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이재호 기자자] 독일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독일이 16강도 나가지 못한다는 것은 세계 축구계가 용납키 힘든 일이기도 하다. 월드컵 결승은 지면 준우승이라도 하지만 16강도 못나가는건 독일 입장에서는 세계적 망신이자 존재하지 않는 경우의 수다.

그렇다면 독일 입장에서는 월드컵 결승보다 더 열심히 할 동기부여가 충분하다. 역사상 가장 최선을 다할 경기일지도 모른다. 그런 독일을 상대로 다득점으로 승리하라는 여론은 헛된 희망고문만 국민들에게 심는 것일 뿐이다.

차라리 3전 전패를 면하라고 얘기하는게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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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각) 0시 러시아 로스토프나두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멕시코전에서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내주면서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골에도 1-2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전반 26분 멕시코 주장 안드레스 과드라도의 왼쪽 크로스때 장현수가 태클을 하다 공이 손에 맞아 페널티킥을 내줬다. 카를로스 벨라가 PK골을 넣으며 전반을 0-1로 뒤지채 마친 한국은 후반 21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가 조현우와 맞선 상황에서 수비를 젖히고 추가골을 넣으며 0-2로 뒤졌다. 그나마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왼발 슈팅골이 터지며 한국은 체면치레만 했다.

이날 패하면서 2패가 됐음에도 한국에게는 신기하게도 16강 진출의 경우의 수가 남았다. 독일이 스웨덴을 2-1로 이기면서 멕시코 2승, 독일과 스웨덴 모두 1승1패, 한국이 2패다. 최종 독일전에서 한국이 2골차 이상으로 이기면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면 한국의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경우의 수다.

가능성은 있다. 1% 가능성이라도 가능성이다. 하지만 1%의 가능성 가지고 마치 모든게 가능하다는 듯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세상에 가능성 없는 경우는 없다. 걸러들어야할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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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한국전에서 그야말로 ‘총력’을 다할 것이다. 독일 축구 입장에서 16강도 나가지 못하고 떨어진다는 것은 용납키 힘들다. 한국이 16강을 나가지 못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세계 챔피언이자 세계 축구의 최강자인 독일이 4강정도를 못가는건 용납되지만 조별리그도 통과 못한다는 것은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된다. 게다가 같은 조에는 멕시코, 스웨덴, 한국이라는 매우 쉬운 팀이 있는데 말이다.

독일 축구의 자존심이 달렸다. 물론 한국 축구의 자존심도 달린 경기다. 하지만 독일은 이 상황에 온 것만으로 이미 자존심이 상할만큼 상했다. 한국을 상대로는 승리는 당연하고 최고 강력한 모습으로 승리하려고 들게 뻔하다.

혹자는 ‘독일의 그런 속성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됐다면 한국이 2패를 당하고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말은 쉽다.

차라리 ‘한국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첫 3전 전패를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한다’라고 주장하는 여론이 현실적이다. 솔직히 그것도 쉽지 않다. 무지막지할 독일을 상대로지지 않는 것도 솔직히 어렵기 때문이다. 스웨덴, 멕시코에게 진 팀이 독일을 이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물론 희망을 가지고 긍정적인 것은 좋다. 하지만 핵폭탄이 떨어지는데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희망론자보다 어서 깊은 지하로 들어가자는 현실론자가 나을지도 모른다. 괜한 희망고문은 가뜩이나 한국 축구에 실망한 국민들을 두 번 죽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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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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