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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평균자책점(ERA) 메이저리그 전체 1위, 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 역시 투수 1위다. 하지만 선발을 거르지 않고 23경기나 나섰지만 고작 6승7패. 152.1이닝이나 던지고 얻은 결과다.

잔여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둬도 13승을 넘지 못할 제이콤 디 그롬(30·뉴욕 메츠)은 과연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을까.

디그롬은 9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의 호투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6이닝 무실점의 호투는 디그롬에게 낯설지 않다. 낯선 것은 ‘이겼다’는 것이다.

  • ⓒAFPBBNews = News1
▶WAR이 승리보다 높았던 디그롬, ML 평정중

이날 승리로 디그롬은 웃지 못 할 기록에서 잠시 벗어나게 됐다. 사상 최초로 5승 이상을 거둔 선발투수 중 승리(5)보다 WAR(5.4)이 높은 투수였다가 이날 경기를 통해 6승과 WAR 5.8이 되면서 간신히 승리가 WAR보다 높게 됐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20경기 이상을 나온 선수 중 평균자책점이 2.00 이하이면서 7승 밑으로 거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디그롬이 바로 그 첫 번째 선수가 될 정도로 불운했다.

디그롬의 올시즌 활약은 압도적이다. 누구도 디그롬 위에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152.1이닝을 던지고도 WAR은 5.8로 투수 전체 1위, 평균자책점은 1.85로 전체 1위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이 4.15인데 반해 디그롬은 무려 2.30이나 낮다. 조금만 더 과장한다면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평균자책점 1.74로 리그 평균자책점이 4.77이었던 시즌에 3.03이나 낮았던 때를 떠올린다. 당시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외계인’으로 불렸고 디그롬도 못지않다.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 역시 2.20으로 내셔널리그 1위, 메이저리그 2위(1위 크리스 세일 2.07)이다. 이런 좋은 성적은 뜬공대비 홈런비율에서 6.8%(ML 3위),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6으로 ML 5위, 피안타율 ML 9위(0.203) 등 많은 부문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했기에 가능했다.

그럼에도 지독한 불운이 겹치고 겹치며 디그롬은 한 달반밖에 남지 않은 정규시즌에서 고작 6승에 머물고 있다. 남은 시즌 동안 부상이 없어도 8~9번 정도의 선발 등판이 가능한 디그롬은 전경기를 이겨도 15승은 힘들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10승도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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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상 만들어진 후 최저 승리는 13승

1956년 최고 투수상인 사이영상이 만들어진 이후 에릭 가니에(2003), 마크 데이비스(1989) 등 몇몇 마무리 투수들이 사이영상을 받은 사례를 제외하곤 당연히 사이영상은 선발 투수의 몫이었다.

그중 62년 사이영상 역사상 선발투수 중 가장 적은 승리를 거뒀던 것은 스파키 라일리(1977),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981), 펠릭스 에르난데스(2010)의 13승이다. 즉, 13승 밑으로는 사이영상을 받은 사례가 없고 62년 역사상 딱 3번 13승일 정도로 승리는 사이영상에 기본 중에 기본이었다.

하지만 디그롬이 지금 페이스라면 10승도 힘들고, 잘해도 13~14승에도 도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과연 디그롬이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물론 남은 한 달 반 동안 디그롬이 지금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승리빼곤 모든 것이 완벽한 디그롬이 사이영상을 받지 않는 것도 의아하다.

▶디그롬이 남은 한달반동안 다르지 않다면 사이영상 수상은 시대적 변혁

2010년 13승의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사이영상을 계기로 사이영상도 이제 승리라는 전통적 가치보다 WAR, FIP 등 세이버매트릭스 기록을 많이 인정하는 추세다.

2014년에는 200이닝도 던지지 못한 클레이튼 커쇼(198.1이닝)가 사이영상을 받으며 ‘200이닝은 기본’으로 여겨졌고 실제로 선발투수중 200이닝을 넘기지 못한 투수에게는 사이영상이 없었던 전통을 깨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디그롬이 앞으로 한 달 반 동안 지금의 활약을 이어주면서 승리 역시 지금처럼 가뭄에 콩나듯 한다면 사이영상 투표권을 가진 기자단은 역사적이면서도 시대적이고 변혁적인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행여 10승도 하지 못한 디그롬이 사이영상을 받는 순간, 그 사이영상의 의미는 이제부터 구시대적인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부 기록들이 제대로 인정받는 시대가 왔음을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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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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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8/09 15:09:13   수정시간 : 2018/08/12 10: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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