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제 메이저리그 시즌 종료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10월 1일(이하 한국시각)을 끝으로 팀당 162경기의 정규시즌이 종료되기에 한 달 남은 시즌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시즌을 마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류현진(31·LA다저스) 역시 다를 바 없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뛴 날보다 안 뛴 날이 많은 류현진 입장에서는 9월 한달의 활약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려있다.

당장 올해를 끝으로 종료되는 LA다저스와의 계약 후 FA시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물론, 지난시즌 다소 굴욕적으로 제외됐던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이번에는 들어갈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4월 한달 놀라운 활약 후(3승무패 평균자책점 2.22) 류현진은 5월 첫 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다. 8월 16일 돌아올 때까지 3개월 반을 쉬면서 6개월의 시즌 중 절반 이상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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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8월 복귀 이후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38로 여전한 맹활약을 보이며 ‘건강하기만 하면 좋은 선발투수’로 LA다저스 팀 내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간당간당한 다저스의 PS, 류현진 명예회복과 함께 지켜내야

문제는 9월 한 달이다. 당장 LA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게 함께 활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3일 현재 다저스는 75승 6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다.

하지만 2위 콜로라도 로키스와 고작 1.5경기차이며 3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2경기차로 쫓고 있다. 게다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지도력 논란 등도 나오면서 팀이 흔들리고 있어 9월 한 달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류현진 개인적으로도 꼭 자신의 활약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지켜야한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큰 부상이 없었음에도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25인 로스터에 제외된 바 있다. 선발로 들어가기엔 기존 선발진을 넘지 못했고 불펜으로 들어가기엔 류현진의 어깨 수술 경력으로 인해 불펜 등판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항상 에이스 대접을 받았던 류현진으로서는 분할 수밖에 없던 일이었다. 이번만큼은 PS 로스터 탈락이라는 수모를 ‘선발 합류’라는 반전으로 이뤄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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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재수 혹은 장기계약 가를 9월 한달

명예회복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9월 활약은 절실하다. 류현진은 2013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맺은 6년 3600만달러 계약이 올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즉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뛸 마지막 한달 일 수도 있다는 것.

올시즌을 끝으로 FA시장에 나가게 되는 류현진이 국내에 복귀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아직 미국에서 더 보여주고 싶다는 입장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류현진 정도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가능하기에 굳이 국내로 복귀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시즌 시작전에 바랐던 ‘FA대박’을 노릴 수 있느냐하면 그것도 쉽지 않다. 아무리 지금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줬어도 4월 한달과 8월 반시즌을 보여준게 전부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과 사타구니 부상 등 지속적인 부상으로 인해 6년 계약 중 2년이나 날리며 ‘많이 다치는 선수’라는 선발 투수에게 치명적인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내년이면 32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부상 경력 꼬리표까지 있는 선발투수에게 FA대박을 안길 팀이 있을지 의문이다.

최소한 건강하게 맹활약하는 풀타임시즌을 보여줘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일명 ‘FA 재수’를 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FA 재수’란 FA를 취득했음에도 다음에 더 좋은 계약을 위해 1년 계약만 맺고 그 1년간 맹활약해 FA대박 계약을 얻어내는 것을 말한다.

2014시즌을 앞두고 강타자 넬슨 크루즈는 1년 계약을 맺은 후 2014시즌 맹활약해 결국 4년 5700만달러의 대박을 친 사례 등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한 계약 형태다. 특히 에이전트 보라스가 이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2013, 2014시즌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선발이 가능한 기량(2년간 WAR 7.4 내셔널리그 전체 8위)을 가진 류현진이 이후 부상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는 것을 놓고 보면 보라스가 2018시즌 FA 재수를 통해 2019시즌부터 FA대박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물론 류현진 입장에서는 마음 졸이는 FA 재수대신 한 번에 안정적인 장기계약을 얻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남은 한 달간 어떻게 해서든 맹활약해 FA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행여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다저스에서의 한 달 동안 류현진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지 못했던 명예 회복은 물론 개인의 FA 장기계약을 위해서도 맹활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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