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최고의 화력을 뿜어냈던 팀들끼리 자웅을 가리게 됐다. 15일(이하 한국시각)부터 펼쳐지는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맞붙게 되는 1번 시드 휴스턴 로켓츠와 2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이야기다.

경기 당 득점에서 리그 1,2위로 마감했던 골든스테이트와 휴스턴은 마침 2라운드까지 치른 팀들 중 가장 좋은 8승2패씩을 기록 중이다. 즉 각 라운드마다 1패씩만 기록하며 올라온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이제 어느 한 팀은 무너져 내려야 한다. 시즌과 플레이오프 동안 이들이 보여줬던 모습이라면 호각지세를 예상할 수도 있지만 급격히 기우는 모양새가 나올 수도 있다. 어느 한쪽의 공격 카드가 말을 듣지 않으면 나올 수 있는 결과다.

공격 실적은 엇비슷하게 가장 뜨거웠던 두 팀이지만 그 과정은 사뭇 다른 두 팀이기에 가정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이 두 팀은 무엇이 달랐고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제임스 하든과 스테픈 커리의 라이벌 관계에 큰 획을 그을 이벤트가 시작된다. ⓒAFPBBNews = News1
▶패스를 많이 하는 팀 vs 패스를 적게 하는 팀

만약 골든스테이트가 이번 시리즈를 승리하게 된다면 예상되는 반응이 있다. 누군가에게 집중된 볼 소유는 결국 안 되는 농구라는 평가다. 그리고 역시 농구는 패스를 많이 하는 팀이 이기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올 수 있다.

이렇게 팀 농구에 있어 교과서적인 모습이 골든스테이트로부터 나왔었고 나오고 있다. 경기 당 패스 횟수에서 시즌 동안 4번째(322.7회)로 마감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첫 번째(323.2)에 올라 있다. 경기 당 어시스트도 시즌(28.3어시스트)과 플레이오프(28.8어시스트) 모두 1위에 올랐다.

반면 휴스턴은 볼 소유가 집중된 농구다.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에게 많은 시간 동안 볼이 쥐어 있는 형태다. 이런 휴스턴은 시즌 동안 경기 당 패스 횟수에서 리그 30번째(253.8회)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 동안엔 오클라호마시시티 썬더(224.7회) 다음의 2번째(227.5회)로 적은 패스를 한 팀이다.

리그 전체 선수들 중 경기 당 볼 소유 시간에서 시즌 동안 하든이 2위(8.8분), 폴이 9위(6.8분)로 마감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는 하든이 5위(8.4분)에 폴이 7위(7.0분)다. 이렇게 두 명이 동시에 높은 순위에 있는 팀은 없다.

플레이오프 동안 골든스테이트에서 가장 볼을 오래 가졌던 3명 스테픈 커리(5.1분), 케빈 듀란트(4.5분), 드레이먼드 그린(3.6분)을 합쳐도 하든-폴을 합산한 15.5분보다 적은 13.2분이다.

▶볼 핸들러의 컨디션이 중요한 휴스턴

이처럼 휴스턴은 하든과 폴에게 매우 집중된 형태의 공격 전개가 나온다. 플레이오프 동안 폴-하든 제외 나머지 휴스턴 선수들의 볼 소유 시간을 다 합쳐도 하든 한 명보다 적은 경기 당 7.3분이다.

이와 같은 숫자가 나온 이유는 공격 전술에 있어 볼을 다루는 선수가 크나큰 비중의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공격수와 수비수의 완전한 1대1 상태인 아이솔레이션 비중에서 휴스턴은 시즌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5%를 차지했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동안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18.0%) 다음의 14.1%다.

또한 볼 핸들러가 동료 스크린의 도움을 받아 움직여 슛 동작으로 이어지는 픽앤롤 전술에서는 시즌 때 비중 17.6%에서 플레이오프 24.5%로 크게 늘었다. 그리고 앞서 언급된 아이솔레이션과 픽앤롤 비중들은 오직 그 볼 핸들러의 야투 및 자유투와 턴오버로 이어진 포제션만 집계한 숫자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패스까지 본다면 매우 큰 비중이 이 두 명에게서 나온다.

폴과 하든에 더해 센터 클린트 카펠라의 공수 양 진영 활약이 플레이오프에 들어 부쩍 조명을 받고 있다. ⓒAFPBBNews = News1
플레이오프 현재까지 평균 109.5득점을 기록 중인 휴스턴에서 하든(28.5득점)과 폴(21.8득점)을 합한 50.3득점은 45.9%를 차지한다. 그리고 팀의 평균 20.6어시스트 중 하든(7.4어시스트)과 폴(6.4어시스트)을 합한 13.8어시스트는 67.0%를 차지한다.

