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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결승전이라 불리곤 하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의 양상이 기대대로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다. 1번 시드 휴스턴 로켓츠나 2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나 현재 확고한 승기를 잡았다 볼 수 없다.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1차전에서는 골든스테이트가 119-106으로 승리하며 기세를 잡고 들어갔다. 하지만 17일 2차전은 휴스턴이 127-105, 더욱 큰 점수 차로 설욕했다.

  • 적진에서 기세 좋게 출발했던 골든스테이트지만 2차전은 어두운 여운을 남겼다. ⓒAFPBBNews = News1
일단 휴스턴이 4번의 홈경기 우위를 갖고 시작했었다는 점에서 홈에서의 1승1패는 썩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이제 골든스테이트의 홈에서 펼쳐지는 두 경기들 중 하나는 꼭 잡아야 불리한 입장에 서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골든스테이트는 일단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2차전에서 나온 경기 양상을 곱씹어 본다면 썩 개운치가 않다. 만약 그 양상이 지속될 경우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큰 피해를 입히며 끝난 첫 두 경기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팀으로서 살아난 휴스턴

2차전 경기 시작 즈음 현지 경기 중계를 맡은 TNT 방송사는 1차전 주요 선수들의 드리블 숫자를 자료로 보여줬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테픈 커리-케빈 듀란트-클레이 탐슨 3명이 친 드리블 549회보다 많은 550회 드리블을 휴스턴의 제임스 하든 한 명이 쳤다는 자료다.

실제 하든은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한 번의 터치 당 드리블 횟수에서 50분 이상 뛴 참가 선수들 중 2번째(6.29회)에 올라 있다. 드리블 돌파도 많은 선수지만 공격 전개 시작 전에도 상당수의 드리블을 치는 유형이다.

하지만 1차전 하든의 볼 소유는 너무나 긴 편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하든의 경기 당 드리블 횟수 472회를 훨씬 초과했다. 이런 이유로 팀으로서의 농구는 휴스턴이 살아나지 못한 느낌이 강했다.

1차전 골든스테이트의 듀란트는 정말 막기 힘들어 보이는 괴물의 모습이었다. 누가 자신에게 붙든지 꼬박꼬박 꽂아 넣는 점프슛은 상대에게 무력감을 심어줄 만했다. 그런데 기록상의 숫자는 이런 듀란트보다 하든이 좋았다.

듀란트가 51.9% 야투율로 37득점을 올렸다면 하든은 58.3% 야투율로 41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 경기 최고의 선수는 듀란트라고 할 수 있다.

반면 2차전의 하든은 보다 간결하게 움직임을 가져갔다. 1차전에서는 550회 드리블을 쳤다면 2차전에서는 플레이오프 평균보다도 적은 443회 드리블을 쳤다.

두 경기 비슷한 공격 가담을 가진 가운데 2차전의 하든은 37.5% 야투율로 27득점을 올리며 득점 성과 측면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팀으로서 휴스턴은 이번 플레이오프 최다 득점 127점을 내는 화력을 뽐냈다.

하든과 동일하게 27득점을 올린 에릭 고든, 22득점의 PJ 터커, 19득점의 트레버 아리자, 16득점의 크리스 폴 등 고득점자들이 여럿 나왔다. 휴스턴이 훌륭한 조정을 거쳤다 볼 수 있다.

▶집중 표적이 된 커리

사실 수비 진영에서는 커리가 골든스테이트의 가장 약한 고리임은 전부터 있던 사실이다. 가장 체격이 작은 선수로서 포인트 가드가 상대방 공격 입장에서 가장 노려볼 만한 대상인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리그 정상급의 팀 수비력을 지닌 골든스테이트 상대로 휴스턴은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스크린 등을 통해 될 수 있으면 어느 선수가 공격을 하더라도 커리가 앞에 있도록 스위치를 유도하곤 했다.

그런데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이런 상황의 문제는 오히려 수비보다 공격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커리가 공격 진영에서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1차전 커리는 3점슛 5회 시도 중 1개만 성공시켰음에도 돌파를 이용해 53.3% 야투율로 18득점을 올렸다. 사실 이것도 평소 커리에게 기대하는 바에 비하면 모자라긴 하다. 그런데 2차전에는 이보다도 못한 36.8% 야투율의 16득점이 기록지에 남았다. 3점슛은 8회 시도 중 1개(12.5%)만 들어갔다.

무릎 부상으로 꽤 오래 빠져 있다가 돌아온 커리가 부상 여파를 겪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계속된 수비에서의 접촉으로 인해 공격 진영 컨디션까지 저해되는 것은 아닐까. 커리가 계속해서 부진을 보인다면 골든스테이트의 승리는 장담할 수가 없다.

  • 서로 상대방의 가장 작은 선수를 공략하는 가운데 누가 더 피해를 입을지가 중요한 변수다. ⓒAFPBBNews = News1
▶어느 숫자 거품이 먼저 꺼질까

2차전 휴스턴이 분위기를 탈 수 있던 계기들 중 하나로 고든이 먼 거리에서 수비를 앞에 두고도 성공시켰던 3점슛을 꼽을 수 있다. 원래 고든은 이런 장면을 이따금씩 보여준 선수다.

다만 안 들어갈 때는 계속 안 들어가는 선수이기도 하다. 2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에서 팀은 승리했지만 고든은 각각 5개와 4개의 3점슛 실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통상의 선수에게는 성공시키기 어려운 슈팅을 던지기 때문인데 고든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반대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한때 아무렇지 않게 성공시켰던 선수가 커리다. 정말 커리가 현재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라면 되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반대로 이것이 현재 당면한 상황에 의한 부진이라면 분명 위기다.

탐슨도 2차전에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27.3% 야투율은 이번 플레이오프 중 2번째로 가장 낮은 기록이며 8득점은 가장 낮은 기록이다.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친 적이 이번뿐이다. 위안이라면 실패했던 장면들은 대개 드리블 치며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진 상황들이란 사실이다.

한편 2차전 3점슛 6회 시도 중 5개 성공 등 88.9% 야투율로 22득점을 올린 터커가 앞으로 또 이런 활약을 올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좋은 성과를 낼 때도 있지만 역시 안 된 경기들도 많기 때문이다.

결국 플레이오프 경기는 이런 극단적인 값들이 엇갈리며 만드는 결과물이다. 어느 한 선수가 대단한 성과를 보일 때 승리를 거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득점력에 큰 명운이 걸린 이 두 팀은 각자 소속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길 바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 측면에서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의 컨디션이 플레이오프 내내 좋다는 점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휴스턴은 기록 숫자는 작지만 폴이 코트에서 보여주는 움직임만큼은 변함없이 좋다는 점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 폴의 패스에 운이 안 따라주는 면이 현재 있다.

휴스턴은 다음 두 경기 동안 적어도 1승은 건져내야 한다. 반대로 골든스테이트는 홈경기들을 모두 잡아내는 것이 좋다. 이런 측면에서 계속 안 좋은 숫자를 보여주고 있는 커리의 부활 여부가 시리즈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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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5/18 13: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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