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플레이오프가 컨퍼런스 파이널 단계까지 올라온 현재, 다른 한편에서 또 NBA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행사가 16일(이하 한국시각) 열린다.

드래프트 로터리, 오는 6월22일 열리는 NBA 드래프트의 최종 순번을 정하기 위한 행사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14개 팀들 대상으로 상위 픽 권리 추첨을 하게 된다.

리그 최하위로 마감한 피닉스 선즈가 드래프트 1순위에 당첨될 경우 구단 역사상 첫 1순위 행사 권리를 갖게 된다. ⓒAFPBBNews = News1
그런데 이번 년도가 지나면 NBA가 이 제도에 수정을 기하게 된다. 획기적으로 뼈대를 바꾸진 않지만 앞으로 하위 팀들의 시즌 전략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으로 수정되는 내용에 대해 짚어보고, 현재까지의 제도 하에 치러진 로터리 결과 역사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2019년부터 무엇이 바뀌나

2017년 여름 아담 실버 NBA 총재가 발제한 안건들에 대해 NBA 운영위원회가 찬성의 표결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로써 로터리 제도의 수정이 있었다.

1990년부터 시행된 현행 로터리 제도는 14개 팀들 중 3개 팀들에게 각각 1순위부터 3순위까지의 드래프트 권리를 추첨을 통해 부여한다. 그 추첨 확률은 성적이 가장 낮은 팀부터 가장 크도록 배정된다.

이 로터리 제도는 무조건 낮은 성적순으로 드래프트 순번을 줄 경우 고의적으로 팀을 부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설계됐다. 하지만 현재의 제도로도 고의적으로 낮은 순위로 향하는 동기를 억제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이번에 수정되는 안의 초점은 더욱더 최하위 팀들이 높은 순번을 받을 확률을 낮추는 데에 있다. 애써 최하위 성적을 받아 봤자 다른 팀들과 큰 차별성이 없도록 만들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우선 최하위 세 팀들의 당첨 확률을 동일하게 맞췄다. 성적이 가장 낮은 순서대로 시드를 배정했을 때 현행 제도는 1번 시드가 1순위에 당첨될 확률이 25%다. 그 다음 2번 시드가 19.9%, 3번 시드가 15.6%의 순서다. 하지만 이제 다음 년도부터 1,2,3번 시드 모두 14%로 통일된다.

이제 다음 년도부터 추첨용 탁구공들이 선사할 결과는 더욱 운에 좌우될 경향이 커지게 된다. ⓒAFPBBNews = News1
1번부터 3번 시드까지 각자 현행 제도 하의 확률보다 낮아진다. 반대로 4번 시드부터는 각자 현행 제도보다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단 14번 시드는 현재와 동일하게 0.5%다. 이렇게 각 시드 번호에 따른 드래프트 1순위 당첨 확률 변화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이보다 더 결정적인 변화로써 당첨 드래프트 순위 범위를 4순위까지 늘렸다.

당첨 순위 밖에서는 시드 번호 순으로 드래프트 순번이 자동적으로 매겨진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1번 시드가 드래프트 3순위 안에 당첨되지 못할 경우 4순위를 받게 된다. 하지만 바뀐 제도 하에서는 5순위를 받게 된다. 즉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고 드래프트 순위에 마냥 기대를 걸기 더 힘들어졌다.

▶현 제도 하에서 리그 최하위 팀들은 어떤 결과를 받았나

그렇다면 현행 제도 하에서 각 년도의 1번 시드들에게 구원의 동아줄들이 많이 내려갔을까. 물론 높은 순위의 드래프트 픽이라도 스타의 재능을 가진 선수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이 로터리 추첨의 시점에서는 매우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다.

매년 NBA 드래프트를 다루는 각 매체들은 모의 드래프트를 내놓는다. 시즌 시작부터 최종 드래프트 일자까지 어느 팀에 어느 유망주가 들어갈지 예상하는 분석이다. 그리고 로터리 추첨 일자 전까지는 성적 낮은 순서대로 드래프트 순번을 매긴다.

하지만 이렇게 딱 낮은 성적순으로 드래프트 순번이 실제 나온 적은 1990년부터 2017년까지 28년 동안 딱 한 번 있었다. 2016년 로터리였다.

