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의 42득점 12어시스트 10리바운드도 소용이 없었다. 배터리가 다 소진돼 보였던 동료들의 움직임까지 제임스가 채워줄 수는 없기 마련이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치러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에서 4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에게 94-107로 패했다. 이로써 보스턴 홈에서 펼쳐진 첫 두 경기는 모두 보스턴의 승리로 마감됐다.

0승2패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는 자신들 홈에서 펼쳐지는 3,4차전을 모두 이기면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앞선 두 경기들을 보면 가능하리라 보기 힘든 신호들이 나왔다. 선수들의 에너지가 너무나 떨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막혔던 제임스가 괴물이 돼 나타났지만 그마저도 팀을 승리로 이끌기엔 부족했다. ⓒAFPBBNews = News1
2라운드에서 컨퍼런스 1위 토론토 랩터스를 스윕으로 밀어내고 올라온 팀이라 믿기지 않는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계속해서 동부 컨퍼런스를 쓸어버리다시피 했던 그 화력은 온데간데없다.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회복할 구석이 있을까.

▶줄곧 터지지 않는 3점슛

1라운드에서 32.%를 기록했다가 2라운드에서 41.1%로 상승했던 클리블랜드의 3점슛 성공률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다시 곤두박질쳤다. 현재까지 두 경기 동안 24.6%다.

1차전은 26회 시도 중 4개(15.4%) 성공으로 아예 이기기 힘든 3점포 위력이었다. 반면 2차전 전반전 동안에는 14회 시도 중 7개(50.0%)를 성공시켰고 점수도 55-48로 앞서며 마쳤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17회 시도 중 3개(17.6%)만 림에 꽂혔다.

1차전 전반전 동안 클리블랜드는 12개 3점슛 모두 실패했다. 클리블랜드의 3점슛 연속 실패는 14개까지 이어졌다. 3쿼터 동안 3점슛 8번 시도 중 3개(37.5%) 성공을 기록했지만 이미 경기는 기울대로 기운 상황이었다.

2차전의 경우는 후반전이 문제였다. 후반전 동안 클리블랜드는 17회 3점슛 중 3개(17.6%)만 성공시켰다. 후반전 동안 39-59로 밀리게 된 큰 이유였다.

물론 쉬운 3점슛 기회에 있어 보스턴이 앞서고 있긴 하다. 가장 가까운 수비수와의 거리 6피트(약 1.8m) 이상 여유를 둔 3점슛 시도 횟수에서 두 경기 동안 보스턴이 총 18회, 클리블랜드가 16회다. 4피트(약 1.2m)에서 6피트 사이의 나름 여유 있는 시도에서도 보스턴이 10회, 클리블랜드가 8회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런 오픈 상황의 3점슛 성공률에서 양 팀 사이에 큰 차이가 났다. 수비수와 6피트 이상 거리 와이드 오픈 상황 3점슛 성공률에서 보스턴은 33.3%, 클리블랜드는 18.8%를 기록했다. 4~6피트 오픈 상황 3점슛 성공률도 40.0%의 보스턴이 12.5%의 클리블랜드를 크게 앞섰다.

1차전 때 3점슛 5개 모두 실패했던 제임스는 2차전에서 11회 중 5개(45.5%)를 성공시켰다. 1차전 때 주전으로서 5회 시도 중 1개만 넣었던 카일 코버는 2차전 벤치에서 나와 다섯 번의 시도 중 2개(40.0%)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좀체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차이로 인해 발생한 공격 기회 차이

1차전 벤치에서 나왔던 트리스탄 탐슨이 2차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2라운드 동안 보스턴이 3번 시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 계속 밀렸던 부문인 리바운드 싸움을 공략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실제 전반전 동안 클리블랜드는 공격 리바운드 6개를 잡아내며 3개의 보스턴보다 앞섰다. 하지만 후반전에서는 보스턴이 8개, 클리블랜드가 2개를 잡아내며 역전됐다. 탐슨이 침체기에 빠지고 케빈 러브도 부상 공백이 많았던 시즌 동안 리바운드에서 고전하던 모습이 그대로 이어졌다. 더욱이 그 두 명이 코트 위에 있었음에도 나온 열세라 문제다.

