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2패. 휴스턴 로켓츠의 개막 3경기 성적이다. 개막 3연승을 달렸던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 개막전 19점차 완패 후 9점차 승리를 챙겼지만 다시 3점차 패배를 당했다.

휴스턴의 시즌 3번째 경기인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LA 클리퍼스전 112-115 패배에는 충분히 댈 핑계가 있었다. 시즌 2번째 경기 LA 레이커스전에서 나온 난투극 때 주먹을 휘두른 크리스 폴이 2경기 결장 징계를 당했기 때문이다.

NBA닷컴에서는 이번 휴스턴 경기 요약 영상에 다음과 같은 제목을 붙였다. 인원공백이 생긴 휴스턴, 클리퍼스에게 지다(Short-handed Rockets fall to Clippers).

피해 측면에서는 브랜든 잉그램에게 4경기 결장, 라존 론도에게 3경기 결장 징계가 나온 레이커스 쪽보다 가볍지만 폴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긴 하다. 때문에 이번 클리퍼스전 패배에는 분명 폴의 결장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경기 결과가 보여준 숫자에서는 폴의 결장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 패인을 찾기 힘들다. 유능한 포인트 가드, 볼 핸들러가 손을 쓰기 힘든 부분들에서 상대보다 결정적인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카멜로 앤써니의 영입 등 여름 동안 큰 이야깃거리를 만들었지만 현재 수비 진영의 부진이 휴스턴의 초반 인상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 ⓒAFPBBNews = News1
휴스턴은 개막 3경기 연속 115실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개막전에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내줬던 131실점은 단 하나의 경기를 넘어서는 안 좋은 신호를 느끼게 만들었다.

전 시즌 82경기 중 휴스턴이 115실점 이상 내줬던 경기들은 총 14경기였다. 최근 휴스턴의 연속 대량 실점들은 그저 한때 지나가고 말 소나기인 것일까. 아니면 혹시 일상화돼서 시즌 전체 성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닐까.

▶클리퍼스전에서 휴스턴을 끌어내렸던 요인들

3점차로 끝났지만 4쿼터 동안 휴스턴은 최대 11점차까지 뒤지기도 했고 경기 종료 30초 전까지 7점차의 승리 가망성이 거의 사라진 국면이었다. 다만 종료 29초전 제임스 하든이 3점슛을 성공시켰을 때 파울까지 얻어내며 4점 플레이를 이뤘고 112-115로 좁히며 끝내게 됐다.

2쿼터와 3쿼터 때 휴스턴이 앞선 시간도 있었지만 클리퍼스가 앞선 시간이 더 많았던 경기였다. 그렇다면 휴스턴이 클리퍼스에게 리드를 내줘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공격 진영 성과에 있어 휴스턴은 할 만큼 했다. 야투율에 있어 휴스턴(48.3%)이 클리퍼스(47.2%)보다 좋았고, 3점슛에서는 휴스턴(42.9%)이 클리퍼스(20.0%)보다 훨씬 좋았다. 휴스턴이 3점 야투 15개를 성공시켰다면 클리퍼스는 5개를 성공시켰다.

야투율 계산에서 3점 야투에 1.5배의 가중치를 두는 이펙티브 필드골 퍼센티지(이하 eFG%) 계산법을 거쳤을 때 슈팅 정확도에서 휴스턴(56.7%)은 클리퍼스(50.0%)에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클리퍼스가 슈팅 정확도 열세의 극복을 넘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공격 기회를 많이 가져간 덕분이었다. 야투 시도는 두 팀이 똑같은 89회였지만 자유투 시도에서 클리퍼스가 26-15의, 약 5회의 공격 기회를 더 가져갔다. 게다가 클리퍼스는 자유투 26구 모두 성공시키며 11구를 성공시킨 휴스턴보다 자유투 점수에서 15점을 앞섰다.