그리고 1번 시드부터 3번 시드까지 모두 드래프트 3순위 안에 들었던 적은 2016년과 1996년 단 두 번뿐이다. 반대로 3번 시드까지 모조리 당첨되지 못한 적도 1993년과 2007년 두 번 있었다. 즉 시즌 중의 모의 드래프트를 보면서 마냥 마음 설레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다. 그리고 다음 년도부터는 이런 기대치가 더욱 낮아질 것이다.

1번 시드가 드래프트 1순위를 받을 확률은 25%인 가운데 실제 받은 적은 28년 중 여섯 번 나왔다. 21.4% 비중이다. 그런데 그 여섯 번 중 세 번이 지난 3년 연속으로 나왔다. 만약 이번 년도에도 1번 시드가 1순위를 받게 된다면 정말 작은 확률을 뚫는 셈이다.

한편 2번 시드는 드래프트 1순위에 당첨된 적이 두 번뿐이다. 로터리 참여가 14개 팀으로 늘어난 2004년부터는 한 번도 없다. 오히려 3번 시드가 총 다섯 번으로, 2번 시드보다 좋은 운을 가졌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이 드래프트 3순위 안에 당첨되는 경우다. 좋은 선수들이 무조건 3순위 안에서 뽑히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순위를 받는 시점만큼은 명운이 크게 달린 일이다. 28년 동안 1번부터 3번 시드까지 드래프트 3순위 안에 당첨된 사례는 다음과 같다.

14개 팀 규모의 2004년부터 기준으로 드래프트 3순위 안에 1번 시드가 들어간 적은 11회, 2번 시드는 5회, 3번 시드는 7회로 역시 2번 시드보다 3번 시드의 운이 더 좋았다.

▶드래프트 1순위 끼어들기, 누가 있었나

로터리 참여 팀들에게 꿈의 순번인 드래프트 1순위에 있어 늘 3번 시드 안 팀들끼리의 잔치는 아니었다. 14회에 걸쳐 3번 시드 밖의 팀들이 1순위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다. 즉 28년 중 반에 해당하는 큰 비중이다. 3번 시드 밖 팀들의 1순위 당첨 역사는 다음과 같다.

1993년의 경우 11개 팀들 중 가장 시드가 낮은 올랜도가 1순위에 뽑히는 기적 같은 행운이 나왔다. 당시 11번 시드가 1순위에 뽑힐 확률은 1.52%뿐이었다. 3번 시드 안의 팀들이 모두 당첨되지 못했던 그 당시 7번 시드였던 골든스테이트도 3순위에 당첨됐다. 그래서 양 팀이 뽑은 웨버와 앤퍼니 하더웨이를 드래프트 당일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14개 팀 규모에서는 1.7%의 확률을 가졌던 9번 시드 팀들인 2008년 시카고와 2014년 클리블랜드가 가장 낮은 확률로 행운을 잡아봤다.

2014년 크나큰 행운으로 드래프트 1순위를 행사했던 클리블랜드에는 올해에도 걸어볼 작은 작은 희망이 있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의 로터리 시드 배정

성적이 낮은 순서대로 시드 번호가 배정되는 가운데 동률 성적의 팀끼리는 따로 추첨을 통해 번호가 매겨진다. 올시즌의 경우 로터리 참여 14개 팀들 중 동률 성적의 팀들이 두 쌍 나왔다. 각각 24승58패의 애틀랜타 호크스와 댈러스 매버릭스, 27승55패의 시카고 불스와 새크라멘토 킹스다.

여기에서 행운은 일단 댈러스와 시카고가 잡았다. 이로써 이번 로터리 추첨에 참여하는 팀들의 시드 번호는 다음과 같다.

1번 피닉스 선즈, 2번 멤피스 그리즐리스, 3번 댈러스, 4번 애틀랜타, 5번 올랜도, 6번 시카고, 7번 새크라멘토, 8번 브루클린 넷츠, 9번 뉴욕 닉스, 10번 LA 레이커스, 11번 샬럿, 12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13번 LA 클리퍼스, 14번 덴버 너겟츠.

이 중 8번 브루클린의 드래프트 권리는 클리블랜드에게 넘어가 있다. 10번 레이커스의 것은 2순위에서 5순위 사이에 배정될 경우 보스턴 셀틱스에게로, 아니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넘어간다. 12번 디트로이트의 권리는 클리퍼스에게 넘어가 있는데, 단 1순위에 뽑힐 경우 다시 디트로이트에게 돌아간다.

현행 제도 하의 마지막 로터리 추첨이고 드래프트 참여 유망주들의 깊이가 좋기에 이번 로터리 참여 팀 당사자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초조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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