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연고팀을 응원하러 온 홈 관중들에겐 최적의 시리즈가 나오고 있다.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계속해 홈팀이 승리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 홈에서 4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에게 111-102 승리를 거뒀다. 2패에 몰리기도 했던 클리블랜드는 이로써 2승2패 타이를 이뤄냈다.

이 두 팀 사이에 그동안 치러진 4경기들의 내용을 보면 매우 상이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결론은 같다. 홈팀이 매우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낙승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정규 시즌 동안, 그리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클러치 상황에서 높은 성과를 올렸던 팀들이지만 막상 서로의 대결에선 클러치 상황에 돌입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이런 양상이 지속될까. 만약 그렇다면 4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보스턴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보스턴이 원정에서 르브론 제임스의 수비에 고전을 겪었던 형세를 홈에서 다시 뒤집을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장소에 따라 달라진 두 팀

2차전까지를 보면 이 시리즈의 승자는 보스턴이라는 예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보스턴의 선전도 선전이지만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부진도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클리블랜드에서 치러진 두 경기를 보면 보스턴에게 또 우려가 갈 수밖에 없다. 결국 큰 재능을 가진 선수들의 부상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3,4차전에서 보스턴의 어린 선수들이 이따금씩 보여준 실수들은 그대로 승부에 영향을 줬다.

지금까지 4경기 동안 홈과 원정에 따라 달라진 두 팀의 득점 부문 기록들이 다음과 같다.

이렇게 각자의 홈에서 좋은 득점성과를 낸 반면에 상대방 홈에서는 심히 저조한 성과를 낸 두 팀이다 보니 숨 막히는 막판 접전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1차전부터 각각 25,13,30,9점차로 경기가 끝났다.

보스턴은 플레이오프 홈경기 9전 전승을 거뒀다. 클리블랜드는 7승1패다. 두 팀 모두 홈에서 매우 좋은 전적을 거둔 가운데 원정 성적은 클리블랜드가 낫다. 보스턴이 1승6패라면 클리블랜드는 3승4패다. 22일 현재 플레이오프 참가팀들 중 원정에서 패보다 승이 많은 팀은 서부의 3승2패 휴스턴 로켓츠뿐이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3승3패다.

▶홈 보스턴에게 계속 기대를 걸 만한가

지금까지처럼 홈팀의 압도적 우위가 계속 이어진다면 24일 5차전은 보스턴의 승리를 예상하는 것이 무난하다. 하지만 경기 장소를 별개로 두고 최근 경기들을 되짚어 봤을 때 보스턴에게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

4차전 25.0% 야투율과 5턴오버를 기록한 마커스 스마트든 4차전 전반전 동안 덩크 포함 9개의 야투를 실패한 제일런 브라운이든 홈에서 반등할 여지는 크다. 실제 브라운은 동일 경기 후반전에 11회 야투 시도 중 7개(63.6%)를 성공시키며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장소에 상관없이 최근 3경기에 걸쳐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 있다. 경기마다 클리블랜드가 더 좋은 슈팅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차전의 경우 클리블랜드가 46.3% 야투율로 보스턴의 43.5%보다 앞섰다. 그럼에도 클리블랜드가 13점차로 진 이유는 보스턴에게 훨씬 많은 공격 기회를 뺏겼기 때문이다.

2차전 보스턴은 클리블랜드보다 12회 더 많은 야투를, 3회 더 많은 자유투를 시도했다. 공격 리바운드에서든 턴오버에서든 보스턴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를 보면 이 공격 기회의 우위가 또 보스턴에게 일방적으로 가리라 보기 망설여진다. 보스턴이 리바운드 싸움에서 원래 강한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스턴의 플레이오프 16경기 중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앞선 적은 일곱 번뿐이다. 2라운드 이후로는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 한 번뿐이다.

