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국내 야구계에 폭탄이 떨어졌다. 오승환(36)이 평범할 줄 알았던 귀국 인터뷰에서 국내 복귀 의사를 강력하게 드러낸 것.

오승환의 한마디로 인해 KBO리그와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 그리고 현재 소속팀인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 모두 오승환 거취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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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오승환, 국내 복귀 희망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오승환은 한 시즌을 보낸 후 소감을 밝히는 귀국 인터뷰에서 급작스럽게 “지쳤다. 국내 복귀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해 생활적으로 힘들고 지쳤다”며 국내에 돌아오고 싶음을 직접적으로 내비쳤다.

오승환은 은퇴가 머지않은 베테랑이다. 이런 선수가 단순히 감정적으로 국내 복귀 의사를 밝혔을리 만무하다.

그가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이유는 오랜 외국생활에 지쳐서다. 2014년부터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면서 올해까지 5년을 꼬박 해외에서 지냈다. 일본에서 2년, 미국에서 3년을 보내다보니 결코 쉽지 않은 생활을 했다.

게다가 올해는 기존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재계약 불발 후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 불발,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 후 시즌 중 콜로라도 로키스 트레이드 등 많은 일을 겪었다.

미국 중부인 세인트루이스에 지내다 남서부인 텍사스로 갈 뻔했다. 캐나다 토론토로 갔다가 다시 미국 서부인 덴버로 갔다. 다사다난했고 지칠법도 하다.

계약 조건도 그리 좋지 못해서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에서는 2년간 500만달러, 올해는 175만달러밖에 받지 못했다. 고작 3년간 675만달러로 한화 약 76억원인데 2015시즌을 앞두고 KIA로 돌아간 윤석민이 4년 90억원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금전적으로도 큰 이득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오히려 일본에서 2년 9억엔(약 90억원)을 받은 것이 미국에서 활약한 3년보다 더 나았다. 구단 입장에서는 ‘가성비 좋은’ 선수였지만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오승환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뛴 것이기도 하다.

2.에이전트는 “계약해지 쉽지 않다”

오승환이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힌 직후 인천공항에서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김동욱 대표는 “오승환이 많이 지친 것 같다. 하지만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있는 상황이기에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해 오승환과는 반대되는 얘기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승환은 올시즌 토론토와 계약 당시 1년 175만달러의 계약에 70경기 이상을 출장할 경우 자동으로 2019시즌 1년 250만달러의 베스팅 옵션이 실행되는 계약을 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73경기에 출장했고 베스팅 옵션은 실행됐다. 2019시즌에도 공식적으로는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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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윤석민, 박병호 사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승환 측과 콜로라도가 서로 합의해 계약해지를 하는 방법이 있다.

이미 사례도 있다. KIA의 윤석민은 2014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575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2년차부터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2014시즌동안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23경기 4승8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하며 메이저리그 승격이 불발됐고 2015시즌에도 볼티모어 25인 구상에 제외됐다.

이에 윤석민 측은 볼티모어와 합의를 통해 잔여 2년 계약을 포기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 자유계약 신분으로 KIA에 4년 90억원으로 복귀했다.

박병호 역시 같은 사례다. 2016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1285만달러의 포스팅비(이적료)에 4년 115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첫해 62경기 타율 1할9푼1리 12홈런에 그치며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2017시즌에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만 머물며 111경기 타율 2할5푼3리 14홈런으로 부진했다.

2017시즌 종료 후 미네소타와 박병호 측은 잔여 2년 계약을 포기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박병호는 원소속팀이었던 넥센으로 1년 15억원에 복귀했다.

선수와 구단의 합의만 있다면 계약해지는 가능한 사례는 이미 있다. 하지만 오승환의 경우 윤석민-박병호의 사례와는 다른 것이 두 선수는 팀내 전력외 선수로 분류돼 전력에 전혀 차질이 없었지만 오승환은 셋업맨 자리까지 넘볼 정도로 메이저리그 팀내에서도 핵심불펜으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콜로라도의 경우 팀 핵심 불펜의 선수가 떠나는 것은 2019시즌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미국 현지 언론도 이 문제에 대해 보도하며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의 경우 “박병호의 사례가 있긴 하다”며 계약해지 가능성도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4.KBO “돌아오면 삼성으로… 72경기 징계는 받아야”

만약 오승환이 콜로라도와의 계약을 정리하고 국내로 정말 돌아온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013시즌 삼성 우승을 완성하고 오승환은 일본으로 갔다. 당시 그는 임의탈퇴 신분이었다.임의탈퇴 선수는 원소속 구단의 동의 없이는 다른 팀 이적이 안되고, 복귀할 경우에는 소속팀으로만 돌아올 수 있다.

오승환은 국내에서는 여전히 삼성 소속인 셈이다. 당시 삼성은 대승적 차원에서 오승환을 일본에 보냈을 뿐이다. 오승환이 국내 FA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1년을 더 뛰어 9년을 채워야한다. 즉 무조건 삼성으로밖에 돌아올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해외원정도박으로 인한 징계다. 오승환은 해외원정도박으로 인해 지난 2016년 1월 재판을 받았다. 그리고 KBO로부터 시즌 절반인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같은 케이스로 삼성에서 KIA로 팀을 옮긴 임창용도 72경기를 쉬고 난 뒤에 공을 던질 수 있었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스포츠한국에 “국내에 복귀할 경우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인한 징계는 받아야 한다. 임창용도 삼성에 있다가 KIA로 가서 징계를 받았다. 오승환 역시 삼성에 있든, 혹은 어떤 구단을 가더라도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결국 오승환은 국내에 와도 삼성, 삼성에서도 시즌 절반인 72경기는 뛰지 못한다. 그럼에도 삼성 측은 언론을 통해 “돌아온다면 잡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이제 막 가을야구가 시작됐지만 오승환의 스토브리그는 벌써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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