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1라운드에서 7차전까지 간 고생을 치른 팀들끼리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나게 됐다.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 그리고 4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동부 컨퍼런스의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선다.

1라운드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이들은 각자 4승1패와 4승0패의 압도적인 2라운드 실적을 냈다. 때문에 현재의 기세를 기준으로 둔다면 어느 한쪽의 우세를 쉽게 점칠 수 없다. 하지만 지난 역사와 현재 상황을 볼 경우 보스턴 쪽 우세를 예상하기엔 선뜻 망설여진다.

4시즌 연속 만나게 된 알 호포드와 르브론 제임스 사이엔 어떤 역사가 더해질까. ⓒAFPBBNews = News1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의 경우 22명의 전문가들 중 보스턴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단 3명이다. 그것도 모두 7차전까지 가서야 승리한다는 예상이다. 즉 현재 보스턴은 상위 시드지만 패배 쪽의 예상들이 많은 언더독 입장에 있다. 반면 클리블랜드가 승리 예상에서 압도적 표를 받은 팀, 페이버릿의 입장에 있다. 다른 매체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보스턴은 정말 이런 예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일까. 이런 예상을 깰 구도는 무엇일까. 1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컨퍼런스 파이널 구도에 대해 살펴본다.

▶최근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CLE의 일방적 우위

지난 시즌 이 두 팀은 마찬가지로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맞붙었었다. 결과는 클리블랜드의 4승1패 승리였다. 그나마 전 시즌 클리블랜드의 동부 팀 상대 유일한 플레이오프 1패가 보스턴에게서 나온 정도였다.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르브론 제임스(34)가 합류한 2014~15시즌부터 동부 팀에게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예 제임스는 2010~11시즌부터 7시즌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했던 터다.

반면 2009~10시즌 NBA 파이널에 올랐던 보스턴의 최근 플레이오프 역사는 비교적 초라하다. 2014~15시즌부터 4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고는 있지만 첫 두 시즌은 1라운드에서 물러나야 했다.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지만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했다. 보스턴이 2014~15시즌 이후 클리블랜드 상대로 거둔 플레이오프 전적은 1승8패다.

▶시즌 전적과 부상 인원, 보스턴의 불리한 상황

올시즌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는 세 번의 맞대결을 가졌다. 여기에서 클리블랜드의 2승1패 우위가 나왔다. 우선 NBA 전체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보스턴 쪽에서 고든 헤이워드(28)가 큰 부상을 입는 불행이 겹치며 보스턴의 3점차로 패배가 나왔다.

그리고 1월 두 번째 대결에서는 보스턴이 14점차로 크게 이겼다. 대신 마지막 대결에서는 클리블랜드가 22점차 대승을 거뒀다. 여기에서 눈여겨 볼 점은 클리블랜드가 2월 트레이드들로 큰 인원 변경을 거친 후 첫 경기가 저 보스턴과의 맞대결이었다. 즉 인원 변경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본 시점이었다.

게다가 현재 보스턴 인원 구성에는 시즌 평소 기준 큰 구멍들이 있다. 부상으로 인해 스타 포인트 가드 카이리 어빙(26)도 없고 적은 시간이지만 백업 센터로 뛰었던 다니엘 타이스(26)도 없다. 이로 인해 보스턴에게는 플레이오프 각 라운드마다 늘 재능 부족이란 딱지가 붙여졌다.

▶보스턴은 생각 이상의 재능을 갖췄다

하지만 보스턴이 지금까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온 과정을 보면 재능 부족이란 말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물론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유능함이 빛난 올시즌이지만 결국 슛한 볼이 림에 꽂혀 들어가느냐 마냐는 선수의 재능이 필요한 지점이다. 그것도 자신 앞에 있는 수비수를 따돌리거나 앞에 두고 넣을 수 있는 능력에는 재능이 필수적이다.

이 점에서 1년차 제이슨 테이텀(20)과 2년차 제일런 브라운(22)을 두고 마냥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할 수 없다. 테이텀의 경우 드리블을 통해 슛 동작까지 가는 과정이 매우 위협적인 수준에 와 있다. 3점슛은 대개 동료의 패스를 받아 던지지만 2점슛은 주로 본인의 드리블을 통해서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나오는 2점 야투율 51.2%는 훌륭한 성과다.

숨 막히는 막판 접전에도 신인 테이텀은 망설임 없이 돌파 득점을 올리는 간 큰 움직임을 보여줬다. ⓒAFPBBNews = News1
브라운 역시 테이텀과 비슷한 공격 과정이다. 3점은 패스 받아 던지지만 2점슛은 본인 스스로의 움직임을 통해 취한다. 이런 브라운도 54.1%라는 훌륭한 2점 야투율을 기록 중이다.