터런 루 감독에게 3차전 라인업 배정에 대한 고민은 정말 크고도 중요해졌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다 턴오버도 15-5로 클리블랜드가 크게 밀렸다. 보스턴의 적극적인 볼 빼앗기 노력에 더해 클리블랜드의 집중력 떨어진 패스들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들이 겹치다 보니 공격 기회에서 큰 차이가 났다. 사실 2차전 야투율은 46.3%의 클리블랜드가 43.5%의 보스턴보다 좋았다. 3점 야투 성공에 1.5의 가중치를 둔 이펙티브 필드골 퍼센티지(이하 eFG%)에서도 52.5%의 클리블랜드가 48.9%의 보스턴을 앞섰다.

하지만 보스턴이 야투 92회 및 자유투 20회를 시도하는 동안 클리블랜드는 야투 80회 및 자유투 17회 시도에 그쳤다. 가드 마커스 스마트가 공격 리바운드 3개를 기록하는 등 적극적인 에너지를 보여줬던 보스턴에 대비해 후반전 클리블랜드는 힘이 빠져 보였다.

▶때마다 견인차로 나선 보스턴 선수들

2차전 제임스가 42득점, 러브가 22득점을 올린 클리블랜드에 비해 보스턴의 상위 득점자들의 숫자는 그렇게 크지 않다. 23득점의 제일런 브라운으로 시작해 18득점의 테리 로지어, 15득점의 알 호포드 순이다.

각자 득점 규모는 작지만 저마다 중요할 때 필요한 득점을 올려주면서 팀이 따라갈 기회 또는 앞설 기회를 마련했다. 38.5%의 낮은 야투율을 보인 호포드도 4쿼터 때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들을 올려줬다. 잠잠하던 로지어는 3쿼터에만 14득점을 올리며 역전에 큰 공을 세웠다.

1라운드부터 2라운드까지 7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했던 신인 제이슨 테이텀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각각 16득점 및 11득점에 그쳐 있지만 역시 적시의 득점을 보태고 있다. 테이텀이 2쿼터 여섯 번 시도 중 성공시킨 4개의 야투는 보스턴이 추격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던 중요한 계기였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제임스-러브-코버 외에 분위기를 살려준 득점을 올려준 이가 없었다.

▶분위기 전환 가능할까

클리블랜드의 안 좋은 분위기는 4쿼터 막판 JR 스미스의 플레이그런트 파울로 확실히 꺼져 들어갔다. 경기 종료 3분50초 남았을 때 앨리웁 패스를 받던 호포드를 스미스가 뒤에서 떠밀었던 장면이다. 명백히 선을 넘은 행동이었고 이로 인해 8점차였던 작은 희망의 불씨마저 꺼지고 말았다.

변수가 큰 선수 스미스가 현재 매우 안 좋은 쪽의 변수가 되고 있다. ⓒAFPBBNews = News1
1차전 22.2% 야투율에 4득점, 2차전 0득점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스미스가 이 사건을 두고 회복의 계기로 만들 수 있을까. 지금으로써는 회의적이다. 현재까지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들에서 선발로 나오고 있는 스미스가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경우 클리블랜드는 불안요소를 늘 안고 있는 셈이다.

이번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클리블랜드는 제임스가 29득점 올린 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었다.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은 보스턴의 수비에 제임스가 막히며 끝난 경기로 보였다.

하지만 2차전은 제임스의 40득점 이상 트리플더블 괴물 활약으로도 모자랐다. 스미스 혼자만의 부진이 아닌 여러 선수들에 걸쳐 힘 있는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홈으로 돌아간다면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만이 현재로써는 바라볼 희망이다.

한편 보스턴은 올시즌 플레이오프 홈경기 9전 전승을 잇고 있다. 카이리 어빙의 공백을 우려하기엔 저마다 볼을 가졌을 때 생각 이상의 해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현재 보여주고 있는 수비 체계는 나무랄 데가 없는 분위기다.

이런 때 보스턴이 플레이오프 동안 원정경기들에서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던 경향을 다음 두 경기 중 한 번이라도 벗어난다면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다음 경기마저 진다면 사실상 가능성이 사라지게 된다. 이제껏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0승3패로 밀린 팀이 시리즈를 통과한 적은 없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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