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으로 1라운드를 통과했지만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2라운드 행진은 다소 일찍 멈추게 됐다.

6번 시드 뉴올리언스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2라운드 5차전에서 2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113-104로 패했다. 이로써 1승4패가 되면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물러났다.

3번 시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스윕으로 물리쳤던 뉴올리언스이기에 기대는 제법 있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의 벽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3차전 뉴올리언스가 홈에서 119-100으로 대승하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바로 이어진 4차전에서 92-118로 큰 앙갚음을 당하기도 했다.

앤써니 데이비스에게 드레이먼드 그린은 더 능숙해져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줬다. ⓒAFPBBNews = News1
그래도 이미 시즌 중부터 뉴올리언스는 많은 NBA 매체와 팬들의 예상을 뛰어 넘은 상태였다. 올스타 주전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28)의 시즌아웃 부상을 딛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자체가 대단한 성과였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에게 당한 시리즈 패배는 뉴올리언스의 현실 자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이들이 받은 숙제는 무엇일까.

▶차원이 달랐던 골든스테이트의 수비

NBA닷컴에 따르면 1라운드 4경기 동안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당 114.7득점을 기록하며 참가팀들 중 가장 높은 공격지표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이 순위는 2라운드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2라운드 5경기 동안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98.5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9일 현재 2라운드 참가팀들 중 8위, 최하위의 공격지표다. 4차전 92득점 제외 모두 100득점을 넘기며 평균 106.4득점을 기록했지만 가장 빠른 공수전환을 나눠가진 두 팀이었다. 서로 48분 당 107.89포제션을 나눠가졌다. 때문에 포제션 당 득점은 다소 낮다.

뉴올리언스가 이렇게 낮은 공격지표를 기록한 데에는 골든스테이트의 부지런한 수비가 큰 작용을 했다. 3차전을 제외하고 뉴올리언스 선수들은 상대 수비의 저항을 꾸준히 받으며 슛해야 했다.

3차전은 볼을 갖지 않은 선수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여기에다 베테랑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32)의 수준급 패스 능력이 더해지면서 엄청난 화력이 나왔다. 이 경기를 통해 론도는 무려 20어시스트를 적립했다. 팀으로서는 36어시스트가 나왔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었다.

4차전 뉴올리언스는 이번 플레이오프 9경기 중 가장 적은 17어시스트에 그쳐야 했다. 팀 야투율이 36.4%에 그쳤고 동료의 패스에 큰 의존을 기하는 선수들은 전혀 실적을 내지 못했다. 3차전을 통해 골든스테이트가 제대로 대응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데이비스의 숙제

2라운드 5경기 동안 앤써니 데이비스(25)는 야투율 47.9%를 통해 평균 27.8득점을 남겼다. 시즌 75경기 동안의 53.4% 야투율 및 28.1득점에도, 1라운드 때의 57.6% 야투율 및 33득점에도 다소 못 미치는 기록이다.

2라운드 상당 시간 동안 데이비스는 상대방 드레이먼드 그린의 수비를 받았다. 208cm 신장으로 1라운드 때 213cm 신장 유수프 너키치에게 큰 실적을 올렸지만 201cm 신장 그린에게는 꽤 고전을 거쳤다.

여기에 대한 이유는 그린이 데이비스의 스텝에 잘 대응했기 때문이다. 바스켓과 지근거리에서 볼을 받지 않을 때는 대부분 드리블 돌파로 바스켓에 접근하는 데이비스에게 그린은 꽤나 성가신 존재였다. 게다가 외곽에서 드리블이 멈춰졌을 때 점프슛이 말을 잘 듣지도 않았다.

또한 반칙을 넘나드는 그린의 골밑 신체접촉에 고생한 면도 있었다. 그래도 어쨌든 신체 조건에서 우위가 있는 만큼 자리 잡기에 더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앞으로 또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만큼 대응책이 필요하다.

장신의 케빈 듀란트를 가드 즈루 할러데이가 막아야 했을 정도로 윙 포지션 보강도 필수적인 과제다. ⓒAFPBBNews = News1
▶뉴올리언스에게 커즌스는 어떤 대상인가

1월말 아킬레스 부위 부상으로 커즌스의 앞날은 상당히 불투명한 안개 속에 있다. 이 부상의 치명성에 더해 커즌스가 시즌 종료 후 프리 에이전트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2라운드에서 뉴올리언스는 커즌스의 존재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린을 센터로 두고 케빈 듀란트를 파워 포워드로 두는 상대방의 라인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커즌스라면 해법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사실 1라운드 때 워낙 압도적인 모습으로 통과했기 때문에 커즌스 없는 뉴올리언스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빠르게 공격할 수 있고 수비에서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공격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골든스테이트 상대로는 커즌스의 존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커즌스는 건강을 보장할 수 없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루디 게이가 이번 시즌 아킬레스 부상에서 제법 성공적인 복귀를 보여준 바 있지만 안 좋은 사례들이 더 많다. 더욱이 현재 모습에서 위력이 깎인 커즌스는 팀에 더 민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커즌스와의 계약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실패할 때의 비용이 매우 크다. 프리 에이전트를 앞두고 있는 또 한 명의 주요 선수 론도와의 계약도 뉴올리언스에게 주어진 큰 고민거리다.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뉴올리언스 입장에서 올여름은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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