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남자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이 남북 통일농구를 위해 15년 만에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을 찾았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대표단과 남녀 선수단 100명은 지난 3일 성남공항에서 군용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북한 평양으로 이동했다. 2003년 10월 이후 15년 만에 다시 열린 남북통일농구대회 출전을 위해서였다.

허재 감독이 15년 만에 북한을 다시 찾은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 동영상 캡처
2003년 10월 선수로서 남북통일농구대회에 참가했던 허재 감독은 15년 뒤 이번에는 한국 대표팀 감독 자격으로 다시 한 번 류경정주영체육관을 찾았다. 누구보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허재 감독은 4일 오전 대표팀 첫 훈련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15년 전 여기 체육관이 처음 생겼을 때 온 뒤 15년 만에 다시 왔다”며 “처음과 거의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기분이다. 긴장되는 마음도 있고 감회가 새롭다”는 소감을 전했다.

허 감독은 이어 “옛날에 봤던 선수들이 지금은 고위 직책에 있는 것 같아 많은 이야기는 못했는데 안부 인사 정도는 주고받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리명훈과의 재회는 아쉽게도 이뤄지지 않았다. 235cm의 신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리명훈은 허 감독과 과거 농구를 통해 호형호제하며 진한 우정을 나눈 바 있다.

허 감독은 “리명훈과 예전에 소주 한 잔을 마시는 장면이나 혹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된 것 같다”고 이제는 추억이 된 과거를 돌이켰다.

그는 이어 “냉면 맛도 15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은 있었던 것 같지만 맛있게 먹었다”며 옥류관 평양냉면을 다시 맛본 소감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3시40분부터는 남북 여자 선수들이 ‘평화팀’과 ‘번영팀’으로 나뉘어 혼합경기를 펼쳤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MVP를 수상한 박혜진과 '아시안컵 득점왕 출신' 북한의 로숙영이 함께 호흡을 맞춘 번영팀이 팽팽한 승부 끝에 103-102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1만2000명의 관중들이 남측 선수들을 뜨겁게 반겼고, 2쿼터부터는 취주악단의 공연이 펼쳐지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시종일관 이어졌다.

남북통일농구가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막을 올렸다. '평화팀'과 번영팀'으로 나뉘어 펼쳐진 여자부 혼합경기를 시작으로 4일과 5일에 걸쳐 총 4경기가 열린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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