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NBA 선수가 조던 클락슨(26·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이다. NBA 주전 경력도 꽤 되는 이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의 관심도 클 수밖에 없다. 27일 오후 12시(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 8강에서 대한민국이 클락슨의 나라 필리핀을 상대한다. 이 경기에서 필리핀의 경기력은 클락슨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

사실 어머니가 필리핀인이기 때문에 이중국적을 갖고 있지만 클락슨은 태어날 때부터 줄곧 미국에서 성장해 NBA 선수가 됐다. 필리핀 국가대표로서 나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국제대회에서의 모습은 지난 21일 조별예선 중국전이 유일하다.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으로서 클락슨은 나름의 성공신화를 쓴 NBA 선수다. ⓒAFPBBNews = News1
중국전에서 클락슨은 32분52초를 뛰면서 40% 야투율 28득점 4어시스트 8리바운드 2스틸 2턴오버를 기록했다. 80-82로 패했지만 다리 통증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중국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 기세였다.

그렇다면 클락슨은 NBA에서의 모습을 현재 아시안게임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NBA에서 클락슨이 팀의 주요 인원으로서 나설 수 있던 힘은 무엇일까.

▶드래프트 전체 46순위에서 주전으로 올라서다

최근 2017~18시즌에서 클락슨의 선발 출전은 2경기에 불과하다. LA 레이커스 시절이었던 2016~17시즌은 19경기에서 주전으로서 출전했다. 하지만 2016~17시즌 레이커스에서 가장 많은 평균 출전시간을 가졌던 선수가 클락슨(29.2분)이었다.

2015~16시즌 역시 레이커스에서 가장 많은 평균 출전시간(32.3분)을 기록했고 79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다. 신인이었던 2014~15시즌에는 59경기 중 38경기를 주전으로 나섰고 평균 25분 동안 뛰었다.

클락슨의 NBA 입성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4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6순위, 전체 46순위로 뽑혔다. 하지만 신인 시즌을 마친 후 조던에게는 올루키 퍼스트 팀이란 영예가 따랐다. 평균 11.9득점 3.5어시스트 3.2리바운드 0.9스틸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4~15시즌 3월에는 평균 15.8득점 5.2어시스트 4.8리바운드를 통해 이달의 신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득점 창출 능력이 가장 큰 장기

이렇게 클락슨이 빛나는 시기를 가졌던 이유는 득점 기회를 스스로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느 NBA 선수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국가대표로서 나설 때면 스스로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에이스가 되곤 하지만 클락슨은 NBA에서부터 이 능력을 보여줬다.

가드이자 볼 핸들러로서 경기 운영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본인의 슈팅 기회만큼은 수시로 만들어 성공시킬 수 있다. 클락슨의 주요 슈팅 과정은 드리블 후 점프슛이다. 드리블로 상대와의 공간을 만든 직후 점프슛을 던진다.

중국전에서 볼 수 있었듯이 클락슨의 점프슛 컨디션이 경기 승부에 큰 관건이 될 것이다. ⓒAFPBBNews = News1
▶드리블 치면서 던지는 외곽 슈팅이 주력 무기

2점 야투 중 10피트(약 3m) 밖의 외곽 슈팅에서 2017~18시즌 클락슨은 경기 당 3.5회 시도 중 3.3회를 드리블 치는 과정에서 던졌다. 이런 비중은 커리어 내내 유지된 클락슨의 스타일이다.

3점 라인 밖에서는 드리블 치다 던지기보다 동료의 패스를 받은 직후 던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윙과 정면 쪽의 NBA 3점 라인이 바스켓으로부터 7.24m라면 국제대회에서는 6.75m다. 약 0.5m의 차이에 불과하지만 선수들에겐 제법 차이를 준다.

실제 중국전에서 클락슨은 본인의 야투 시도 대부분을 드리블 치는 과정에서 가졌다. 13회의 3점슛도 드리블 치면서 던졌고 5개(38.5%)를 성공시켰다. 오히려 2점 야투는 3점보다 더 적은 12회 시도였다.

▶드리블 돌파에서도 좋은 성과

중국전에서 클락슨은 직접 바스켓까지 치고 들어가는 드리블 돌파를 잘 보여주진 않았다. 경기 막판 다리 통증을 호소했던 것으로 보아 아직 폭발적인 드리블 스텝이 나오기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을 수 있다.

그래도 클락슨은 NBA에서 꽤 효과적인 드리블 돌파를 보여줬었다. 2017~18시즌 경기 당 7.7회의 드리블 돌파를 가졌었는데 23.3분을 뛴 선수로서는 꽤 많은 돌파 횟수다. 그리고 여기에서 나온 48.8%의 야투율은 어지간한 NBA 가드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수비 입장에서 클락슨은 아주 위험한 대상이다. 아직 동료와의 픽앤롤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지만 만약 활용하게 된다면 돌파까지 막기가 매우 까다롭다.

지난 봄 NBA 플레이오프 동안 잔뜩 체면을 구겼던 클락슨이 아시안게임에서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부진

클락슨은 생애 첫 플레이오프 경험을 4년차인 지난 시즌에 겪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무렵 클리블랜드로 건너와 NBA 파이널까지 올라가봤다.

하지만 NBA 기준에서 클락슨은 플레이오프 동안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동안 클리블랜드에서 45.6% 야투율로 평균 12.6득점을 올렸던 클락슨은 플레이오프 동안 30.1% 야투율 4.7득점에 그쳤다.

4연패 스윕으로 물러났던 NBA 파이널에서는 2차전까지 총 6득점이 전부였다. 13회의 야투 시도 중 단 3개(23.1%)만 성공시켰다.

그래도 NBA 선수들의 수비를 벗어난 아시안게임에서 클락슨은 저런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미 아시아 정상권의 중국을 상대로 충분한 위력을 보여줬다.

때문에 대한민국이 상대하기에 클락슨은 정말 큰 숙제일 것이다. 주력 볼 핸들러로서 클락슨이 볼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설 때부터 언제든 슛할 수 있다는 경계를 가져야 한다. NBA의 스테픈 커리나 제임스 하든의 모습을 아시안게임의 클락슨이 보여줄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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