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018~19시즌 NBA는 초반부에 불과하다. 6일(한국시간)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각 팀들은 적게는 8경기, 많게는 11경기를 소화한 상태다. 그렇지만 1년 농사의 대략적인 흐름은 파악이 가능한 시점이기도 하다.

정확히 1년 전인 2017년 11월6일 승률이 40%가 넘지 않은 팀은 동부 4팀(마이애미, 브루클린, 시카고, 애틀랜타), 서부 2팀(새크라멘토, 댈러스)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 중 그나마 나은 37.5%의 승률을 기록하던 마이애미 히트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승률 역시 35%를 넘기지 못했다. 멤피스(6승3패), 올랜도(6승3패)와 같이 좋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시즌 마무리를 탱킹 레이스로 마무리한 팀들도 있지만 결국 지난 시즌 부진했던 팀들은 시작부터가 좋지 않았다.

시계를 다시 2018년으로 돌려 현 시점에서 승률 40%가 넘지 않는 팀은 무려 10개 팀이다. 기준을 35%로 낮춰도 8개 팀으로 지난 시즌보다 초반 성적의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이다.

8개 팀 중 피닉스, 댈러스, 시카고, 올랜도, 애틀랜타, 뉴욕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일찌감치 실패하며 탱킹 레이스를 했던 팀들이다. 좋은 순번으로 지명한 신인 선수가 보강됐음에도 그 효과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그리고 나머지 두 팀 중 한 팀은 근 10여년간 동부 컨퍼런스의 지배자로 활약하던 르브론 제임스가 떠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다. 클리블랜드의 경우 제임스의 이적에 더해 팀의 마지막 보루인 케빈 러브 부상, 루 감독의 해임을 비롯한 악재들이 겹친 팀이기에 현재 상황이 아주 놀랍지는 않다.

그런데 남은 한 팀은 상당히 의외의 팀이다. 지난 시즌 막차를 타긴 했어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으며 이전 5시즌 중 4번이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워싱턴 위저즈가 바로 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워싱턴 스캇 브룩스 감독. ⓒAFPBBNews = News1
워싱턴은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한 2013~14시즌부터 5시즌 간 주전 센터로 활약했던 마신 고탓을 오스틴 리버스와 트레이드 했다. 고탓은 그동안 존 월과 브래들리 빌의 백코트 듀오에게 양질의 스크린을 공급했고, 10개에 가까운 리바운드를 수확하는 등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골밑을 책임져왔다.

하지만 워싱턴은 고탓보다 더 뛰어난 리바운더이자 림의 수호자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드와이트 하워드를 영입했다. 기존 코어 멤버를 모두 지킨 상황에서 시작한 시즌임을 생각하면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물론 하워드는 개막전부터 7경기를 결장했지만 그가 복귀한 3일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도 23점차 대패를 하는 등 나아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쉽지 않은 워싱턴 데뷔전을 치른 하워드. ⓒAFPBBNews = News1
특히 하워드의 복귀전이던 오클라호마시티전에서는 브래들리 빌이 스캇 브룩스 감독의 작전 지시판을 빼앗는 모습까지 보이는 등 팀의 기강 유지조차 안 되는 오합지졸 군단의 전형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워싱턴은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실점 억제력을 상실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워싱턴의 평균 실점은 120.7점으로 리그 최하위다. 특히 130점 이상 실점한 경기도 무려 세 번이나 됐다. 이는 뉴올리언스와 함께 리그에서 최다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 원인은 바로 3점슛을 억제하는 수비가 무너졌다는 것에 있다. 현재 워싱턴의 3점슛 허용률은 리그 27위다. 무려 45%의 3점슛 허용률을 보여주는 댈러스, 흔들리는 난파선 클리블랜드, 그리고 뉴올리언스만이 워싱턴보다 더 심각한 3점슛 허용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개막 첫 3경기까지는 워싱턴의 3점 수비가 어느 정도는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패의 시작이던 골든스테이트전부터 연패의 마감인 포틀랜드전까지, 10월 23일부터 11월 5일 사이에 워싱턴이 기록한 41.9%는 리그 최하위였다. 그나마 41.9%라는 수치도 하워드 복귀 두 번째 경기이던 5일 닉스전에서 18.5%로 상대 3점슛을 묶어서 나온 기록임을 생각하면 워싱턴 3점 수비가 얼마나 무너져있는지 알 수 있다.

워싱턴의 3점슛 수비는 크게 무너져있다. ⓒAFPBBNews = News1
존 월, 브래들리 빌, 오토 포터, 마키프 모리스의 4인이 동시에 뛰는 15.9분 동안의 3점슛 허용률이 40%를 넘는다. 여기에 수비가 좋지 않은 제프 그린, 발이 느려 로테이션에 약점을 보이는 이안 마힌미, 지난 시즌을 제외하곤 DBPM 수치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오스틴 리버스 등의 존재로 인해 리그 평균 정도를 유지하던 지난 몇 시즌에 비해 유독 떨어지게 됐다.

늘어난 실점의 두 번째 원인은 바로 공격 리바운드 허용이 너무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NBA 는 샷 클락 룰 개정을 통해 공격 리바운드 후 리셋 되는 샷 클락의 시간이 24초에서 14초로 변경됐고 이는 공격 리바운드 후의 2차 공격 상황에서의 득점 증가로 이어졌다.

마신 고탓이 버티던 지난 5년 중 첫 3년간 워싱턴은 공격 리바운드 허용이 적은 순서대로 4위->5위->7위일 정도로 기록이 좋았다. 스캇 브룩스 감독 체제하에서는 해당 부분 순위가 20위, 16위이긴 했지만 리그 평균 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2차 공격 상황에서의 득점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수비가 중요해진 이번 시즌 워싱턴의 공격 리바운드 허용 개수는 13.2개로 리그 29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 결과 2차 공격 상황 실점이 16.4점으로 미네소타, 브루클린에 이은 리그 28위에 그치게 됐다. 때문에 공격 리바운드 허용을 줄이는 것은 드와이트 하워드 복귀 이후 워싱턴이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다. 하워드 효과가 현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은 3점 수비가 아닌 리바운드 사수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난 5년간 동부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던 워싱턴의 초반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존 월, 오토 포터 주니어, 브래들리 빌을 모두 장기계약으로 묶은 그들의 현재 팀 페이롤은 약 1억 3100만 달러로 리그 전체 5위이고 그들이 부과하는 사치세만 해도 900만 달러가 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워싱턴이 위의 문제점에 대한 타개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미래에는 혈관이 꽉 막힌 느낌을 주는 상황이 그들에게 찾아올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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