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치열했던 2018시즌 프로야구 전반기가 끝났다. 올해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반기가 진행됐다. 강할 것이라 봤던 팀은 약해졌고, 약할 것이라 봤던 팀은 강해졌다.

올 시즌은 올스타 브레이크와 더불어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두 번의 휴식기가 있다. 다시 말해 초반에 밀리면 시즌 후반이 되어도 따라잡을 기회가 많지 않다. 초반부터 10개 구단 모두가 전력 질주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되는 팀이 있는 반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 존재한다. 전반기를 끝낸 현 시점에서 과연 어떤 팀이 웃고 울었는지, 그리고 올해는 어떤 팀이 5강 가을야구에서 맞붙게 될지 궁금해진다.

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한화의 비상, 강한 두산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큰 인상을 남긴 팀이라면 누가 뭐래도 한화다. 지난 2008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가을야구에 입성하지 못했고 그 사이, 꼴찌는 다섯 번이나 했다.

심지어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등 알아주는 KBO리그 명장이 한화를 바로 잡고자 메스를 들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어느 누구도 한화를 살려낼 수 없을 것이라 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새롭게 부임한 한용덕 감독의 지휘 하에 완벽하게 팀이 달라졌다. 부드러우면서도 선수를 믿는 신뢰의 리더십, 한화 출신 레전드라는 점이 팀을 하나로 묶는 요인이었다.

그렇게 시즌 초부터 한화는 상위권 유지에 성공하더니 지난 5월 22일에 2위로 껑충 뛰었다. 2008년 5월 13일 이후 3661일 만의 단독 2위에 오른 한화는 그 순위 그대로 전반기를 마치는데 성공했다.

한화가 비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역전승이다. 따낸 승리 중 무려 30승이 역전승이다. 단연 으뜸이다. 이전과 달리 선수들이 막판까지 포기 하지 않고 덤벼든다는 의미다.

달라진 한화를 만들고 있는 한용덕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각자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해주었기에 가능했다. 감독인 저는 그저 박수만 칠 따름이다"라며 한화 호성적에 대한 비결을 이야기 했다.

한화가 예상치 못한 선전을 보였다면 예상된 선전을 보인 팀이 같은 리그에 또 있다. 바로 두산이다. 마운드, 타선, 수비,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강함을 보여주고 있는 두산이다.

작년 두산은 KIA에 밀리며 정규시즌 2위, 그리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두산은 '벼락치기 강팀'이 아니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 리그 1위를 유지 중이다.

이미 지난 8일에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국가대표급 내야진과 화수분의 상징이라 불리는 우익수, 마운드에서는 13연승의 후랭코프와 린드블럼 투톱을 앞세워 리그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나 외국인 타자를 방출시켰음에도 불구, 토종 타자들의 활약으로만 선두 자리를 지키며 강팀의 면모를 과시했고, 더욱 욕심을 내서 반슬라이크를 대체 선수로 데려오며 방점을 찍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제는 선수들이 개인 능력을 떠나 경기를 알고 하는 단계에 오른 것 같다. 컨디션 여부와 별개로 경기를 읽으며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는 모습이 좋다. 팀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라고 선두 질주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챔피언 KIA의 추락과 NC의 몰락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챔피언 KIA 이야기다. KIA는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 2010년, 우승 직후 추락을 경험한 적이 있기에 선수 지키기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전문가들은 KIA의 2연패를 조심스레 예측했다. 작년 페이스가 워낙 좋았기에 올해도 우승을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봤다. 하지만 아니었다. 전반기가 끝난 KIA의 순위는 중위권 6위다.

이유는 명확하다. 선수단 모두 작년 정도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작년 팀 타율 3할2리의 타선은 온데간데 없다. 마운드에서는 20승 듀오인 양현종과 헥터가 주춤하다. 불펜은 여전히 불안하다.

