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탁구선수권에 참가한 남북 여자 탁구선수들이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단체전 4강부터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 양하은과 북한 김송이가 인터뷰하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대한탁구협회가 사상 첫 평양오픈 참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단일팀 구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창익 탁구협회 전무는 10일 “이번 주 안에 통일부와 협의를 거쳐 다음 달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오픈 참가 엔트리를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국제탁구연맹(ITTF)을 통해 북한에 평양오픈 초청장을 보내주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탁구 여자대표팀은 이달 초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깜짝 단일팀을 구성했다. 8강에서 남북 대결이 예정돼 있었지만 ITTF의 주선으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면서 8강전 없이 준결승에 올랐다. 4강에서 일본에 막혔지만 3, 4위에 주는 동메달을 얻었다.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재현한 탁구는 오는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오픈 참가를 추진하고 있다. 출전 엔트리 마감이 14일이기 때문에 이번 주 안에는 엔트리를 내야 한다.

이에 관해 박 전무는 “ITTF 투어 참가를 희망하는 회원국은 자유롭게 오픈대회 출전 엔트리를 낼 수 있지만 남북 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평양오픈 엔트리 제출 전 정부 당국과 협의를 거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평양오픈에는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남자대표팀의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대우), 이상수, 김동현(이상 국군체육부대), 임종훈(KGC인삼공사), 여자대표팀의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 서효원(한국마사회), 김지호, 최효주(이상 삼성생명) 등 각 5명이다.

박 전무는 “세계선수권 기간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에게 평양오픈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주 서기장도 ‘평양에서 보자’라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면서 “북측에서 평양오픈 초청장이 오면 통일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 참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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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협회는 또 경기력향상위원회가 마련한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안도 대한체육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협회는 지난 2일 스웨덴 현지에서 경기력향상위 회의를 열고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더라도 남북한 대표팀의 종전 출전 엔트리를 인정해주는 방식의 단일팀 구성 방안을 만들었다.

아시안게임에는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금메달이 걸려 있다. 단식은 국가별로 남녀 각 2명, 혼합복식은 2개 조가 참가한다. 단체전 출전 엔트리는 5명이다.

협회는 단일팀 구성 때 단체전은 남북 5명씩 10명, 남녀 단식은 2명씩 4명, 혼합복식은 2개 조씩 총 4개 조가 출전하는 쪽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단일팀이 되더라도 기존 2개국의 출전 엔트리를 유지해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올해 세계선수권에 여자 단일팀의 남북 선수 9명(한국 5명, 북한 4명) 엔트리를 보장받아 모든 선수가 벤치에 앉았다. 또 시상식 때는 9명 전원이 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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