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2017-18시즌 NBA의 샐러리캡은 9909만3000달러(약 1095억3740만원)였다.

그리고 다가올 2018~19시즌의 샐러리캡은 1억100만달러(한화 약 1116억5550만원)로 최근 3시즌 중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샐러리캡이 무려 2400만달러 이상 늘어났던 2016~17시즌이 시작하기 전 눈에 띄게 발생했던 선수 친화적인 계약들은 각 팀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됐다.

이 시기에는 계약 직전 시즌에도 확실한 주전 선수가 아니었던 티모페이 모즈고프(4년 6400만 달러), 에반 터너(4년 7000만 달러), 앨런 크랩(4년 7500만달러) 등이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또한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했던 조아킴 노아도 4년 72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이 밖에 계약 직전까지 주전 선수로 활약했지만 이후 팀 사정과 개인 기량에 동시에 문제가 왔던 루올 뎅(4년 7200만 달러), 니콜라스 바툼(5년 1억 2000만 달러) 역시 어마어마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현재 소속된 팀들의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유난히 소속팀 팬들의 미움을 받는 선수도 있다. 그 역시 2016~17시즌 시작 전 계약한 선수로 4년 9400만달러라는 큰 금액으로 계약을 했다. 계약 직전 시즌에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이 선수는 결국 계약 후 2년 간 92경기에 결장 하며 팀의 골칫덩어리로 자리잡게 됐다. 바로 멤피스의 포워드 챈들러 파슨스가 그 주인공이다.

현 멤피스 선수 중 최고의 악성계약 선수인 챈들러 파슨스. ⓒAFPBBNews = News1
2라운드 지명자 출신인 파슨스는 경력 초반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주자였다. 하위 라운드 지명자 출신의 신인이었지만 기량이 완성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첫 번째 팀이었던 휴스턴 로케츠에서는 데뷔 시즌부터 평균 28.6분 동안 9.5점 4.8리바운드에 경기당 3점슛도 1개씩 넣었다.

이후 두 시즌에는 36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받았고, 15점이 넘는 득점과 5개 이상의 리바운드, 4개에 육박하는 어시스트와 2개 가량의 3점슛을 책임진 208cm의 매력적인 장신 포워드였다. 이 세 시즌 동안 그는 100만 달러가 넘지 않는 연봉을 받았다.

결국 이러한 좋은 모습을 바탕으로 파슨스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3년 4600만달러의 규모에 마지막 시즌은 선수에게 옵트 아웃 권리가 있는 계약을 맺으며 ‘돈복 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계약 규모가 커진 파슨스는 이전보다 부상이 더 많아졌고 기량도 더 이상 상승하지 못했다. 단 옵트 아웃 권리가 있던 계약의 세 번째 해는 앞서 말했던 2016~17시즌 시작 전이었고 파슨스는 모두의 예상대로 옵트 아웃을 하게 된다.

휴스턴 시절에는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였던 파슨스. ⓒAFPBBNews = News1
댈러스 역시 파슨스를 잡으려는 시도는 했지만 결국 파슨스는 앞서 말했듯 멤피스와 4년 9400만달러라는 큰 계약을 맺었다. 아무리 샐러리캡 폭등으로 선수들의 계약 규모가 커졌다지만 이 정도 계약을 안겨줬다는 것은 멤피스가 파슨스를 마이크 콘리, 마크 가솔과 함께 팀의 새로운 핵심 선수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멤피스는 2010~11시즌부터 챈들러 파슨스를 잡기 직전 2015~16시즌까지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 중 3시즌 팀을 이끌었던 데이브 예거 감독 대신 마이애미 히트에서 코치로 있던 데이비드 피즈데일을 새로운 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새로운 핵심 선수로 영입된 파슨스 역시 변화의 주축이 됐어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파슨스는 2016~17시즌부터 전혀 활약하지 못했다.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단 34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쳤다. 경기당 소화한 출전시간도 19.9분으로 신인 시절이었던 2011~12시즌보다 무려 9분 가량을 덜 소화했고, 6.2점 2.5리바운드 1.6어시스트에 필드골 성공률은 단 33.8%였다. 3점슛 성공률도 26.9%로 좋지 못했다.

보정 슈팅 지표인 eFG% 역시 30%대라는 믿기 힘든 수치를 기록했다. 선수 효율성 지수를 나타내는 PER은 7.7, 100번의 공격 기회 당 공격에서 팀에 얼마나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OBPM은 -3.6을 기록하는 등 2000만 달러 이상 연봉으로 수령하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처참한 성적만을 기록했다.

댈러스 시절의 챈들러 파슨스. ⓒAFPBBNews = News1
올시즌에도 파슨스는 별다르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또다시 부상으로 허덕이며 36경기 출전에 그쳤다.

특히 이제는 주전 라인업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단 8경기만 선발로 출전했다. 7.9점 2.5리바운드 1.9어시스트에 그나마 46.2%의 필드골 성공률은 어느 정도 정상 범위로 들어오긴 했지만 이 역시 그의 몸값에 비하면 터무니 없는 기록이었다.

멤피스와 1년 329만 달러의 단기계약을 맺었던 타이릭 에반스가 52경기 19.4점 5.2리바운드 5.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슨스와 활약은 더욱 아쉬웠다. 특히 에반스가 너무 좋은 활약을 보여줘 오히려 시즌을 일찌감치 포기해 승리가 두려워진 멤피스는 그의 출전 자체를 제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을 정도였다.

훨씬 적은 연봉으로 팀을 위해 헌신한 에반스나 신인인 딜런 브룩스보다도 못한 활약을 보인 파슨스는 SNS 활약만은 팀 내 1등이었다. 결국 멤피스 팬들 입장에서는 입에 담기도 싫은 선수로 확고히 자리매김 했다.

멤피스는 파슨스와 함께 마이크 콘리마저 부상으로 12경기만을 소화한 채 시즌 아웃이 됐고 마크 가솔의 영향력도 이전만 못했다. 22승60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고 시즌을 마쳤다. 피닉스 선즈 다음으로 낮은 승률을 기록해 톱3 지명권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멤피스였지만 4번째 지명권을 얻는데 그치며 상황은 더욱 애매해졌다.

이렇게 1년간의 탱킹도 애매한 결과로 이어진 멤피스가 4순위 지명권을 챈들러 파슨스 처분에 사용하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을 정도로 이제 누구도 파슨스를 기대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4순위 지명권을 노리는 대표적인 팀으로는 5순위 지명권을 가진 댈러스 매버릭스가 있다. 웨슬리 매튜스나 드와이트 파웰 같이 계약 규모에 비해 활약이 아쉬운 선수들을 묶어서 파슨스를 데려와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와 함께 미래를 도모할 신인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요량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슨스의 최근 두 시즌 모습과 잔여 연봉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리그 최고의 고비용 저효율 선수 중 하나인 파슨스를 멤피스가 계속 안고갈지 처리할지 다가올 22일에 펼쳐질 2018 NBA 신인 드래프트 직전까지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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