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지배가 리그에게 있어 나쁘지 않다. 이는 해마다 열리는 NBA 리그 운영위원회에서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아담 실버 총재가 밝힌 생각이다.

NBA 운영위원회는 30개 각 구단을 대표하는 수뇌부 인사들이 모이는 단체다. 여기에서 실버 총재는 현재의 리그 경쟁 구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 보지는 않지만 NBA가 더 좋은 체제를 만들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드래프트 연령 제한을 19세에서 18세로 낮춘다거나 여성 심판 비중을 늘리는 것에 대한 안건 제시가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큰 주목은 이 리그 균형에 관한 주제로 향했다. 리그 판도에 있어 지난 시즌보다 더욱 골든스테이트의 지배력이 강화된 여름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골든스테이트 한 팀이 계속해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모습에 대한 호불호는 견해의 차이에서 갈릴 수 있다. 한 팀의 계속된 정상 자리 유지는 흥미를 떨어뜨리는 계기도 될 수 있지만 이런 구도를 더욱 흥미 있게 지켜보는 쪽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지배력이 너무 쏠리게 된다면 흥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여름은 이런 구도에 있어 고비가 될 수 있다. 골든스테이트에 올스타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유력한 경쟁 상대가 나타났었지만 다가오는 시즌은 그마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그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까. 너무나 강력한 팀의 탄생을 막을 방법은 있을까. 선뜻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강팀들의 경쟁 구도를 다시 보게 될 수 있을까.

실버 총재는 골든스테이트의 존재로 팀들이 격렬히 경쟁할 것이라 했지만 현실적인 장벽들도 있다. ⓒAFPBBNews = News1
▶슈퍼팀의 탄생을 막기 힘든 구조

현재 NBA가 사용하고 있는 샐러리 구조를 갖고 슈퍼팀 탄생을 봉쇄하기란 힘들다. 물론 샐러리캡과 과거보다 훨씬 부담 압박이 커진 사치세의 존재를 통해 억제는 가능하지만 절묘한 상황을 맞이한 팀의 경우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현재 골든스테이트가 그렇다. 애초에 골든스테이트는 외부 슈퍼스타들을 애써 유혹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강력한 토대를 갖고 있었다. 2014~15시즌 우승을 일궈낸 핵심들인 스테픈 커리-클레이 탐슨-드레이먼드 그린 모두 드래프트를 통해 모은 선수들이다.

또한 거의 그대로 이어진 인원들을 통해 2015~16시즌 73승 NBA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과 함께 징계 등 외부 변수들이 작용하며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강력한 팀이었음에도 샐러리캡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2회 연속 시즌 MVP를 수상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올라섰음에도 커리의 2016~17시즌 샐러리는 여전히 1211만 달러(약 136억원)라는 비교적 적은 액수에 멈춰 있었다. 여기에다 방송권 계약 갱신과 결부돼 리그 샐러리캡이 폭등한 상황까지 겹치며 케빈 듀란트라는 슈퍼스타와 계약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 과정이 다시 나오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긴 하다. 드래프트 성공, 슈퍼스타로 떠오르기 전 맺어둔 상대적 염가 장기 계약, 리그 샐러리캡 폭등, 더 높은 무대를 갈망한 슈퍼스타 프리 에이전트의 등장, 이런 변수들의 아귀가 맞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슈퍼팀의 지속성을 막기가 힘든 것은 문제로 제기할 만하다. 그리고 꼭 골든스테이트만큼의 위력은 아니더라도 현재 샐러리캡 제도는 슈퍼팀의 탄생을 방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각종 예외 조항들과 선수 개인 샐러리 최대액수 한도의 존재

우선 이번 커즌스의 합류를 가능케 만든 것이 미드레벨 예외조항이다. 사치세 문턱을 훌쩍 넘을 정도로 여유가 없음에도 골든스테이트가 이 규정을 통해 또 강력한 선수를 들여올 수 있었다.