브라운은 부상당했던 1라운드 7차전 전까지 6경기 평균 20.5득점으로 팀 내 득점 1위에 있었다. 2라운드 동안 팀 득점 선두는 평균 23.6득점의 테이텀이었다. 즉 클리블랜드의 수비가 이 두 선수의 재능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제임스를 막을 수 있을까

제임스에 대한 수비는 늘 동부 팀들의 가장 큰 숙제지만 풀지 못한 숙제였다. 특히 빅맨 알 호포드(32)는 전 소속팀 애틀란타 호크스 시절인 2014~15시즌부터 3연속으로 클리블랜드를 상대했지만 늘 속수무책으로 휩쓸려 나갔다.

보스턴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일단 전 시즌까지 있던 어빙이 이제 클리블랜드에 없다는 점이다. 물론 이제 자신들에게 온 어빙도 없긴 하지만 제임스의 손에 볼이 없을 때 막강한 위력을 떨칠 선수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제임스를 상대해봤던 브라운이 경험과 성장을 거쳤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법하다. 현재까지 11경기 동안 야투율 55.3%로 평균 34.3득점을 올리고 있는 제임스의 예봉을 꺾는 것 하나만으로 보스턴은 제법 숨통을 트일 수 있다. 다만 올시즌 제임스는 돌파를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3점슛 대결 승기 누가 잡을까

정규 시즌 동안 경기 당 3점슛 시도 횟수에서 리그 5번째 클리블랜드(32.1회)나 10번째 보스턴(30.4회)이나 높은 3점슛 활용도를 보였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는 3번째 클리블랜드(30.8회)와 4번째 보스턴(30.3회) 사이의 3점슛 선호도 차이는 거의 없어졌다.

성공률에 있어서는 보스턴(36.0%)이 클리블랜드(35.1%)보다 아주 살짝 우위에 있다. 재미있는 점은 보스턴이 홈과 원정에 따라 매우 엇갈린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홈에서의 보스턴은 40.0%의 3점슛 성공률을 보였고 원정에서는 30.8%에 그쳤다. 이에 비해 클리블랜드는 홈 34.5% 대비 원정 35.8%로 장소와 큰 상관없는 결과를 냈다.

보스턴이 플레이오프 홈 전적 7승0패, 원정 전적 1승4패의 엇갈린 결과를 낸 이유도 3점슛과 관련이 크다 할 수 있다. 그래도 보스턴에게 다행이라면 이번 시리즈에서도 홈경기를 더 많이 가진다는 사실이다.

▶클리블랜드에서 아직 미지수로 남은 변수들

보스턴이 현재까지 보여준 놀라운 성과에도 여전히 클리블랜드에게 더 많은 예상 우위가 따르는 이유들 중에는 보스턴이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는 점이 있다. 즉 보스턴이 이제 더 놀래게 해줄 것은 없으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에서 무엇 하나 결손이 난다면 불리하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2라운드 3연승 동안 테리 로지어(24)가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지만 다음 두 경기에서는 필라델피아의 대응에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이 같은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 또 일어난다면 승리는 힘들어진다.

반면 클리블랜드에게는 아직 더 보여줄 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이 있다. 제임스 외의 선수들이 그렇다. 특히 2라운드에서 1번 시드 토론토 랩터스를 스윕으로 물리친 데에는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 나타난 일이 컸다. 그리고 더 나타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부상 여파로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도 했던 러브가 이제는 제 모습으로 돌아온 신호를 보이고 있다. ⓒAFPBBNews = News1
2월 트레이드에서 들어온 조지 힐(32), 로드니 후드(26), 조던 클락슨(26), 래리 낸스 주니어(25)는 시즌에 비해 성과가 떨어지며 활용도도 크게 줄었다. 후드는 출전 거부 논란까지 일으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3점슛 성공률에서 힐(28.6%), 후드(13.3%), 클락슨(20.0%) 모두 고전 중이다. 그런데 만약 이들까지 제 궤도에 오른다면 보스턴은 힘들 수밖에 없다. 마침 이 세 선수들은 시즌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처음 입고 뛴 보스턴전에서 큰 활약을 했었다.

그리고 공격 진영에서 제임스 다음의 서열 케빈 러브(30)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라운드 33.3% 야투율로 평균 11.4득점에 그쳤다면 2라운드에선 47.5% 야투율로 20.5득점을 올렸다.

보스턴의 약점 리바운드를 공략해줄 트리스탄 탐슨(27)의 존재도 생각해야 한다. 침체의 시즌을 보였지만 1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상승 중이다.

이런 요소들을 보면 냉정히 클리블랜드의 우위를 점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스턴이 지금까지 보여준 놀라운 일들을 계속 이어나간다면 승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특히 홈경기 전승을 거뒀던 기세만 이어가더라도 결국 이길 수 있는 시리즈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보스턴 홈에서 치르는 첫 두 경기들 중 하나만 따내게 되더라도 승부의 저울추를 자신들에게 크게 기울도록 만들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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