선수단 분위기 자체가 작년과는 다르다. 김기태 감독은 젊은 선수를 대거 기용, 주전급 선수들에 긴장을 주면서 팀을 재정비 중이지만 쉽지 않다. 작년 챔피언의 자존심이 상한다. 마땅한 대안도 없다.

일단 팀 자체가 전반기에 5연승 이상을 해본 적이 없기에 치고 나갈 원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 KIA의 현실적 목표는 잘해봐야 가을야구다. 김기태 감독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KIA가 추락했다면 NC는 몰락 수준이다. 1군 진입 첫 해인 2013년은 7위였지만 이후 2014시즌부터 작년까지 4년 내내 가을야구에 입성했고 2016시즌에는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신생이었지만 강했다.

그러나 올해는 와르르 무너졌다. 초반부터 연패를 당하더니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잡음이 많았다. 외국인 선수인 투수 베렛의 기용에 대해서 감독과 프런트의 의견이 달랐다.

감독의 눈에 들지 않는 선수와 그를 데려온 프런트의 기싸움이 점점 커지면서 조직 내부에서부터 와해가 시작됐다. 결론적으로 김경문 감독은 지난 6월 3일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고문으로 모신다는 것이 NC의 말이었지만 누가 봐도 경질이었다. 동시에 유영준 스카우트 팀장이 감독 대행에 부임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인사였다. 자연스레 선수단 사기 역시 급감했다.

성적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리그 최하위인 10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남은 후반기 시즌, NC는 성적 대신 구단 안정화를 더 우선적 과제로 삼고 있다.

LG 류중일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작년 가을야구 5강, 올해는 몇 팀이나 포함이 될까

작년 가을야구를 치른 5개 팀은 KIA, 두산, NC, 롯데, 그리고 SK였다. 하지만 올해 전반기가 종료된 시점, 5개 팀 중에 가을야구 마지노선 안에 속한 팀은 두 팀이 전부다. 확 바뀐 2018시즌 전반기다.

현재 리그 선두 두산을 시작으로 2위 한화, 3위 SK, 4위 LG, 5위 넥센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작년 가을야구를 치렀던 롯데, NC, KIA 모두 중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한화도 인상적이지만, LG와 SK 행보 역시 놀랍다.

4위 LG는 올해 삼성에서 통합 4연패를 찍으며 왕조를 구축했던 류중일 감독을 데려왔다. 어찌보면 LG에 가장 적합한 감독이다. 우승, 좋은 성적을 원하는 LG에 류 감독의 뚝심 리더십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유망주가 워낙 많기에 이래저래 선수 기용에 고민이 많은 LG였지만 류 감독은 확실한 주전급 선수를 고정, 경기에 꾸준히 내보내면서 성장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열심히 달리고 있다.

3위 SK는 작년에 보여준 '홈런의 팀'이라는 컬러는 그대로 유지, 마운드 보강에 확실히 성공하며 상위권 순위를 유지 중이다. 2위와 3위를 오고가며 사실상 가을야구 확정에 성공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로맥, 최정, 김동엽, 한동민 등 언제든 홈런을 때릴 수 있는 거포들이 상시 대기 중이다.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팀 140개를 훌쩍 넘었다. 홈런으로는 경쟁할 수 있는 팀 자체가 없다.

여기에 마운드에서는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이 팀 선발진에 큰 보탬이 되고 있으며 새로운 외인 산체스가 1선발 활약을 선보이며 팀 전력이 한층 강해졌다. 불펜도 최상위권 이다.

SK는 작년 포스트시즌에서 5위, 간발의 차이로 입성했지만 NC에 패하며 한 경기 만에 가을에서 물러났다. 올해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LG도 작년 6위의 수모를 벗고 탈바꿈 하고 싶다.

사실상 두산, 한화, SK, LG의 경우는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높다. 5위, 한 자리를 두고 후반기 롯데, KIA, 넥센 등 여러 팀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개편이 될 것으로 보이는 2018시즌 후반기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dkryuji@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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