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가 꼭 당장의 전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닐 때도 있다. 어쩌면 코트 위의 전력보다는 샐러리 장부의 정리를 위해 일어나는 경우들이 더 많을 수 있다.

올여름 그런 움직임에 있어 대표적인 팀으로 브루클린 넷츠를 꼽을 수 있다. 6월과 7월에 걸쳐 브루클린이 거쳐 온 트레이드들을 두고 농구 전력을 논하기란 애매한 점이 있다. 그보다는 자신들에게 짐이 돼왔던 샐러리 장부 구조를 정리했다 보는 것이 맞다.

비효율적인 경영의 대명사로 통했던 브루클린에게 있어 최근 나오고 있는 모습은 꽤 혁신적으로도 보인다. 당장의 조그만 상승보다는 훗날을 바라보는 장기적 운영으로 경영 접근법을 바꾼 듯 보인다.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이런 평가를 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시즌 브루클린이 계속해 많은 패배를 기록할 수 있지만 적어도 희망은 바라볼 긍정적 신호는 있다. ⓒAFPBBNews = News1
▶6월 하워드 트레이드

우선 6월말에 드와이트 하워드를 들이면서 티모페이 모즈고프를 보냈던 샬럿 호넷츠와의 트레이드가 있었다. 그리고 당시 들어왔던 하워드는 바이아웃 협상을 통해 일부 샐러리 부담을 덜어내며 방출시켰다.

모즈고프는 2016년 7월에 4년 6400만 달러(약 722억원) 계약을 맺으면서 2019~20시즌까지 시즌 당 1600만 달러(약 181억원)가량을 장부에서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 모즈고프는 31경기 평균 11.6분 출전에 그쳤다.

아직 2년 계약이 남은 모즈고프를 보내면서 마지막 계약 시즌의 하워드를 받아낸 트레이드 자체에서부터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2019년 여름 계약 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의 폭을 넓혔다.

그리고 하워드와의 바이아웃을 통해 애초에 농구 전력을 위해 이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던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어쩌면 하워드가 없는 것이 2년차가 되는 센터 재럿 앨런(20)을 위해 낫다고 볼 수도 있다.

▶7월 덴버 및 애틀란타와의 트레이드

7월 최근에는 애틀란타 호크스 및 덴버 너겟츠와 트레이드를 행했다. 덴버로부터는 케니스 퍼리드(29) 및 대럴 아서(30) 그리고 2019년 드래프트 1라운드 및 2020년 2라운드 픽을 받고 아이제이아 화이트헤드를 보냈다. 애틀란타로부터는 미래 2라운드 픽과 아이제이아 코디니어에 대한 드래프트 권리를 받고 제레미 린을 보냈다.

결국 앞선 6월 트레이드와 이번 7월 트레이드들을 통해 브루클린의 선수단에 남은 선수는 퍼리드와 아서뿐이다. 그리고 전 시즌 32경기 평균 14.4분을 뛴 퍼리드와 19경기 7.4분을 뛴 아서를 놓고 농구 전력 상승을 말하긴 어렵다.

대신 덴버가 샐러리 장부를 비워내기 위해 보낸 퍼리드와 아서를 받은 덕분에 브루클린은 미래를 위한 자산들을 얻어냈다. 덴버의 2019년 드래프트 1라운드 픽은 12순위까지 보호조항이 걸려 있지만 이번 시즌의 전력을 전망해 봤을 때 덴버가 12순위 이내 픽을 받아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리고 덴버와의 트레이드를 위한 결정적 준비 단계가 린 트레이드였다. 최근 2시즌에 걸쳐 각각 36경기 및 1경기 출전에 그쳤던 린은 이번 2018~19시즌에 1252만 달러(약 141억원)의 잔여 계약이 남아 있다. 린을 보내면서 실존 계약은 받지 않은 덕분에 브루클린은 샐러리캡에서 큰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덴버의 계약 떠넘기기를 제대로 받아낼 수 있었다.

부상으로 큰 피해를 봤던 린이 다시 활약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브루클린에게 린의 활약이 필요한 시기는 아니다. ⓒAFPBBNews = News1
▶비효율 경영의 대명사에서 벗어나는 신호

선수단 및 계약 관리에 있어 브루클린이 가장 혹독한 대가를 치른 계기가 2013년 7월의 트레이드였다. 폴 피어스와 케빈 가넷을 받기 위해 미래의 1라운드 드래프트 픽들을 보내거나 권리 교환 약조를 걸었다.

브루클린은 최근 3시즌 연속 82경기 중 30승도 못 채우며 마감했다. 2015~16시즌 리그 28위로 시작해 2016~17시즌 30위 바닥을 찍고 지난 시즌을 23위 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이 낮은 성적들을 통한 보상은 전혀 받지 못했다. 드래프트 권리가 다른 팀에게 넘어갔거나 바꿔줘야 했기 때문이다. 2016년 3순위 제일런 브라운, 2017년 1순위 마켈 펄츠, 2018년 8순위 콜린 섹스턴, 모두 브루클린에게서 나온 픽들로 호명된 선수들이지만 브루클린이 뽑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결국 긴 암흑기를 보내야 했던 브루클린은 경영진의 변화를 꾀했다. 브루클린 농구 단장 자리를 2016년 1월까지 지키고 있던 빌리 킹이 물러나고 션 막스가 새로운 단장으로 취임했다. 막스는 선수 생활을 보낸 적이 있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로서 일하다가 브루클린의 경영인으로서 건너왔다.

막스 농구 단장이 최근 보여준 움직임은 브루클린이 현재 취해야 하는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 당장 어떤 발전의 가능성이 없는 선수단이지만 앞으로의 선수단 경영을 통해 다른 팀으로 변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브루클린

현재 명단에 올라 있는 브루클린 선수들 중 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 인원은 찾기 힘들다. 모즈고프의 당시 악명 높던 계약을 부담하면서까지 들여왔던 디앤젤로 러셀(22)도 아직 긍정적 신호를 보여주지 못했다.

즉 이번 시즌도 브루클린으로부터 어떤 가시적인 농구 실적을 바라기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기다릴 이유가 생겼다. 드래프트 픽들이 생기고 샐러리캡 여유도 되찾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NBA 팀이나 브루클린의 현재 단계에서 쉽게 상승을 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회 자체가 생겼다는 사실은 브루클린에게 큰 의미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 여름부터 있을 드래프트들과 계약 시장에서의 성과들을 통해 브루클린이 어두웠던 그늘에서 벗어나는 가능성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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