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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킹(King)’이라는 단어가 그를 부르는 별명인 펠릭스 에르난데스(32·시애틀 매리너스)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6이닝동안 10실점(7자책)을 하며 무너졌다.

어색하다. 그의 별명이 왜 ‘킹’이겠는가. 축구의 티에리 앙리,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처럼 한명에게 주어지는 별명을 그 이름값대로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반박불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였다.

하지만 9일까지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평균자책점 전체 뒤에서 2위(75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왕은 이제 폐위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일까.

  • ⓒAFPBBNews = News1
9일까지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124이닝을 던지며 8승 10패 평균자책점 5.73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규정 이닝을 넘긴 76명 중에 평균자책점은 75위. 뒤에서 2등이다. 앞에서 2등정도 되야 만족할만한 펠릭스 에르난데스로써는 충격적인 부진이다. 규정이닝을 넘겼을 정도면 그야말로 ‘꾸준히’ 못했다는 것이다.

2005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10대의 나이에 선발 데뷔전을 치르면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이듬해부터 2015년까지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킹’이라는 호칭이 어울렸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같은 기간 동안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fWAR(대체선수 이상의 승수)을 넘은 투수는 없었다(50.1, 2위 C.C 사바시아 48.2). 또한 같은 기간 다승 5위(143승)이기도 했다. 2010년 수상한 사이영상은 고작 13승만 거두고 이룬 것이었고 이는 메이저리그 최저 승리 사이영상 타이 기록(스파키 라일리(1977),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981))이기도 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시애틀 매리너스의 개막전 선발은 펠릭스 에르난데스였다.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2013년 7년 계약에 사인하며 ‘반드시 팀을 포스트시즌에 보내겠다’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2001년 이후 17년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시애틀에게 있어 ‘킹’은 암흑기를 버티게 해준 빛과 소금이었다. 시애틀의 홈구장 세이프코 필드에는 '킹 코트'라고 해서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응원하는 좌석들이 따로 있을 정도다.

  • 시애틀의 '킹 코트'. 킹을 응원하는 좌석. ⓒAFPBBNews = News1
그런 그가 이상 징후를 드러낸 것은 2015년부터다. 2015년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18승을 거뒀다. 그럼에도 이상 징후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은 WAR이 2.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세부 내용은 좋지 못했고 시애틀 타선의 도움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6년에는 부상에 시달리며 내리막을 걷고 있다. 종아리, 어깨, 이두근, 허리 등 각종 부위에서 부상이 끊이질 않고 있고 한때 100마일을 뿌렸던 패스트볼 구속도 90마일도 되지 않는 89.6마일의 평균구속으로 떨어졌다.

고작 32세이 나이지만 워낙 일찍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매우 많은 이닝을 던졌다. 2005년 데뷔 후 2626.1이닝을 던졌는데 이는 ‘금강벌괴’의 별명을 가진 저스틴 벌랜더와 ‘고무팔’ 사바시아 바로 다음이다.

전성기 시정 패스트볼로 압도했지만(2008~2010년 패스트볼 구사비율 60% 이상) 이제는 그러지 못하고 있고 한때 구종가치 6은 심심찮게 넘었던 슬라이더는 이제 -3.2 수준으로 맞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구종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주무기 체인지업(2014년 구종가치 23.2)은 지금 0.3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젠 은퇴설까지 나돌고 있고 도리어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시애틀 성적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시애틀 언론과 팬들은 아우성 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레전드에 대한 예우로 그래도 선발 자리는 지키게 해줘야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2017년 WAR 0.4, 올해는 0.3을 기록중이다. WAR 0의 의미는 메이저리그 내 평균적인 선수가 아닌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선수의 중간지대 선수급이다. 즉, 쿼트러플(AAAA)급 선수가 바로 WAR 0이 기준으로 삼는 대체선수다.

이제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최근 2~3년간 대체선수 수준의 선수로 추락했다. 너무 빨리 찾아온 전성기와 추락은 정말로 왕의 폐위 시점이 다가온 것인가를 고민케 하고 있다.

  • 2005년 10대의 펠릭스 에르난데스.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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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8/10 16:00:10   수정시간 : 2018/08/12 10: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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