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출근시간 낭보가 전해졌다. 추신수(텍사스)가 2002년 김병현 이후 16년만에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올스타로 선정된 것.

추신수는 오는 18일 워싱턴 D.C의 내셔널 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 대표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14년 경력만에, 한국나이 37세, 그리고 총액 1억2000만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맺은 54명 중 마지막으로 추신수는 올스타 선정의 영광을 안게 됐다.

2001년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에 뽑히고 2002년 곧바로 김병현이 뽑힐때만 해도 한국인에게 올스타는 그리 멀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16년이 지난 2018년에야 세 번째 올스타 선수가 나왔다. 추신수의 올스타 선정을 계기로 박찬호, 김병현의 올스타 선정 시즌은 어땠는지 되돌아본다.

왼쪽부터 2001년 박찬호, 2018년 추신수, 2002년 김병현의 모습. ⓒAFPBBNews = News1
▶2001 박찬호 : 15승 234이닝 평균자책점 3.50 218탈삼진

사실 박찬호의 최고 시즌은 2000년이었다. 당시 박찬호는 18승 226이닝 평균자책점(ERA) 3.27에 217탈삼진을 기록했다. 217개의 탈삼진은 내셔널리그 2위로 1위는 ‘괴물’ 랜디 존슨(347개)이었다.

그럼에도 박찬호가 2000년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한 것은 올스타가 발표되는 전반기 성적이 평균자책점 4.17로 좋지 못했기 때문. 후반기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이미 올스타 티켓은 날아간 뒤였다.

박찬호 역시 이를 절감했는지 2001시즌은 완전히 다른 성적을 보였다. 전반기 성적이 평균자책점 2.80에 8승을 거두며 질주한 것. 박찬호가 올스타에 선정되는 것은 당연했다.

2001년 7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서게된 박찬호는 내셔널리그팀의 선발 투수였던 랜디 존슨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3회 등장한다.

첫 타자는 칼 립켄 주니어로 21년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만 뛴 ‘철의 사나이’로 올스타 19회, 2632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가진 전설적 선수의 생애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이에 박찬호는 초구를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졌고 칼 립켄 주니어는 그대로 홈런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인상적인 올스타전을 언급할 때 항상 언급되는 홈런이며 신인 박찬호가 전설 칼 립켄 주니어를 위해 살살 던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홈런 직후 박찬호는 전력을 다해 던졌고 이반 로드리게스-스즈키 이치로-알렉스 로드리게스로 이어진 이후 타자들을 2루땅볼-2루땅볼-헛스윙 삼진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하필 칼 립켄 주니어에게 내준 점수가 이날 경기 결승점이 됐고 박찬호는 큰 의미는 없는 올스타전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2000시즌 전반기 실패로 올스타 선정에 실패하자 2001시즌에는 전반기에 아예 잘해서 올스타에 선정된 것과 함께 올스타전 홈런 허용과 이후 압도적인 모습과 패전투수까지 여러모로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나들이는 인상 깊었다.

2001년의 박찬호와 최근의 박찬호. ⓒAFPBBNews = News1
▶2002 김병현 : 84이닝 평균자책점 2.04 36세이브 92탈삼진

많은 이들이 김병현이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주저앉았던 2001년을 많이 떠올린다. 실제로 2001년의 김병현은 대단했다.

전반기 시즌은 8회 셋업맨으로 보내더니 후반기에는 완전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주전 마무리투수를 꿰차 평균자책점 2.72에 14세이브로 애리조나의 포스트시즌행을 이끌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 월드시리즈전까지 4경기 6.1이닝 무실점 3세이브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월드시리즈 홈런 트라우마만 털어내면 2002시즌 활약이 매우 기대됐다. 실제로 김병현은 특유의 낙천적 성격으로 월드시리즈 아픔을 털어냈고 2002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마무리로 무려 84이닝이나 던졌고 92탈삼진을 잡아내며 이닝당 하나 이상의 삼진을 만들어냈다. 평균자책점은 고작 2.04였고 36세이브를 기록해 현재까지도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단일시즌 올린 가장 많은 세이브가 기록된 시즌이었다.

2002시즌 전반기만에 22세이브를 올리고 올스타에 선정된 김병현은 2002년 7월 10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팀이 5-3으로 앞서고 있던 7회 2사 1루의 상황에서 등판했다.

하지만 등장과 동시에 1루주자가 도루에 성공하더니 김병현은 토니 바티스타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했다. 이닝 시작전 5-2로 앞서던 경기는 5-4 초접전 상황까지 진행됐고 김병현은 이어진 미겔 테하다와의 승부에서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1,2루의 위기에 봉착한다.

이어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강타자였던 폴 코너코와 승부한 김병현은 결국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내셔널리그팀은 5-6으로 역전 당했다.

김병현은 급하게 후속 타자를 처리했지만 패전투수 위기에 몰렸고 이후 이 경기는 7-7동점 상황에서 연장 11회까지 진행된 끝에 무승부로 종료됐다. 김병현은 0.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되고 말았다.

2002년의 김병현과 최근의 김병현. ⓒAFPBBNews = News1
▶2018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경력 14년만에 감격의 올스타 선정이 확정된 추신수는 어떻게 올스타 선정이 가능했을까. 단연 12일까지 진행된 48경기 연속 출루 때문이다. 48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하는 동안 추신수는 12개 홈런에 타율 3할3푼3리, 출루율 4할6푼3리, 장타율 5할9푼으로 거의 ‘야구의 신’같은 모습을 보였다.

48경기 연속 출루전까지만 해도 2할3푼9리의 타율에 출루율 3할1푼9리로 ‘먹튀’소리를 듣다가 엄청난 반전을 보인 것.

극적인 반전으로 올스타에 선정된 추신수는 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 때만 해도 쉽게 올스타가 되는줄 알았던 올드팬들에게 16년만에 낭보를 전해줬다. 박찬호, 김병현은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 올스타전에서 나름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어떨까. 타자이기에 많아도 3번, 적으면 1~2번의 기회밖에 얻지 못하겠지만 선배들이 그랬듯 올스타전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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