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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김연경이 숙명의 한일전에서 월드클래스 기량을 선보이며 한국에 값진 동메달을 안겼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세트스코어 3-1(25-18 21-25 25-15 27-25)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태국에 패해 2회 연속 금메달이 무산됐지만 한국은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일본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아쉬움을 씻어냈다. 특히 지난 6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스(VNL)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를 당했던 것을 설욕해 더욱 의미가 컸다.

김연경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동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이날 김연경은 무려 32점을 폭발시켜 일본 격파의 선봉에 섰다.

1세트부터 김연경은 매서운 공격을 몰아치며 일본 수비를 뒤흔들었고 24-18에서는 세트를 매듭짓는 공격을 성공시켜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끌고 왔다.

비록 2세트를 내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김연경은 3세트 11-8로 쫓긴 상황에서 양효진과 함께 내리 4점을 합작해내며 고비의 순간에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3세트까지 이미 24점을 기록해 막을 수 없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김연경은 4세트부터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든든한 활약을 이어갔다. 막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투 속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까지 소화해내며 결국 한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김연경은 4강에서 태국에 패한 뒤 “4세트 초반에 좋은 흐름을 탔다. 그 분위기를 끌고 5세트까지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이 아시안게임 중 가장 아쉽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선배 이효희를 비롯해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더욱 컸다.

그러나 김연경은 태국의 배구 발전에 대해 인정하면서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 더욱 체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동메달 역시 귀하다. 빨리 추스르고 동메달을 꼭 따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결국 마지막까지 집중력 있는 모습을 통해 이같은 약속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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