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까지 오직 한 팀에서만 뛰던 드와이트 하워드(33·워싱턴 위저즈)가 15년차가 되는 시즌에 어느덧 6번째 팀을 만나 뛰게 됐다. 하워드의 이력 중에 한 팀과 한 시즌만 보냈던 경우가 세 번이다.

2012~13시즌 LA 레이커스와 한 시즌, 그리고 2016~17시즌 애틀랜타 호크스를 거쳐 지난 시즌 샬럿 호넷츠와 한 시즌씩 마치고 소속을 또 옮기게 됐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하워드에 대한 평판은 팀과의 관계에 있어 잘 융합되기 힘든 선수로 굳혀지고 있다.

2016년 7월 애틀랜타와 4년 계약을 맺은 뒤로 하워드의 소속이 바뀐 두 번의 과정들이 모두 트레이드였다. 이번 여름엔 샬럿에서 브루클린 넷츠로 트레이드됐다가 바이아웃으로 방출된 다음 워싱턴과 계약했다.

애틀랜타 소속이었던 2016~17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하워드는 워싱턴에게 큰 힘을 쓰지 못했던 사연이 있다. ⓒAFPBBNews = News1
물론 최근 하워드를 트레이드로 보낸 팀들이 차기 시즌에 임하는 접근 자세에 있어 하워드의 시즌 당 2000만 달러(약 225억원)가량과 같은 대형 계약이 부담스러웠던 것은 맞다. 하지만 매번 밀려나는 분위기가 감돈 데에는 하워드의 성향도 한몫 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워싱턴과는 어떨까. 리그의 대표적 포인트 가드들 중 한 명인 존 월(28)을 만나 다시금 위력적인 센터의 위력을 보여주진 않을까. 아니면 워싱턴이 바라는 농구와 하워드의 농구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적극적 공격 참여도로 기록 상승 거둔 전 시즌

2016~17시즌 애틀랜타 소속 하워드는 평균 29.7분 동안 13.5득점 1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지난 시즌 샬럿에서는 평균 30.4분 동안 16.6득점 1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년차 제외 커리어 최저 득점을 기록했던 시즌과 달리 득점 성과가 제법 올랐다.

다만 이는 하워드의 득점 기량이 상승했다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2016~17시즌 하워드는 코트에 나와 있는 시간 동안 애틀랜타의 공격기회 중 19.2%를 사용했다. 이는 커리어 중 3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반면 2017~18시즌 하워드는 코트 위에 있는 동안 샬럿의 공격기회 중 24.2%만큼 사용했다. 이는 커리어에서 5번째로 높다. 전성기의 올랜도 시절 네 시즌 다음의 공격기회 사용도란 뜻이다.

하지만 득점 효율성 측면에서는 지난 시즌 실적이 좋진 못했다. 전 시즌 야투율 55.5%는 커리어 중 3번째로 가장 낮다. 1,2년차 때만이 전 시즌보다 낮았다. 2016~17시즌 야투율 63.3%보다 현격히 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여기엔 하워드의 슈팅 시도 거리가 더 멀어진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하워드의 전체 야투 시도 중 10피트(약 3m) 이상 거리에서 던진 비중이 15.4%였다. 커리어 동안 하워드에게 10피트 이상 거리의 슈팅은 극히 적었다. 2016~17시즌의 7% 비중이 가장 큰 정도였다.

▶포스트업 비중이 높았던 지난 시즌

하워드가 공격의 중심이 되고 싶어 하는 성향을 보여주는 숫자가 포스트업 공격 비중이다. 바스켓 근처에서 수비를 등지고 볼을 받아 시작하는 이 공격 방법에 있어 하워드는 리그 전체에서도 눈에 띄는 비중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하워드의 전체 공격 형태 중 36.3%가 포스트업이었다. 이는 30경기 이상 출전 리그 선수들 중 4번째에 달하는 비중이다. 하워드보다 비중이 높았던 선수들은 라마커스 알드리지(43.4%), 알 제퍼슨(40.8%), 조엘 엠비드(39.7%)뿐이었다.

