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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지연 기자]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끈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의 재계약이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지난 16일 “새러 머리 감독의 계약 만료 이후 공석이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령탑에 김상준 감독 선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14년 9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머리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였다.

하지만 협회는 머리 감독이 단일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첫 승 등 3승을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점을 높게 사 재계약에 적극적이었다.

머리 감독도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길 원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무산됐다.

지난 4월 이탈리아 아시아고에서 열린 2018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 B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은 훈련을 거부했다.

머리 감독과의 재계약을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세계선수권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전달, 평창올림픽 출전 선수 23명 중 21명이 반대 서한에 사인하며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 이유는 무능력.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프로그램 디렉터 겸 남자 대표팀 감독의 추천으로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머리 감독은 선임 당시 나이 26세로 감독 경험도 전혀 없었다. 전 캐나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이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 감독이었던 아버지의 조언을 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보통 아이스하키는 한 번 라인을 구성하면 부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쉽게 바꾸지 않는 편인데 머리 감독은 수리로 교체했다.

더불어 초보적인 수준의 훈련만 반복되자 선수들은 “머리 감독 때문에 자신들의 기량이 늘지 않는다”며 불만을 가졌다.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김도윤 코치가 머리 감독 대신 벤치에 앉아 선수들을 지휘했다.

협회는 집단 항명 사태를 일으킨 선수들에게 6개월 국가대표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전 협회 고위 관계자는 “머리 감독이 지도자로서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감독으로서 성과가 뛰어났다. 단일팀이 갑자기 성사됐을 때 우리 선수들 편에서 선수들을 지키려고 했던 게 머리 감독이었다"며 "그런데도 선수들이 단체로 감독을 교체하라고 나선 것은 지금 생각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너무나 성급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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