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13,14일 서울 태릉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21회 전국 남녀쇼트트랙 꿈나무 선수권대회. ‘쇼트트랙 좀 탄다’는 140여명의 초등학생이 모인 대회에서 한 어린이가 500m, 1000m, 1500m, 슈퍼파이널까지 전관왕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서울 성북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이동민(12). 압도적인 기량으로 2년 전부터 빙상계가 주목하는 쇼트트랙 유망주로 떠오른 이동민은 단순히 전국 대회 전관왕을 넘어 국가대표 선수로 세계를 호령하겠다는 야심찬 꿈을 가진 유망주다.

▶하기 싫다던 쇼트트랙, 재능은 훈련으로 발견됐다

7살 때부터 고려대 아이스링크 코치인 외삼촌의 권유로 시작한 쇼트트랙 선수는 참 하기 싫었다고 한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훈련해야하고 학교에 가면 졸리고 힘들어서 하기 힘들었어요”라고 말하는 이동민은 그러나 2년전 7월 한 달간의 일본 전지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쇼트트랙이 자신의 운명임을 직감했다고 한다.

3학년까지는 대회만 나가면 예선탈락이었던 이동민은 4학년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빙상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동민의 어머니 권순진 씨는 “매번 예선탈락만 하고 그전까지는 취미 수준으로만 타던 애가 4학년이 되는 겨울방학동안 정말 열심히 훈련하더니 갑자기 성적이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동민은 “마음먹은 대로 속도가 붙을 때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또 생각한대로 코스를 타고 형들이나 코치님께 배운 자세대로 스케이트가 나갈 때면 정말 기뻐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동민을 지도하고 있는 이호석 코치는 “확실히 재능이 보이는 아이다. 또래에 비해서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아이”라며 “코칭 중에 참 질문이 많아 난감할 때도 있다”면서 껄껄 웃는다. 이호석은 쇼트트랙 역사상 올림픽 최다 메달을 따낸 `전설'이다.

▶월반해서 이끌고 있지만, 만족 안 해…내 꿈은 ‘국가대표 오래오래’

야구 메이저리거 추신수는 아들도 야구를 잘하지 않느냐는 말에 “같은 나이대에서 잘하면 의미 없다. 월반을 해서 거기서도 이끌 정도는 돼야 진짜 잘하는 것”이라고 ‘진짜 재능’에 대해 평한 바 있다.

이동민 역시 5학년의 나이에도 6학년과의 시합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월반을 통해 재능을 보였다. 어머니 권순진 씨는 “솔직히 5학년 때까지는 아이를 선수의 길로 인도하는게 맞나 싶어서 반신반의 했어요. 하지만 6학년과 함께 대회에서 붙어도 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젠 그만두라는 말은 못하겠구나 싶었어요”라며 “아들 본인이 스케이트장만 가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니 뒷바라지가 아무리 힘들고 제 생활이 없어도 아이가 원하는 대로 노력할 수밖에 없죠”라며 웃었다.

이동민의 어머니도 그렇지만 ‘스케이트 맘’들은 새벽 4시부터 시작하는 훈련에 맞추기 위해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통학을 책임지고 밖에서 하루를 보내야하기에 보통 힘든 일이 아니지만 자녀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어머니의 고생을 잘 안다는 이동민은 “최연소 국가대표가 돼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라며 “롤모델인 이호석 코치님이나 곽윤기 선수처럼 오랫동안 국가대표 선수로서 한국 쇼트트랙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늠름하게 말했다.

전국남녀쇼트트랙과 전국동계체전 초등부에서 전종목에서 최강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동민이 과연 빙상계의 기대만큼 성장해 세계 쇼트트랙 최강국 입지를 이어가는데 보탬이 될지 기대된다.

쇼트트랙 유망주 이동민은?

▲출생=2006년 5월 4일
▲학교=서울 성북초등학교 6학년
▲주요경력
2016 전국 남녀 종별 종합 대회 전종목 1위
2016 전국 남녀 쇼트트랙 대회 전종목 1위
2017 전국 남녀 쇼트트랙 대회 1000m, 1500m 1위
2018 전국 동계 체전 초등부 1000m 1위, 2000m 릴레이 1위
2018 전국 남녀 종별 종합 대회 전종목 1위
2018 전국 남녀 쇼트트랙 대회 전종목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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