하지만 이 포스트업에서 뽑아내는 득점 효율성은 낮은 편이었다. 포스트업으로 끝난 포제션 당 0.83득점을 뽑아냈는데 포스트업 포제션 200회 이상의 리그 17명 선수들 중 14위의 기록이다.

▶워싱턴에서는 어떤 센터가 맞을까

만약 하워드가 계속해서 공격의 중심이 되고 싶어 한다면 현재까지의 워싱턴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5시즌 동안 워싱턴의 주전 센터 자리에 있던 마친 고탓이 많은 공격 가담을 보이지 않았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에서 가장 많이 공격기회를 사용하는 선수는 포인트 가드 월이다. 부상으로 고생을 했던 지난 시즌에도 월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공격기회 사용 비중에서 팀 내 첫 번째(29.1%)에 올랐고 뒤를 이어 슈팅 가드 브래들리 빌(27.6%)이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편 월은 볼 점유에 있어서도 리그에서 돋보이는 비중을 기록하는 가드다. 경기 당 볼 소유 시간 집계가 시작된 2013~14시즌 리그 첫 번째(8.6분)를 시작으로 세 시즌에 걸쳐 첫 번째를 기록했다. 또한 최근 다섯 시즌 모두 리그 4번째 이내에 들 정도로 볼 소유 시간이 많은 가드다.

하지만 월의 높은 공격 지분을 인정한다면 분명 센터가 같이 하기에 좋은 가드임은 맞다. 지난 시즌 고탓은 월과 함께 했던 시간 동안 55.5%의 야투율을 올렸다면 함께 하지 않은 시간 동안엔 48.3% 야투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하워드는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 때 높은 성과를 거두는 선수가 맞다. 지난 시즌 하워드가 높은 득점을 올렸던 경기들에서 동료의 패스를 통해 쉬운 기회를 얻어내는 장면들이 많았다.

전성기 시절 위력을 이어오고 있는 하워드의 가장 큰 경쟁력은 리바운드다. ⓒAFPBBNews = News1
▶리바운드를 통한 기여 가능성

최근 시즌들 동안 기량 하락이 보인다 했지만 하워드의 리바운드 장악력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하워드의 평균 12.5리바운드는 리그 4위에 올랐던 기록이다. 최근 3시즌 동안 계속해서 리그 5위 안에 드는 평균 리바운드 실적을 냈다.

지난 시즌 3월 브루클린전 당시 하워드는 32득점 30리바운드라는 괴물 기록을 작성했었다. 당시 하워드의 32득점 중 상당수가 공격 리바운드 11개에서 나왔다. 덩치와 순발력을 통해 공간을 차지하는 모습은 여전함을 보여줬다.

그래도 하워드 리바운드 능력이 워싱턴에게 큰 힘이 되는 부문은 수비 진영 쪽이다. 워싱턴은 지난 시즌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리그 6위(22.0%)에 올랐지만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21위(78.5%)에 그쳤다. 지난 시즌 58경기 이상 소화한 리그 선수들 중 개인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3위(33.8%)에 올랐던 하워드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워싱턴은 6월말 LA 클리퍼스로부터 오스틴 리버스를 들이는 트레이드에서 고탓을 보냈었다. 당시 프리 에이전트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를 들여오기 위한 움직임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결국 커즌스는 7월 시작과 함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향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커즌스의 계약 액수나 하워드의 계약 액수나 약 530만 달러(약 60억원)로 비슷하다. 어쨌든 고탓이 채워주지 못했던 부분을 하워드가 채워주면 워싱턴이 더욱 상승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엔 하워드가 팀에 헌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반면 그동안 나왔던 경향대로 하워드가 자신의 입장을 내세운다면 또 워싱턴은 계속된 제자리 맴돌기에 그칠 수도 있다. 오랜만에 자기 주변에 스타들이 많아진 환경에서 하워드가 어떤 자세를 가질지 주목할 만한 시즌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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