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히트 팬들에게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할 한 선수의 재계약 소식이 나왔다.

지난 시즌 팀의 주요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슈터 웨인 엘링턴과 1년 627만 달러(약 71억원)에 재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크리스 폴이나 르브론 제임스같은 대형 스타급 외에는 오히려 선수들이 손해를 보는 자유계약시장임을 감안해도 팀 입장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금액에서 성사된 계약이었다.

지난 시즌 77경기 중 단 2경기에만 주전으로 출전한 선수의 계약에 왜 호평을 하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The Man with the Golden Arm', 즉 황금으로 된 팔을 가진 사나이라는 별명을 지닌 엘링턴은 자신의 별명처럼 마이애미에게는 ’황금팔’, 그 자체인 선수였다.

마이애미와 1년 더 함께 하는 웨인 엘링턴. ⓒAFPBBNews = News1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경기당 30.6개의 3점슛을 시도했고 11개를 성공시켰다. 시도 수는 9위, 성공수는 11위. 리그 평균보다는 약간 더 높은 정도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팀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3점슛으로 팀의 역사를 새로 쓴 엘링턴이 있었다. 총 227개의 3점슛을 적중시킨 엘링턴은 2004~05시즌 데이먼 존스가 기록했던 팀 단일 시즌 최다 3점슛 성공 기록을 2개 차로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벤치 출격 시 기록한 3점슛만 218개였는데 이는 같은 부문 2위 그룹이라 할 수 있는 CJ 마일스(155개), 카일 코버(153개) 등과도 격차가 꽤나 컸다.

이렇듯 엘링턴은 지난 시즌 최고의 3점 슈터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 엘링턴이 상대팀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로 거듭났던 위치는 바로 양쪽 코너였다.

사실 가장 많은 3점슛을 던진 위치는 양쪽 윙에서였다. 총 362개를 윙에서만 던져서 133개를 성공시키며 36.7%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35.5% 정도의 성공률이 평균치임을 생각하면 많은 시도까지 감안해도 리그 평균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위력을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코너에서의 엘링턴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위협적인 선수였다. 좌측 코너에서 48.3% (리그 평균 38.3%), 우측 코너에서는 47.8%(리그 평균 40.4%)를 기록하며 상대팀의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양쪽 코너 3점슛은 외곽의 비중이 더 높아진 현재 리그에서 와이드 오픈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수비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이 위치에서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엘링턴은 129개의 3점슛을 양쪽 코너에서 시도했다. 엘링턴이 소화한 경기수가 77경기이므로 경기당 1.67개의 3점슛을 코너에서 던졌다는 것이다.

슈터로서 엘링턴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이번 FA 시장에서 12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낸 JJ 레딕은 코너에서 던진 3점슛이 67개다. 엘링턴이 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캐치 앤 슛을 위해 부지런히 활동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엘링턴이 이번 시즌 캐치 앤 슛으로 시도한 3점슛은 총 447개로 필라델피아의 로버트 코빙턴(506개)에 이은 2위였다.

코너에서 3점슛을 시도하는 엘링턴. ⓒAFPBBNews = News1
이런 엘링턴의 존재가 없었더라면 마이애미는 3점슛에서 리그 평균 이하의 생산력을 보여주는 팀이었을 것이다.

팀의 에이스인 고란 드라기치를 필두로 타일러 존슨, 디온 웨이터스, 조쉬 리차드슨과 로드니 맥그루더, 그리고 제임스 존슨 등의 자원에 슛 거리가 긴 빅맨 켈리 올리닉까지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이들 중 평균 출전시간이 20분 미만인 맥그루더를 제외하고는 엘링턴(39.2%)보다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 경기당 2개 이상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도 없다.

결국 이러한 점들로 인해 마이애미는 팀의 필수요소인 ‘황금팔’ 엘링턴을 1년 더 붙잡았다. 그리고 엘링턴 재계약으로 인해 마이애미의 선결과제는 더욱 더 확실해졌다. 바로 가드 존슨의 처분이다.

2016~17시즌 시작 전, 브루클린 네츠가 제시한 4년 5000만 달러 계약을 매치시키며 팀에 남겼던 존슨은 계약의 첫 2년 간 약 575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하는 선수다.

하지만 마지막 2년에는 1924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한다. 그럼에도 팀에서의 첫 시즌보다 크게 나아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의 기본적인 지표와 선수 효율성 지수를 나타내는 PER(15.9->13.0), 대체 선수 대비 기여도를 나타내는 VORP(1.9->0.9)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 성장 대신 오히려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치는 떨어진 상황이다. 또한 1~2번을 오고 가기에 6피트 4인치(약 193cm)의 신장은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으나 공식 프로필 기준 186파운드(약 84kg)의 체중에서 알 수 있듯이 존슨은 NBA 선수치고 너무 얇은 몸을 가지고 있어 수비에서도 분명히 한계가 있는 선수이다.

결국 마이애미는 고비용 저효율 선수의 길로 향하는 존슨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은 마이애미의 샐러리캡 덜어내기 작업 형태가 될 전망이다. 즉 존슨을 트레이드로 내보내도 반대급부로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영입할 확률은 크지 않다는 뜻이다.

마이애미의 처분 대상 1순위 타일러 존슨. ⓒAFPBBNews = News1
마이애미가 존슨을 내보내는 것에 성공한다면 팀 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이 있으며 존슨과 비슷한 포지션에서 활동하는 엘링턴의 활용 빈도 역시 조금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존슨이 남는다 하더라도 이번 시즌과 비슷한 수준의 출전시간은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엘링턴이다.

마이애미의 황금팔이자 대기만성형 선수의 대표주자인 엘링턴의 다음 시즌 활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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