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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길준영 기자]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회(회장 손근기)가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룡 9단을 제명했다.

프로기사회는 8일 서울 성동구청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김성룡 9단에 대한 제명안 투표를 실시했다. 총 20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찬성 175표, 반대 17표, 기권 12표로 제명안이 통과됐다.

제명안 투표에 앞서 프로기사회는 지난 4월 24일 연령별 대의원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성룡 9단 제명안 총회 상정을 결정했다.

이날 총회를 앞두고 김성룡 9단이 탈퇴서를 제출했지만 기사회는 예정대로 투표를 실시해 찬성률 85.8%를 기록했다.

총회에서 재적인원 354명의 과반이 출석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제명안이 통과된다.

프로기사회에서 회원 제명 결정이 내려진 것은 1986년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1967년 10월 출범한 프로기사회에서는 김성룡 9단을 포함해 총 5명이 명예 실추 등의 이유로 제명당했다.

프로기사회에서 제명되더라도 프로기사 자격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기사직에 대한 징계는 한국기원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손근기 프로기사회 회장은 “오늘 결정은 기사회 회원 자격을 박탈한 것이지만 프로기사회 회원이 아니면 사실상 프로기사도 아니라고 보면 된다”면서 “한국기원에도 김성룡 9단 제명안을 이사회에서 다뤄달라고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성룡 9단이 탈퇴서를 제출했으나 투표 결괄르 보면 프로기사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9단은 최근까지 한국기원 홍보대사와 바둑리그 팀 감독, TV 해설가 등 왕성한 활동을 한 중견 기사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외국인 여성 A씨가 9년 전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큰 논란이 일었다.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와 실무조사단을 조직해 진상 파악에 돌입했지만 폭로가 나온 지 3주가 지나도록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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