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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임브론’ 임영희가 단일팀의 짜릿한 복수극 선봉에 섰다.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은 30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포츠 콤플렉스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준결승에서 대만에 89-6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단일팀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 도전에 청신호를 밝혔다.

단일팀은 지난 17일 대만과의 조별예선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2점 차로 패한 바 있다. 북측에서 합류한 로숙영이 32점을 폭발시켰고 김한별이 26점을 보탰지만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임영희의 부진이 다소 뼈아팠다.

당시 임영희는 42분23초를 소화했음에도 11점에 머물렀다. 3차례 3점슛이 모두 림을 외면하는 등 야투 감각이 썩 좋지 못했다. 물론 10어시스트 8리바운드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것은 사실이지만 공격에서 로숙영, 김한별에게 짊어진 짐을 덜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임영희는 준결승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면서 승리의 중심에 우뚝 섰다. 전반에만 이미 10번의 2점슛 가운데 8개를 꽂아 넣으며 총 17점을 기록하는 등 쾌조의 슈팅 감각을 뽐냈다.

특히 단일팀은 임영희가 코트에서 잠시 빠진 동안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결국 그 고비를 극복해낸 선수도 임영희였다. 35-33, 2점 차까지 쫓긴 2쿼터 3분15초를 남기고 귀중한 레이업슛으로 단일팀을 위기에서 구해냈으며, 전반 막판에도 연속 속공 득점을 몰아쳐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완벽히 끌고 오는 역할을 해냈다.

임영희의 맹활약으로 가장 큰 고비를 넘긴 단일팀은 후반에도 더욱 적극적인 공격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임영희는 27분24초를 소화하는 동안 17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7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로 준결승을 기분좋게 마쳤다.

임영희는 만 33세였던 2012~2013 여자프로농구 MVP를 수상하며 뒤늦게 농구 인생을 활짝 꽃피운 선수다.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끄는 한편 이후에도 꾸준히 노장 투혼을 발휘하며 우리은행의 통합 6연패를 이끌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늘 마음 속 MVP로 임영희를 꼽으며 최고참으로서 그의 존재감을 높이 평가해왔다.

임영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장이자 맏언니의 품격을 제대로 드러내며 이제 결승전 금메달 견인이라는 마지막 과제만을 남겨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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