물론 클리블랜드도 리바운드 싸움 실적이 좋은 편이 아니다. 2라운드에서는 스윕을 거뒀음에도 매 경기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은 상대보다 낮았다. 그래도 클리블랜드의 트리스탄 탐슨과 케빈 러브가 제 궤도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현재 공격 기회에서 보스턴이 우월한 힘을 가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클리블랜드는 무엇을 극복해야 하는가

벼랑 끝에 설 뻔했다가 클리블랜드가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데에는 조연 선수들의 반등이 크게 작용했다. 1,2차전 합해 7개의 3점슛 모두 실패했던 JR 스미스의 경우 3,4차전에서 각각 3개씩 꽂아 넣어주고 있다.

현재 시리즈에서 스미스는 종잡을 수 없는 변수 그 자체다. ⓒAFPBBNews = News1
또한 조지 힐이 주전 포인트 가드로서 최근 두 경기 동안 적극적인 참여로 효과를 보고 있는 점도 힘을 실어줬다. 픽앤롤 상황에서 상대 수비에게 더 복잡한 선택지들을 주고 있는 빅맨들의 움직임도 꼽을 수 있다.

이런 사항들과 맞물려 팀의 중심 르브론 제임스가 상대 수비 앞에서 더욱 자신감 넘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같은 40득점 이상 대활약이지만 2차전 42득점을 올렸을 때와 4차전 44득점 올렸을 때 보스턴 수비의 대응 상황은 꽤 차이가 있었다.

이런 상황들이 5차전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충분히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클리블랜드도 장소를 가리게 된다면 경기는 힘들어진다. 무엇보다 외곽 슈팅 감각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

수비 측면에서는 인사이드에서의 싸움에서 밀리지 말아야 한다. 보스턴은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 1,2차전 각각 60득점 및 50득점을 올렸다. 반면 3,4차전에서는 34,38득점을 올리며 38,50득점을 올린 클리블랜드보다 적었다. 넣어야 될 상황에서 마무리를 못하곤 했다.

클리블랜드가 5차전에서도 페인트 구역 싸움을 앞설 것이라 보기에 망설여지는 부분은 보스턴의 골밑 침투 과정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마무리가 안 됐을 뿐 보스턴이 홈에서 다시 우위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클리블랜드는 보다 외곽 슈팅을 위력적으로 가지든 보다 페인트 구역을 단단히 잠그든 보스턴의 골밑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

▶승부의 분수령은 5차전

지난 시즌까지 NBA 플레이오프 7전4선승제 시리즈 역사에서 2승2패였다가 5차전을 이긴 138개 팀들 중 116개 팀(84.1%)들이 시리즈를 승리했다. 즉 2승2패 타이의 상황에서 5차전은 매우 큰 갈림길 역할을 한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현재까지 세 개의 시리즈에서 2승2패 타이가 나왔었고 모두 5차전을 이긴 팀들이 시리즈를 승리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세 시리즈 중 두 시리즈에서 보스턴과 클리블랜드가 속해 있었다.

두 팀 모두 1라운드에서 2승2패 후 5차전을 겪었으며 각자 5차전을 홈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제 클리블랜드는 5차전을 원정에서 치르게 됐다. 보스턴의 경기력이 홈에서 상승함을 감안했을 때 클리블랜드는 최근 두 경기들에서 보여준 위력을 최소 유지정도는 해줘야 한다.

한편 보스턴은 홈이라고 마냥 기대할 수만은 없다. 3,4차전에서 나왔던 모습들엔 어린 선수들이 결국 벽에 부딪히는 한계들이 섞여 있었다. 이를 극복할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22일 경기를 통해 플레이오프 통산 야투 성공 2368개를 쌓으면서 제임스는 2356개의 카림 압둘자바를 제치고 역대 1위에 올랐다. 또한 플레이오프 통산 출전 경기 수에서도 232경기의 제임스는 4위 압둘자바의 237경기에 5경기 차이로 좁혔다. 올시즌 안에 추월하려면 파이널에 진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제임스가 8연속 NBA 파이널 진출도 바라보기 위해선 5차전의 승리가 필요하다. 반면 2009~10시즌 이후 8시즌 만에 다시 NBA 파이널에 보스턴이 진출하기 위해서도 5차전의 명운은 크다. 즉 흥미 만점의 경기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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