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트 카펠라(24)는 현재 오프시즌 계약 시장에 남아 있는 프리 에이전트들 중 가장 뛰어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좀체 만족스런 협상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원 소속팀 휴스턴 로켓츠가 제안하는 금액과 카펠라가 생각하는 금액 사이의 차이가 여전히 멀어 보인다.

카펠라는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 신분이다. 때문에 휴스턴은 계속해서 카펠라를 팀 소속으로 두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현재처럼 서로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결국 서로 간의 불만만 남을 것이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보도에 의하면 휴스턴은 가장 최근 카펠라에게 5년 8500만 달러(약 958억원) 계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카펠라 측은 이를 거부했다. 카펠라 측이 애초에 원했던 액수는 스티븐 아담스(25·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또는 루디 고베어(26·유타 재즈)가 맺었던 4년 1억 달러(약 1130억원)정도 규모로 알려졌다.

휴스턴이 제안하는 액수와 카펠라가 원하는 액수, 어느 쪽이 맞는 값어치일까. ⓒAFPBBNews = News1
즉 시즌 당 1700만 달러(약 192억원)와 2500만 달러(약 282억원) 사이의 간극이다. 현재로써는 아직 합의 지점에 접근하기 힘들 만큼의 차이다.

그렇다면 휴스턴과 카펠라가 이렇게 이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액수가 현재 카펠라의 가치에 가까울까.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팀들이 카펠라에게 계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폴-하든 없으면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카펠라일까

지난 시즌 65승17패(승률 79.3%)로 리그 1위에 올랐던 휴스턴의 성적에 카펠라의 기여도는 빼놓을 수 없었다. 74경기 평균 27.5분 동안 13.9득점 10.8리바운드 1.9블록 기록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 숫자였지만 출전했을 때 팀에서 가장 많은 62승을 본 선수가 카펠라였다.

쌍두마차 폴-하든이 동시에 뛴 경기에서 휴스턴은 44승5패를 거뒀다. 그리고 여기에 카펠라까지 더한 3인조는 42승3패를 거뒀다. 즉 폴-하든 가드 조합에 센터 카펠라가 더해질 때의 위력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반대로 폴이나 하든이 없는 상황에서 카펠라가 위력적인 기여를 보여줄 수 있을까란 의문도 들 법하다. 그리고 카펠라가 보여주는 플레이들의 모습을 보면 충분히 들 수 있는 의문이다.

▶대부분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올리는 득점

카펠라는 거의 모든 득점을 페인트 구역 안에서 시도하고 뽑아낸다. 지난 시즌 본인 득점의 85.4%가 페인트 구역에서 나왔고 14.0%가 자유투에서 나왔다. 그리고 지난 시즌 카펠라가 시도한 점프슛은 뱅크슛 및 페이드어웨이 포함 총 25회에 그쳤다.

이런 선수에게서 야투율 65.2%는 사실 놀랍지 않다. 그리고 카펠라가 야투 시도를 얻는 과정을 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 카펠라의 득점 플레이 형태를 나눠 봤을 때 가장 큰 비중 순으로 픽앤롤의 롤 맨으로서 32.1%, 컷인 26.9%, 풋백 13.9%였다. 홀로 기회를 창출하는 포스트업의 경우 3.6%에 그쳤다. 즉 카펠라의 득점 기회 중 풋백을 제외하면 거의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들이다.

이는 카펠라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81.9%이고 받지 않은 비중이 18.1%다. 즉 카펠라의 득점 위협은 카펠라의 기동성뿐만 아니라 패스를 찔러주는 동료의 위력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다른 팀에서 딱히 계약 제시를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올 수 있다. 카펠라를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면 큰돈을 들여 영입하기 힘들다. 또한 나머지 부분에서도 딱히 카펠라가 특출한 경쟁력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라 해석할 여지도 있다.