휴스턴이 클리퍼스보다 공격 기회가 적었던 이유에는 공격 리바운드의 열세가 컸다. 6-12의 공격 리바운드 숫자 차이가 나왔고, 세컨드 챈스 득점에서도 10-19, 2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를 두고 폴의 결장이 컸다고 여기기엔 무리다.

휴스턴은 지난 시즌 초에도 폴의 공백을 겪었지만 6연승 포함 10승4패의 호성적을 거둔 바 있는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었다. ⓒAFPBBNews = News1
▶리바운드와 골밑 사수의 문제

위와 같은 문제는 비단 이번 클리퍼스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레이커스전에서 더 많은 공격 리바운드를 챙긴 휴스턴이지만 세컨드 챈스 득점에서는 현재까지 3경기 모두에서 상대보다 열세를 보였다. 휴스턴이 평균 9.3득점이라면 상대방은 15득점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 있어서도 3경기 전체 동안 휴스턴(24.2%)이 상대방(28.9%)보다 열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의 경우 세컨드 챈스 득점에서 휴스턴(11.5)이 상대방(11.9)보다 낮긴 했지만 확실한 열세는 아니었다. 그리고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서는 휴스턴(25.4%)이 상대방(25.0%)보다 약간이지만 더 높았다. 전 시즌 휴스턴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리그 4위(75.0%)이기도 했다.

여기에다 페인트 구역 득점 차이에서 위험한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휴스턴이 최근 시즌들 동안 3점슛 위주의 경기를 가져가면서 페인트 구역 득점이 비교적 적은 편이긴 하지만 상대방에게 너무 많은 페인트 구역 실점을 허용하고 있기에 문제다.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 지난 시즌 휴스턴(40.7득점)은 상대방(48)보다 낮긴 했지만 외곽에서 충분히 우세를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이번 시즌 현재까지 휴스턴(50)은 상대방(70)과 20점의 차이를 내고 있다.

경기별로 봐도 개막전부터 76,70,64실점을 페인트 구역에서 허용하고 있는데 모두 지난 시즌 페인트 구역 평균 실점을 크게 웃돈다.

지난 시즌 휴스턴과 이번 시즌 휴스턴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포워드 이상의 2선 수비망의 촘촘함에서 보여진다. ⓒAFPBBNews = News1
▶포워드진 교체로 인한 문제일까

올시즌과 전 시즌 사이 휴스턴의 선수단에는 포워드들의 변화가 크다. 팀 내 3위의 평균 33.9분을 뛰었던 트레버 아리자와 9위 25.6분의 룩 음바아무테가 여름에 휴스턴과 계약하지 않고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올시즌 평균 28분의 카멜로 앤써니와 23.5분의 제임스 에니스가 들어와 채우고 있다.

휴스턴은 스몰 라인업을 많이 운용하기 때문에 포워드들의 수비 진영 활약이 중요하다. 아리자나 음바아무테나 203cm의 유달리 큰 신장은 아니었지만 부지런한 움직임과 투지로 휴스턴이 리그 상위권의 수비지표를 기록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

반면 현재 201cm 신장 에니스와 203cm 신장 앤써니의 수비 진영 기여는 전 시즌 포워드들보다 덜한 느낌을 주고 있다. 에니스의 경우 괜찮은 편이지만 특히 파워 포워드 위치의 앤써니가 최종 방어선 구축에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22일 현재 휴스턴은 100포제션 당 114.2실점으로 수비지표 리그 24위에 그쳐있다. 지난 시즌 리그 1위(114.0)에 올랐던 공격지표가 12위(110.8) 수준으로 내려온 것도 문제일 수 있지만 7위(105.6)였던 수비지표가 24위로 추락한 것이 더 문제일 것이다.

공격 진영 성과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상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비 진영 쪽은 선수들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 성과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에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폴의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휴스턴의 수비 문제는 3경기에 걸쳐 계속 이어져 왔다. 때문에 만약 최근의 페인트 구역의 수비 문제가 지속화된다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휴스턴의 위치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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