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NBA 드래프트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열렸다. 전체 1순위 픽을 갖고 있던 피닉스 선즈가 디안드레 에이튼(20)을 호명했다.

사실 피닉스의 에이튼 지명은 거의 내정됐던 일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연고지가 있는 애리조나 주 소재 대학을 나온 선수이며 재능과 실력 또한 1순위로서 매체들의 합의를 이끌어낸 에이튼이기 때문이다.

2018년 NBA 드래프트는 상위 순위 자리들을 빅맨들이 잠식하는 분위기였다. 7순위까지의 선수들 중 다섯 명이 센터 또는 파워 포워드들이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가장 으뜸으로 여겨지는 선수가 에이튼이다.

그렇다면 정말 에이튼은 이번 시즌 리그 최하위 포함 3시즌 연속 3할 승률에도 닿지 못했던 피닉스의 구원자로 나서줄 수 있을까. 대학에서 보여줬던 압도적인 모습을 프로에서 이어갈 수 있을까.

훗날 이 드래프트 장면은 피닉스 구단 역사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 될까. ⓒAFPBBNews = News1
▶이민자로서 빠른 성장

드래프트 중계에서 선수들의 비교대상을 통해 도움말을 준 천시 빌럽스는 에이튼을 NBA 현역 조엘 엠비드를 비교대상으로 꼽았다. 신체 조건과 함께 공격 진영의 경기력 또한 매우 닮았다.

우선 에이튼은 엠비드처럼 미국 태생이 아니다. 중미의 대서양쪽 여러 섬 국가들 중 하나인 바하마의 수도 나소에서 에이튼은 태어났다. 그리고 12세의 어린 나이에 대륙 반대편 태평양 연안의 샌디에고로 이주했다.

이런 에이튼이 미전역의 농구 유망주들 중 최고의 대열에 속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등락을 거치며 전미 대학 모집 평가 순위에서 1위까지는 못 올랐지만 최고 등급으로서 매력을 호소했다.

그리고 애리조나 대학에서 1학년으로서 학교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기록들을 남겼다. 총 득점 1위(704득점), 평균 득점 2위(20.1득점), 경기 당 리바운드 1위(11.6), 총 블록 1위(66), 두 자릿수 득점 경기 수 1위(33경기) 등 여러 숫자에 걸쳐 애리조나 대학을 거친 선수들 중 최고의 1학년 시즌 숫자들을 남겼다.

▶강력한 득점 능력을 보여줄 신호

1학년 시즌 35경기 평균 33.5분 동안 20.1득점 11.6리바운드 1.6어시스트 0.6스틸 1.9블록을 기록한 에이튼은 NBA에서도 지배력을 갖출 신체 조건을 갖췄다.

에이튼의 215cm 신장 118kg 체중 226cm 양팔너비는 현역 중 엠비드 및 스티븐 아담스와 비슷하다. 거의 동일하거나 살짝 앞선다. 그리고 이미 대학시절 볼에 대한 감각 등 뛰어난 리바운드 소질을 보여주면서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전망케 했다.

이와 함께 에이튼에게 가장 시선이 가는 부분이 다양한 득점 경로다. 일단 자신의 큰 신체조건을 무색하지 않게 포스트에서 훌륭한 움직임으로 득점할 줄 안다. 포스트에서 볼을 받아 스텝을 통해 수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고 림 근처에서 양손 어느 쪽으로든 마무리할 수 있다.

또한 사이즈와 기동력을 통해 동료의 고공 패스를 훌륭히 마무리시킬 수 있고 속공 상황에서 충분히 상대 수비수들을 제치고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NBA 센터들의 경향에 맞게 3점 라인 밖에서도 슛할 수 있는 신호를 보여줬다. 대학 1학년 시즌 동안 NBA보다 거리가 짧긴 하지만 35회의 3점슛 시도 중 34.3%만큼 적중시켰다.

이번 시즌 센터들 중 평균 득점 순위에서 1위 앤써니 데이비스(28.1득점)에서 8위 마크 가솔(17.2득점)에 이르기까지 모두 골밑에서 3점 라인 밖까지 다양한 공격 능력을 선보였다. 드리블 능력도 갖춘 에이튼이기에 이 대열에 속할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외곽에서도 수비수는 여러 움직임의 선택지들을 쥔 에이튼으로 인해 머리가 복잡해지게 된다. ⓒAFPBBNews = News1
▶수비에서의 두각은 미지수

신장, 덩치, 양팔너비, 기동력, 이런 면모에 있어 에이튼은 NBA에서 돋보이는 수비수가 될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제 대학에서의 플레이는 의문부호를 갖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상대의 공격 진행에 대해 한 박자 느린 인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았다. 즉 도움수비 상황에서 한 발짝 느린 모습들이 나왔다. 또한 본인이 직접 담당하고 있는 상대의 돌파에도 생각보다 느린 모습들이 나오며 매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농구의 시대 흐름이 변하고 있어도 변하지 않고 있는 원칙 하나가 있다. 팀의 수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센터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센터가 리그에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피닉스가 훗날 강팀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에이튼이 든든한 수비의 중심축이 될 필요가 있다.

피닉스는 지난 2년 연속 4순위를 행사하는 등 드래프트에서 줄곧 낮지 않은 픽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아직 데빈 부커(22)를 제외하면 기대를 갖기에 애매한 선수들을 모아 놓은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뽑은 에이튼은 구단의 역사에 있어 큰 전환점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 에이튼에게 매체들이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 그런 역할이다. 신인 시즌부터 크나큰 활약을 기대하기란 무리지만 몇 시즌에 걸쳐 에이튼이 팀을 이끄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가치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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