하든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큰 부진을 보였다. 당시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고 밝힌 하든은 그 경기에서 31.8% 야투율에 3점슛 6개를 실패하고 하나만 성공시키는 등 힘든 모습이 나왔었다. 대신 폴이 41득점 10어시스트 0턴오버라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유일한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팀을 이끌었다.

▶볼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 컨디션이 중요한 골든스테이트

휴스턴과 완전히 대비되는 숫자가 골든스테이트에게서 나온다. 플레이오프 동안 골든스테이트의 아이솔레이션 비중은 6.6%에 그쳤으며 픽앤롤 볼 핸들러 활동도 11.1%에 그쳤다. 각각 휴스턴의 비중과 큰 차이를 보인다.

대신 골든스테이트가 다른 팀들에 비해 부쩍 많이 사용하는 공격 형태는 볼 없는 선수의 움직임을 이용한 전술들이다. 볼 없이 동료의 스크린을 타고 달려 나와 패스 받아 슛하는 컬, 한눈 판 수비수의 눈을 피해 림으로 빠르게 달려 들어가는 컷인 등이다.

NBA닷컴에서 컬 움직임을 뜻하는 오프 스크린(Off Screen) 비중이 플레이오프 중 가장 높은 팀이 골든스테이트(14.2%)다. 가장 높기로는 시즌(11.9%)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비중이 더욱 올랐다. 그리고 컷 움직임으로 연결된 공격 종료 비중도 12.4%로 플레이오프 참가 팀들 중 가장 높다.

이에 비해 휴스턴은 오프 스크린에서 4.2%, 컷에서 5.1%를 차지했다. 두 팀 사이에 확연히 다른 공격 전술 움직임 뼈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숫자가 주로 센터를 맡는 드레이먼드 그린의 평균 9어시스트다. 골든스테이트에서 가장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그린에게서 나온 패스들이 바로 볼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것들이다.

볼을 다루면서 슛 동작까지 이어지는 커리와 듀란트의 움직임도 휴스턴이 중점적으로 막아야 하지만 볼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에 대한 대처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즌 동안 다소 떨어진 분위기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골든스테이트 핵심 4인방의 위력은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수비 성과에서 더 좋았던 골든스테이트

야투율 계산에서 3점 야투 성공에 1.5 가중치를 둔 이펙티브 필드골 퍼센티지(이하 eFG%) 기준에서 휴스턴(52.7%)과 골든스테이트(52.5%)는 플레이오프 동안 매우 비슷한 성과를 보였다. 시즌 때 골든스테이트가 1위(56.9%), 휴스턴이 2위(55.1%)로 마감했던 데에 비해 떨어지긴 했다.

더 높아진 수비 압박이 이들에게 가해졌음을 감안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가 더 상대에게 강한 수비 압박을 가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성과로 보면 골든스테이트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상대방 eFG% 성과에서 골든스테이트가 가장 낮은 48.2%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휴스턴은 8번째로 낮은 51.6%다.

정규 시즌 동안에도 골든스테이트(50.4%)는 휴스턴(52.1%)보다 좋은 상대방 슈팅 성과 저해 성과를 남겼다. 게다가 시즌 맞상대 전적 1승2패를 남기는 와중에도 eFG%는 매번 골든스테이트 쪽이 높았다. 턴오버와 리바운드에서 밀린 것이 문제였다.

즉 홈코트 우위를 가졌고, 시즌 전적에서도 우위를 가진 휴스턴이 결국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할 때 가장 집중을 기할 부문이 리바운드와 턴오버이기도 하다. 슈팅은 컨디션이 좌우하는 면이 크지만 리바운드와 턴오버는 자신들의 움직임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면이 크다.

골든스테이트는 전 시즌까지 3연속 파이널 진출을 거뒀고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해본 절대적 경험의 우위에 있다. 이에 비해 휴스턴은 13년차임에도 컨퍼런스 파이널이 처음인 폴을 비롯해 높은 무대 경험이 적다. 하든 전입 후 1라운드에서 멈춘 적이 세 번, 2라운드에서 멈춘 적 한 번이며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은 한 번뿐이었다.

그 한 번의 컨퍼런스 파이널 경험인 2014~15시즌 때 우승 팀인 골든스테이트에게 1승4패로 패했었다. 이번에는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시즌 성적이든 시즌 맞대결 전적에서든 우위에 있음에도 매체에서는 휴스턴의 우위를 크게 점치지 않고 있다.

경험과 수비라는 측면에서 골든스테이트가 우위라 보기 때문이다. 센터 클린트 카펠라와 휴스턴 포워드들의 수비 기여도가 변수다. 서로 스몰 라인업들을 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누가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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