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너무 세요. 약점이 보이질 않아요.”

“시작 때부터 ‘사기’란 소리가 있었잖아요. 벌써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한다는 얘기가 들려요.”

바둑리그 중계팀 중에서도 호흡이 잘 맞기로 유명한 송태곤.최유진 콤비가 맞장구치듯 경기 결과에 혀를 내둘렀다.

포스코켐텍은 16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8라운드 1경기에서 최하위 신안천일염을 4-1로 대파했다.

3지명 변상일만이 상대팀 4지명 한태희에게 패했을 뿐 그 외의 주전 4명이 대승을 합작했다. 5지명 윤찬희가 거함 이세돌을 꺾는 등 엄청난 화력이 정점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공표된 오더는 신안천일염이 두 판에서 지명 우위를 보였다. 잘 짜였다는 평이 많았다. 거기에 승부판인 3국(나현-안국현) 포함 나머지 세 판의 상대 전적도 엇비슷해 이변의 가능성이 꽤나 점쳐졌다. 하지만 ‘절대 1강’으로 꼽히는 포스코켐텍은 자체로 강한 전력. 세 판의 랭킹 우세를 바탕으로 나머지 두 판의 지명도 열세까지 극복하며 대승을 이끌어냈다.

2지명 나현이 안국현을 꺾으며 기분 좋은 선제점으로 출발한 포스코켐텍이었지만 직후 3지명 변상일이 한태희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한창 중반을 향해 가는 장고대국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신안천일염엔 이세돌이 남아 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주장 최철한이 믿음을 보여줬다. 올 시즌 완벽하게 부활한 한상훈을 꺾고 분위기를 가져왔다. 결정타는 5지명 윤찬희의 손에서 나왔다. 초반에 쥔 우세를 끝까지 움켜쥐며 이세돌을 압박한 끝에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항복을 받아냈다. 직후 이원영마저 이지현을 상대로 불계승을 거둔 포스코켐텍은 밤 10시 20분, 평소보다 이른 시각에 압승으로 후반기 첫 승부를 끝냈다.

개막 5연승을 달리다 6라운드에서 SK엔크린에게 패하면서 한 템포를 쉬었던 포스코켐텍은 BGF와 신안천일염을 연파하면서 여유를 갖게 됐다. 개인 승수에서도 2위 BGF에 11승이나 앞서 있어 두 게임차 이상의 선두이다.

반면 최하위 탈출을 노렸던 신안천일염은 연승에 실패하며 2승 7패로 8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무엇보다 이세돌이 빨리 부진에서 탈출하는 것이 급선무다.

8개 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7일 화성시코리요와 정관장 황진단이 8라운드 2경기에서 격돌한다. 신진서 9단과 원성진 9단이, 양 팀 1.2지명이 맞붙는 장고대국이 최대 승부처이면서 볼거리.

총규모 34억원(KB리그 31억, 퓨처스리그 3억)인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준우승은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대국료가 지급되는데 각자 1시간(초읽기 1분 1회)씩의 제한시간이 주어지는 장고 1경기는 승자 400만원, 패자 80만원의 대국료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지는 속기 대국은 승자 360만원, 패자 70만원의 대국료가 각각 별도로 책정됐다. 단일기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KB리그는 매주 목∼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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