최고의 3점슛 팀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변화에는 우선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공이 크다. NCAA 토너먼트 올해의 선수로 가치를 높이더니 예상보다 훨씬 높은 픽으로 밀워키에 지명된 돈테 디빈첸조, 지난 시즌 가치가 폭락한 상태로 결국 밀워키에 오게 된 센터 브룩 로페즈,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야구에도 소질이 있는 팻 코너턴, 친정팀으로 돌아온 포워드 얼산 일야소바 등은 모두 1개 이상의 3점슛을 매 경기 적중시켜주고 있다.

쏠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루키 디빈첸조, ⓒAFPBBNews = News1
기존 선수들의 3점 옵션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크리스 미들턴과 말콤 브록던은 모두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에릭 블레드소 역시 3점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토니 스넬 역시 출전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3점 시도만큼은 크게 줄이지 않았다.

이 밖에 지난 시즌까지는 통산 3점 시도가 단 13개이던 빅맨 존 헨슨이 단 9경기만을 소화한 상황에서 벌써 20개의 3점슛을 던지며 40%의 높은 성공률까지 덤으로 챙겨갔다. 또 다른 빅맨 쏜 메이커 역시 경기당 3개에 가까운 3점슛을 던지며 라인 밖에서 무시 못할 존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제외한 로테이션의 모든 선수가 3점슛을 적중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됐고 결국 이는 돌파를 통한 페인트존 공략으로는 리그에서 최고 중 하나인 야니스 아데토쿤보에게 더욱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게 됐다.

물론 아데토쿤보 본인의 3점슛 성공률이 10.5%에 그치는 상황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데토쿤보는 부진한 3점슛 성공률,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는 출전시간에도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는 평균 득점(26.9->26.1), 더 높아진 필드골 성공률(52.9%->53.6%)을 기록 중이다.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의 밀워키는 이제 시작 단계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그의 시스템이 보여주는 이러한 기록들은 분명 의미가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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