폴 그리고 하든과 같이 하지 않았더라면 카펠라는 어떤 선수로 보였을까. ⓒAFPBBNews = News1
▶수비의 중심축으로서 센터 카펠라는 어떤가

NBA닷컴에 따르면 지난 시즌 휴스턴은 100포제션 당 103.7실점을 허용하며 리그 6위의 수비지표를 남겼다. 2016~17시즌 수비지표 리그 18위(106.4)였던 때에 비해 큰 상승을 보였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던 큰 원동력이다.

센터 카펠라가 이런 수비 성공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쳤을까. 아쉽게도 숫자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물론 마이너스는 아니었지만 팀 수비를 견인했다 할 만큼의 숫자는 아니었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휴스턴은 카펠라가 코트 위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수비 성과 차이가 거의 없다. 팀 수비지표가 3951분 동안 103.7이라면 카펠라가 있던 2034분 동안 103.9, 카펠라가 없던 1917분 동안 103.5였다.

카펠라보다 휴스턴의 수비 실적에 큰 영향력을 미친 선수들은 윙 포지션 쪽이었다. 룩 음바아무테, 에릭 고든, 제랄드 그린, PJ 터커 등이 팀 수비 성과 숫자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휴스턴의 윙 포지션 선수들이 이런 좋은 수비 성과를 보여주는 데에는 카펠라의 존재가 힘이 됐다 해석할 여지도 있다. 동 시간 코트 위에 있는 동료들의 변수를 최대한 줄인 ESPN의 리얼 플러스마이너스(이하 RPM)에 따르면 수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선수로서 카펠라를 꼽고 있다.

파워 포워드 자리에 딱히 빅맨으로 보기 힘든 선수들을 투입하는 것이 휴스턴의 특징이며 이를 위해선 카펠라처럼 기동성 있는 센터의 존재가 필수라 볼 수 있다. 결국 휴스턴과 카펠라가 어떤 액수와 형식으로든 이번 시즌 계약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하는 지점도 이 부분이다.

무엇보다 카펠라의 리바운드 사수가 컸다. 지난 시즌 리그 선수들 중 개인 리바운드 점유율 순위에서 드와이트 하워드와 공동 5위(22.2%)에 오른 선수가 카펠라였다. 카펠라 앞에는 디안드레 조던(26.5%), 안드레 드러먼드(26.2%), 하산 화이트사이드(25.4%), 에네스 칸터(23.6%)가 있다.

▶서로 만족할 결과 도출될까

애초에 휴스턴이 처음 제시했던 금액은 시즌 당 1325만 달러(약 149억원)로 보도됐었다. 이후 시즌 당 1500만 달러(약 169억원)를 거쳐 1700만 달러로 상승했지만 카펠라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기에 충분할 만큼 격차가 컸다.

자체 득점 생산 능력의 한계와 더불어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에서처럼 골든스테이트 상대로 딱히 큰 활용도를 보여주지 못했던 점을 통해 휴스턴이 카펠라에게 큰 금액을 선뜩 제시하지 못할 이유는 있다. 외곽 슈팅 능력이 뛰어난 골든스테이트에게 카펠라가 수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기란 힘들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현재 휴스턴은 사치세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휴스턴 구단주인 틸만 퍼티마가 이번 오프시즌 계약에 사치세 부담은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 미칠 수밖에 없다.

이미 폴과 2018~19시즌 3530만 달러(약 397억원)로 시작하는 맥시멈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휴스턴은 카펠라의 계약 액수에 따라 지출액수가 크게 갈리게 된다. 때문에 휴스턴 입장에서는 협상에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만약 이번 여름 서로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이 나오지 못한다면 퀄리파잉 오퍼를 통해 1시즌 동안 카펠라를 500만 달러(약 56억원)로 묶어두고 다음 여름 비제한 프리 에이전트로서 대면해 협상하는 방법도 있다. 그때에 이르러서는 휴스턴의 샐러리 구조가 더 나아질 수 있기 때문에 카펠라 입장에서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상이란 위험 변수도 있다.

어쨌든 결국 휴스턴이 우승이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면 카펠라는 놓칠 수 없는 선수다. 계약 성사 여부에 여전히 낙관론을 가지고 있는 이유도 꼭 같이 가야하는 선수임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액수에 대한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수 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카펠라의 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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