물론 커즌스 같은 선수가 30세를 넘지 않은 한창 때의 나이에 불과 530만 달러(약 59억원) 계약을 맺기로 한 것 자체가 특이한 일이다. 아킬레스 부상이란 이유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결국 올스타 군단에 또 올스타가 들어오는 통로가 됐다.

그리고 맥시멈이라는 선수 개인의 계약 액수에 최대한도를 두는 제도가 슈퍼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단초다. 듀란트는 계속해서 골든스테이트와 1년 더하기 1년 계약을 통해 해마다 계약 액수를 바꾸고 있다. 그리고 그때마다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액수보다 적게 받고 있다.

2017년 여름 듀란트는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액수보다 거의 1000만 달러(약 112억원) 적게 계약했다. 이를 통해 팀이 안드레 이궈달라와 재계약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 올여름에는 최대액수에서 약 500만 달러(약 57억원) 적은 계약을 맺으며 커즌스와의 계약을 맺기 위한 숨통을 터줬다.

이번 여름 전까지 어느 시점에서도 커즌스와 커리가 같은 팀에 있는 모습이란 상상하기 힘들었다. ⓒAFPBBNews = News1
2010년 마이애미 히트에 르브론 제임스-드웨인 웨이드-크리스 보쉬라는 슈퍼 3인조가 결성된 데에도 이렇게 본인들의 최대 가능 액수보다 적은 계약들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행 제도는 7년차까지 샐러리캡의 25%, 8년차부터 10년차까지 30%, 11년차부터 35%까지 최대 액수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리그에 손꼽히는 슈퍼스타들에게 이 만큼의 액수가 맞는지 회의적인 의견들이 있다.

즉 소수의 슈퍼스타보다 한두 단계 낮은 선수들도 최대 액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슈퍼스타들이 돈보다는 강팀 조합에 더 흥미를 가질 수도 있다. 이미 부유한 그들에게는 얼마의 차이 정도는 광고 후원 등의 다른 수입원들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플레이오프 대진 조정만이 대안일까

각종 예외 조항들과 개인 샐러리 최대액수 제한의 존재를 없애기란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 물론 이런 규정이 없는 다른 종목 리그들도 있지만 있었던 제도를 없애기란 쉽지 않다.

이보다는 실버 총재가 이번 운영위원회에서 언급했던 플레이오프 대진 조정이 더 현실적일 수도 있다. 현재처럼 동서 양 컨퍼런스로 분리시켜 짜는 대신 리그 상위 16개 팀들을 모두 합쳐서 시드를 배분하는 안이다.

다만 여기에도 여러 가지 충돌하는 지점들이 있다. 우선 가장 현실적인 장벽이 이동거리의 증가 가능성이다. 1라운드부터 미 대륙 동서 양 끝단의 팀들 사이의 대진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 NBA 팀들 중 태평양 연안과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연고팀들이 꽤 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맺어져 왔던 방송 계약 등의 조정 등 민감한 사항들도 존재한다. 이런 이동거리 및 방송권 문제는 실버 총재도 언급하며 곧바로 실행하기 힘든 이유로 꼽았다.

한편 오랜 역사를 이어왔던 컨퍼런스 간 파이널 대결 구도가 없어진다는 점도 장벽이 된다.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를 필두로 이어진 전통이 사라지는 것은 오랜 NBA 팬들에게 낯설 수 있다.

현재 서부 컨퍼런스는 골든스테이트는 물론이고 휴스턴 로켓츠에다 강팀들의 밀집 구도가 도드라진다. 반면 르브론 제임스가 빠진 동부 컨퍼런스는 새로운 서열 구도가 나오겠지만 그 강력함에 있어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물론 동부 팀들 중 이번에 껑충 뛰어오를 만한 팀들도 있어 마냥 우려할 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결국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한 팀의 지배력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에 유일한 대항마로 보였던 휴스턴도 전력유지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만약 골든스테이트가 이번에도 시즌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실버 총재를 비롯한 리그 사무국에 큰 숙제가 던져질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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